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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새롭게 떠오른 “한글가온길”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 집현전에서 독립신문사터 답사개발
 
김영조
한글이 세계 최고의 글자임은 누구나 알고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한글을 누가 어떻게 창제했으며, 주류문자가 되는 데 큰 공로가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특히 왜 한글이 으뜸 글자냐고 물으면 대답할 말이 얼른 떠오르지 않는 것은 물론 세종이 태어난 곳이 어딘지도 잘 모른다. 
 
그래서 이를 알기 위한 답사,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원장 남영신)이 《세종 한글로 세상을 바꾸다》, 《28자로 이룬 문자혁명 훈민정음》, 《세종대왕과 훈민정음학》 같은 책들을 펴낸 이 시대 훈민정음학을 이끌고 있는 김슬옹 교수와 함께 하는 광화문 “한글가온길” 답사가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다.

그 “한글가온길” 답사는 김슬옹 교수의 안내로 어제(7월 30일) 오후 4시에 시작되었다. 먼저 국립고궁박물관 앞에서 이 답사의 의의를 간단하게 설명하고 수정전(修政殿)으로 자리를 옮긴다. 세종 당시 집현전이 있었던 수정전 앞에 가자 김슬옹 교수는 퀴즈를 내 흥미를 돋우는 말로 답사의 서막을 내딛는다. 
 
집현전, 훈민정음 창제가 아니라 반포와 관련 
 
▲ 세종대왕 시절 집현전이 있었던 수정전     © 김영조
▲ 수정전 앞에서 김슬옹 교수가 답사자들에게 집현전과 훈민정음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 김영조

 “세종대왕 때 집현전은 훈민정음 창제의 산실이었다. 맞을까요? 틀릴까요?” 많은 사람이 동그라미를 말한다. 맞는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지만 이는 틀린 것입니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는 대다수의 사대부들은 물론 중국까지 엄청난 반대가 있을 것이 뻔할 것이기에 세종은 훈민정음 창제를 비밀프로젝트로 할 수밖에 없었지요. 다만, 정인지 같은 8명의 집현전 학사들은 창제 이후 반포하는 과정에서 공을 세운 것입니다.”  

훈민정음 창제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는데 그 가운데 중요한 오해인 훈민정음과 집현전 학사들과의 관계는 창제가 아니라 반포하는 과정이었음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훈민정음 창제의 산실은 수정전이 아니라 세종의 집무실이었던 사정전과 침전이었던 강녕전으로 보아야 함도 더불어 얘기했다.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곳 초라한 표지석뿐 
 
▲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곳"이란 초라한 표지석     © 김영조
▲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곳" 표지석 앞에서 답사자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한다.     © 김영조
 
이어서 답사단의 발길은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곳으로 옮긴다. 경복궁 서쪽 영추문을 나가서 300여m 가까이 걸으면 길가에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는 작은 표지석이 하나 나온다. 이곳에서 김 교수는 “세종은 조선이 세워진 지 5년만인 1397년 5월 15일(음력 4월 10일), 당시 한양 준수방(지금의 서울 통인동 137번지 일대)에서 이방원(훗날 태종)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이 위대한 세종대왕의 생가터가 복원은커녕 탄생을 알리는 작은 비석이 초라하게 거리에 방치되어 있지요. 그래서 탄신 기념 숭모제조차 탄생지가 아닌 무덤(영릉)에 가서 지내는 웃지 못 할 일이 몇 십년간 이어지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한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한글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가 나서서 하루 빨리 생가터를 성역화 하도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한다.

한글과 우리말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실천한 학자 주시경 집터와 마당 
 
▲ 우리말과 한글을 이론으로 체계화하고, 국어운동과 국어교육을 민족운동으로 펼쳤던 주시경 선생 돋을새김 동상 앞에서     © 김영조
▲ 열정적으로 설명을 하는 김슬옹 교수     © 김영조

이어서 답사단은 주시경이 살던 집터와 주시경 마당으로 향한다. 주시경은 1876년 황해도 봉산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나 열두 살 무렵에 둘째 작은아버지 주면진 양자로 입양되었다. 용비어천가 빌딩이 들어선 이 집터가 바로 주시경이 살던 곳으로 주시경은 이곳에서 정동에 있던 독립신문사까지 걸어서 출퇴근하였다. 이 건물 앞에 주시경의 호 ‘한힌샘(한흰샘)’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다. 이 건물 앞길을 주시경 길이라 부른다. 
 
“주시경 선생은 《국문문법》(1905), 《대한국어문법》(1906), 《국어문전음학》(1908), 《말》(1908?), 《국문연구》(1909), 《고등국어문전》(1909?), 《국어문법》(1910), 《소리갈》(1913?), 《말의 소리》(1914) 같은 많은 책을 펴내고 우리말과 한글을 이론으로 체계화한 분입니다. 그리고 상동청년학원, 국어강습소와 조선어강습원 등을 통해 국어운동과 국어교육을 민족운동으로 펼쳤지요. 이렇게 주시경 선생이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을 연구하고 닦아주지 않았다면 또 김두봉, 최현배 같은 큰 제자들을 길러내지 않았다면 오늘의 우리가 쓰는 한글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김 교수는 주시경 선생이 얼마나 한글을 사랑하고 발전시켰는지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시경마당에 주시경 선생과 함께 돋을새김으로 조각되어진 헐버트 박사가 얼마나 한글과 조선을 사랑했는지도 더불어 설명했다.

그리고 한글학회, 한글가온길 표지석, 독립신문사터 
 
▲ "한글가온길" 시작점에서 설명하는 김슬옹 교수와 참가자들     © 김영조
▲ 한글이 처음 주류문자로 쓰인 언론 “독립신문사터”     © 김영조

답사단의 발길은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일제강점기 목숨을 걸고 우리말을 지켜낸 조선어학회의 후신 “한글학회”, 한글이 태어나고 발전해 나간 자취가 배어 있는 중심이 있는 길이라는 뜻으로 지정한 ‘한글가온길’, 〈춘향가〉·〈심청가〉·〈흥보가〉·〈적벽가〉·〈수궁가〉 등의 판소리 5마당을 창극 형태로 공연했던 “원각사터”와 한글이 처음 주류문자로 쓰인 언론 “독립신문사터”까지를 돌아보고 2시간여의 답사를 끝냈다. 

답사를 끝내면서 김슬옹 교수는 “우리는 오늘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하신 곳과 태어나신 곳 그리고 주시경 선생의 유적과 1896년 한글전용으로 한글 주류 문자의 꿈을 4년 여간 보여 주었던 독립신문사터 등을 돌아보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분의 가슴에 한글이 어떻게 탄생되고 주류문자가 되었는지 새기는 시간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런 답사길은 시민들에게 인기 있는 둘레길 이전에 모든 국민이 꼭 다녀가야 할 귀중한 곳아 아닐까요?”라며 마무리를 했다. 
 
▲      © 김영조

답사에 참여한 전영선(43, 작가) 씨는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인데도 그동안 집현전 학사들이 훈민정음 창제에 큰 공이 있는 줄 잘못 알고 있었어요. 오늘 정말 소중한 공부와 답사를 했습니다. 우리는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글을 가진 민족이기에 이 “한글가온길” 답사는 필수코스라는 생각이듭니다. 온 국민이 이 “한글가온길”을 다녀가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봅니다.”라고 말했다.   
 
한여름 더위에 땀을 흘려가면서 함께 한 이들은 흐뭇한 웃음으로 답사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한글가온길” 전도사가 되겠노라고 다짐했다.
기사입력: 2014/07/31 [13:5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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