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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순간의 흥분'을 느낄려고 215명을 살해
현대판 '지킬박사와 하이드' 영국의 엽기살인 의사 (1)
 
배정원

지금 영국은 해롤드 시프먼(Harold Shipman, 56)이라는 의사가 최소한 215명의 환자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21세기 최고의 엽기 연쇄살인극이 어떻게 영국에서 일어났는지 의아해하는 등 충격에 휩싸여 있다.

{IMAGE1_LEFT}7월 19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연쇄살인 의사 해롤드 시프먼이 최소 215명의 환자를 살해한 것으로 공식 발표되었다고 보도했다. 최소한 15명의 환자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영국의 연쇄살인범 해럴드 시프먼은 24년간 의사로 재직하면서 살해한 환자는 공식적으로 모두 215명으로 알려졌으나 224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그에게 희생된 환자의 대부분은 성인 여성으로 모르핀 과다복용으로 자택에서 갑자기 사망했으며, 생명을 위협하는 어떤 증상도 경험하지 않았다고 한다.

[관련 BBC NEWS보기] How could this happen?

맨체스터 근교의 하이드(Hyde)라는 마을에 있는 진료소(Surgery)에서 시프먼은 약 3500명의 환자를 관리하고 있었다. 참고로 영국에서는 일반의가 지역주민의 일차의료(primary care)를 담당하며 더욱 전문적인 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의뢰한다.

시프먼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재닛 스미스(Janet Smith) 고등법원 판사는 19일 공식 발표를 통해 “그는 신뢰를 배반한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하며,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것을 가능케한 의료통제 시스템의 부적합성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죽음의 의사’시프먼은 일반의(General Practice; GP)로 활동한 20여 년간 단지 '살해 순간의 흥분’이라는 동기 외에는 불명확한 이유로 최소 215명을 모르핀 과다 투여 등의 방법으로 살해한 것으로 7월 19일 조사위원회의 보고에서 잠정 확인되었다. 영국 언론은 이 사건에 대해 '일생에 한번 만날까 말까 한일', '유사한 일이 다시 일어나기 힘들 것', '연쇄 살인범이라는 단어는 그를 표현하기에 충분치 않다'라며 경악하고 있다.

그러면 시프만 사건에 대한 영국의 언론들의 보도를 살펴보자.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이에 대해 “의사를 못믿는다면 누구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조사위원회는 의사가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개혁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7월 20일자 사설을 통해 밝혔다.

인디펜던트紙도 “이제 환자들이 의사들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 끔찍한 사례를 계기로 환자들은 의사들의 소견이나 2차 견해를 묻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의사들은 환자들이 권리를 주장할 때 섣불리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고 언급했다.

또한 데일리미러는 “모든 의사들의 내부에 대량의 살인마 기질이 잠복해 있다고 간주해서는 안되며, 시프먼 한사람 때문에 나머지 의사 전부가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서는 안된다”며 영국민의 신중한 대처를 당부하는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이 신문은 또 “시프먼의 대량 살상은 의료행위에 대한 독자적인 감독이 한심할 정도로 허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의사들에 대한 감독 강화를 거듭 촉구했다.

데이비드 블런킷 내무상(Home Office Secretary)은 시프먼이 교도소에서 죽음을 맞을 때까지 출소하지 못할 것이라고 이미 언급한바 있다. 시프먼은 현재 무기징역형을 언도받아 복역중에는 살아서 감옥을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왜 시프먼은 수백명을 연쇄 살인했을까? 그의 연쇄살해 동기는 무엇인가? 그의 살해동기는 알려져 있지 않다. 시프먼은 환자가 생명을 잃어가는 순간의 흥분을 즐기는 정신병을 앓고있는 것으로 진단됐으나 그의 살해동기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그에게 희생된 환자의 대부분은 50대, 60대의 여성으로 모르핀 과다복용으로 자택에서 갑자기 사망했다. 한때 시프먼을 잘 알고 같이 일한 적이 있는 남맨체스터의 검시의인 존 폴라드(John Pollard)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능한 설명은 그는 환자가 죽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그 자체를 즐거워한 것같다. 삶과 죽음에 대한 생사권을 가지고 있다는 감정 그 자체를 그는 만족했는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IMAGE2_RIGHT}시프먼은 모르핀을 과다하게 주사하면서 환자를 죽이는 순간은 그 자신이 신(神)이 되어 생사권을 결정하는 심판자의 자리에서 순간적인 희열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시프먼은 17살때 어머니가 폐암으로 사망하였는데 그때 어머니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모르핀 주사를 놓아주면서 의사의 위력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적이 있다. 이때의 강한 기억이 훗날 그가 의사가 되어 나이 많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몰핀 주사를 놓아주면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자비심으로 스스로 착각했는지도 모른다.

1970년 초 시프먼은 다른 일반의와 한 진료소에서 근무했을 때 마약중독과 문서위조, 마약탈취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벌금형의 언도를 받고 수년간 일반의(GP) 활동이 중지되었으나 1977년 일반의로 다시 근무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일반의로 근무하면서 법망을 피해 20년간 수백명의 환자를 살해하는 엽기행각을 저질렀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시프만의 속에 지킬박사 속의 하이드와 같은 무서운 폭력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19세기 후반에 영국의 시인이며 소설가인 R. L. 스티븐슨이 쓴 괴기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에서 지킬 박사는 인간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악의 모순된 이중성을 약품으로 분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상에서 약품을 만들어 복용한 결과, 악성을 지닌 추악한 하이드로 변신하였다. 그러나 점차 악이 선을 지배하게 되어, 약을 먹지 않아도 하이드로 변신하여, 지킬 박사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선한 지킬보다 악한 하이드가 점점 강해졌고, 결국 하이드 밖에 남지 않았는데, 하이드가 잠깐 지킬로 돌아왔을 때 지킬은 하이드를 죽이기 위하여 자살하였다. 선한 지킬이 점점 강해져서 악한 하이드를 점령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그러나 마침내 하이드는 살인을 하고 경찰에 쫓겨. 체포되려는 순간 자살하여 모든것을 유서로 고백한다는 내용이다.

'지킬’박사는 약을 통해 마음속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자기인 ‘하이드’를 외부로 나타나게 한다. 하이드는 도덕적인 지킬박사에게 잠재되어 있던 악한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이것을 잠재의식 혹은 무의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선인인‘지킬’박사의 모습은 오히려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페르소나(PERSONA, 가면)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은 눈치채지 못하는 다른 마음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겉으로는 마음씨 착한 동네 할아버지처럼 선하게 보이는 실제의 시프먼 의사는 선악을 구별 못하는 21세기 최고의 악한 엽기 연쇄살인자 였다. 정신병력이 있고 마약(몰핀)중독으로 심한 인격장애(Personality Disorder)증세를 보였던 시프먼이 215명을 엽기살해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후속기사가 이어집니다-필자 주)


기사입력: 2002/07/23 [17:5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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