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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의 타락, 자승 총무원장 적폐, 참회한다"
[사람] 16일째 조계사 단식 중인 명진 스님, 재물에 눈먼 조계종 혁신해야
 
김철관

 

▲ 명진 스님     © 김철관


“스님들이 돈을 만지는 것 자체가 범계행위이다. 돈을 만지니 욕망이 생겨 마누라를 거느리게 되고 자식을 낳게 돼 그 돈을 빼돌려 자식을 키우는 조계종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
 
2일 현재 단식 16일째인 명진 스님이 지난 8월 31일 저녁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조계종 적폐청산 6차 촛불집회’를 마치고 거리행진을 해 조계사 앞에 모인 불자들을 향해 강조한 말이다.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승적 박탈을 당해 복적을 요구해 온 명진 스님은 이날 마이크를 잡고 불자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돈과 재물이라는 욕망 때문에 오늘날 조계종이 타락했다고 생각한다. 출가에서부터 스님들의 다비까지 종단이 책임지는 시스템이 구성돼야 한다. 어느 누구도 돈이 없어 병원에 못가는 그런 스님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재정의 투명화를 위해서는 모든 재정의 집행과 운영은 재가자에게 맡기고 스님들은 거기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한다면 모든 사찰이 재정이 투명해지면서 신도들의 신뢰를 얻고 스님들은 존경을 받을 것이다.
 
스님들이 돈을 만지는 것 자체가 범계행위이다. 그러기 때문에 대한불교조계종도 더 이상의 돈과 폭력, 선거 때마다 벌어지는 금품에 거래가 끊어지려면 스님들이 손에 돈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돈을 만지니 욕망이 생겨 마누라를 거느리게 되고 자식을 낳고 그 돈을 빼돌려 자식을 키우는 조계종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절대 스님들이 돈을 만져서는 안 된다.”

 

이날 저녁 9시경 발언이 끝나고 신도들이 조계사에서 다시 종로 보신각을 향해 갈 때쯤, 14일 째 단식을 하고 있는 명진 스님의 천막을 찾아 단독 인터뷰를 했다. 보름 째 단식으로 야윈 모습이 역력했지만 스님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 31일 저녁 불자들 앞에서 인사말을 한 명진 스님이다.     © 김철관

 

슬그머니 나이도 있는데 힘든 단식을 이어가야 하냐고 여쭈어 봤다.
 
“기왕 시작을 했으니 나름대로 성과가 있어야지 단식을 멈출 수가 있지 않겠는가. 굶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모든 걸 걸어놓고 하는 단식이니까. 종단에 부끄러운 작태에 대해 해결실마리가 보일 때까지는 단식을 이어갈 생각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의 가장 큰 적폐를 꼽으라하고 물으니 ‘스님에 대한 폭력 그리고 돈과 여자문제’ 등이었다.
 
“자비문중인데, 한 생명을 죽이는 것을 제일 두려워해야 한다. 생명에 대한 자비와 존중이 중요하다. 이 자리에서 젊은 적광 스님이 조계종 허물을 얘기하는 기자회견을 한다는 이유로 집단폭행을 해 정신병자를 만들었다. 수행자로서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부분이다. 세속에서도 조직 폭력배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어리고 약한 스님을 총무원 스님 등 13명이 끌고 가 집단 폭력을 가했다. 그런데 종단에서 제대로 된 처벌도 안하고 그냥 놔두고 있다.”
 
이어 명진 스님은 “조계종 타락의 원인이 돈”이라고 꼬집었다.
 
“조계종의 타락의 원인이 금전에 대한 욕망이다. 어찌된 일인지 수행자 집단인 승가에서 주지 자리를 놓고 선거 때 사고파는 그런 일이 상상이나 가겠는가. 주지를 맡을 때 몇 억씩 주고받고 하는 이런 형태가 은밀하게 이루어진다면 그렇다하더라는 소문으로 여길 수 있지만 그것이 승가에서 공공연해졌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다. 이렇게 되면 승가집단이 아니고 범죄 집단이다. 세속에서도 선거에 돈을 쓰지 못한 시대이다.”

▲ 명진 스님     © 김철관

특히 스님은 “스님들의 여자 문제”를 꼬집었다.
 
“차라리 여자가 있으면 ‘나는 여자 데리고 사는 중이다’라고 밝히면 대처승이 된다. 그런 종단도 있다. 근데 선승들의 말씀에 의하면 조계종 스님이 되려면 ‘독신비구’라고 했다. 스님이 되려면 독신비구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 결혼을 해 신도를 속이고 대중을 속이고 처자식을 감춰두고 신도들이 한푼 두푼 벌어 아껴 시주한 돈을 빼돌려 중이 처자식 먹여 살리는 데 쓴다면 시주가 어떻게 올바른 공덕이 되겠는가. 이런 죄는 하늘같이 높고 바다같이 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쯤 되면 조계종 종단 적폐 사태에 대해 어느 정도 정부가 나서야 해결이 되지 않겠느냐는 나름대로 질문을 던져봤다.
 
“정권이 종교의 문제에 관여하고 그런 것은 마땅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적광 스님 폭행사건 등은 실정법을 여겼을 경우에 냉정하게 잣대를 대고 거기에 대하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종교의 문제와 상관이 없다. 국정원에서 저를 사찰한 것은 조사해 발표해 현실대로 얘기를 하면 된다. 종교에 대한 개입도 아니기 때문이다.”

스님은 정권이 잘하면 박수쳐주고 못하면 호되게 비판하는 것이 종교계가 할 일 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당한 정권, 올바른 정권이 국민을 위해 잘하면 종교계에서도 잘한다고 박수쳐주고 격려도 해줄 수 있다. 그러나 사악한 정권, 국민들의 복리나 국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으로서 사익을 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과거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는 내정하게 비판을 해야 한다. 이런 행동을 정치적으로 말을 하면 맞지 않다. 정당한 비판을 스스럼없이 받아 드릴 수 있는 정권이 돼야 한다. 히틀러가 유태인을 학살 할 때, 정치적 행위이니까 종교인들이 관여하면 안 된다고 하다면 그것이 과연 올바른 정치일까요. 정권에 대해 내정한 비판을 가할 때만이 종교가 종교로서 제 역할을 한다고 생각을 한다.”
 

▲ 31일 밤 기자와 인터뷰 중인 명진 스님이다.     © 김철관

오늘(31일) 촛불을 들은 불자들이 걱정이 돼 스님의 “단식을 중단하라”는 목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14일째 굶어도 아직 목소리는 처렁처렁하니 더하겠다”고 했는데,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가시적인 성과가 일단 나타나야 한다. 금식은 하기도 쉽지 않지만 푸는 것도 쉽지 않다. 명분도 있어야 되고, 흐지부지 그만두면 싱거운 스님이 된다. 뭔가 종단 적폐청산의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명진 스님은 지난 8월 18일 “조계종 ‘자승 적폐’, 저부터 참회합니다”라는 기자회견을 열어 청청종단의 회복을 위한 무기한 단식 정진에 들었다.
 
이날 그는 “자승 총무원장 재임 8년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과 거의 일치한다”며 “실제로 두 적폐정권에 줄을 대고 아부하면서 자승 종권은 수명을 연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가자들과 함께 촛불만 든다고 해 승려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며 “참회의 뜻으로 굶기로 했고, 제적까지 당한 힘없는 승려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 선택 뿐이었다”고 강조했다.
 

▲ 2일 16일째 단식 중인 명진 스님이다.     © 김철관

그는 자승 종권 이후 조계종의 적폐로 ▲은처종단이 되가는 조계종 ▲적광스님 집단폭행 사건 ▲돈으로 자리를 사고팔기 만연(마곡사 등) ▲대학 자율성을 파괴한 동국대 외압사건 ▲광신적 기독교도인 이명박 선거운동 ▲헌법 파괴와 언론 탄압 600일 ▲비판자는 징계, 측근은 용인 등을 꼽으며 자승적폐 청산 때까지 단식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사입력: 2017/09/02 [17:45]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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