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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무덤에 묻힌 원혼들 통한, 일본인들에게 알려야"
[문화기행] '2009 이총 공양위령제' 교토서 열려, "코무덤 위의 돌 치워라"
 
김영조
 
▲ 일본 교토 코무덤에서 열린 "2009년도 이총공양위령제" 중 묵념 장면, 이날 봉분 위의 돌덩이가 유난히 커보였다.     © 김영조
 
 
돌 치워라 돌 치워라
봉분 위 돌 치워라
먼 고향 남원땅 엄니 곁에 나 가리라
왜놈 칼 맞고 코 잘려 그 길로 왜놈 땅 끌려왔네 

돌이 애비야 돌이 애비야!
황천길 아들 찾아 헤매셨을 엄니
여보 여보 돌이 아빠 울부짖으며
지아비 시체 찾아 헤맸을 아내
아부지 아부지 어디계셔요
눈물 흘리며 엎어지고 기어가며 애비 찾았을 피붙이 

돌 치워라 돌 치워라
봉분 위 돌 치워라
좁은 무덤 박차고 훨훨 날아 내 고향 남원땅으로
나 돌아가리라

위 시는 이고야 씨의 “코무덤” 전문이다. 일본 교토 풍국신사 앞에는 정유재란 때 풍신수길의 명령에 따라 조선인의 코를 베어 소금에 절여 묻은 통한의 코무덤이 있다. 

▲ "2009년도 이총공양위령제" 행사 중 개회사를 하는 민단 왕청일 단장(왼쪽), 인사말을 하는 주오사카 오영환 총영사(가운데), 나카오 히로시 교수     © 김영조


 
 
 
 
 
 
 
 
 
 
 
 
 
 
 
▲ "2009년도 이총공양위령제" 에서 제주로 술을 올리는 민단 왕청일 단장     © 김영조
 
이 코무덤에서 지난 10월 25일 일요일 이른 11 한국민단경도본부(이하 민단) 왕청일 단장, 주오사카 오영환 총영사 등 100여 명의 재일 교포들이 모여 한국민단경도본부 주최 “2009년도 이총 공양위령제”가 열렸다.  

제사의식에 앞서 왕청일 민단 단장은 “대부분 일본인은 이총을 잘 모른다. 이 참혹한 이총을 만든 풍신수길을 명치 정부가 영웅화했는데, 우리는 이를 분명히 일본인에게 알려내야만 한다.”라고 개회사를 했다. 

이어서 오영환 총영사는 내빈인사를 통해 “풍국신사에 견주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곳에 코와 귀가 묻은 무덤을 보니 비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이 무덤 앞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또 코무덤 전문학자인 교토조형예술대학 나카오 히로시 명예교수는 “이 무덤은 정유재란 당시 일본군이 조선인의 코를 베어다 묻은 무덤이다. 이 무덤은 비극의 무덤으로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반성의 징표로 삼고 싶다.”라고 내빈인사를 했다. 

이어서 민단장을 제주로 제례의식이 이루어졌으며, 교토국제학원 나가미 켄(고3), 강추향(중3) 두 학생회장의 “이총” 시낭송이 있었고, 참석인사들 모두의 분향이 있었다. 

▲ "2009년도 이총공양위령제" 행사 중 시 낭송을 하는 교토국제학원 나가미 켄(고3), 강추향(중3) 두 학생회장     © 김영조
 
 
▲ "2009년도 이총공양위령제" 행사 중 분향하는 참석자들 1     © 김영조
 
▲ "2009년도 이총공양위령제" 행사 중 분향하는 참석자들 2     © 김영조
 
행사 뒤 왕청일 민단장과의 간단한 대담을 했다. 그는 대담에서 “그동안 낙동(落東)지부가 위령제를 해왔지만 올해부터 교토본부가 이를 이어받았다. 하지만, 이 위령제는 우리만 할 일이 아니라 일본인들에게 알려서 함께 해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교토의 재일교포들은 코무덤을 잊지 않고 해마다 제사를 지낸다. 코무덤에 묻힌 원혼들이 이 위령제 덕분에 그나마 잠시 통한을 잊을 수 있으면 좋을 일이다. 

하지만, 내빈인사를 한 코무덤 연구의 최고 권위자 나카오 히로시 교수의 증언과 코영수증을 비롯한 여러가지 문헌이 증명하듯 이 무덤은 분명히 코를 묻은 코무덤인데 이 행사는 이 무덤의 이름이 “耳塚” 곧 “귀무덤”이라고 말한다. 

에도시대 유학자 하야시 라잔을 따라 아직도 “코무덤”을 “귀무덤”으로 왜곡하는 대열에 동참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또 풍신수길의 잔혹한 조선인 사냥을 왜 부드럽게 미화해주는 것인지 묻고 싶었다. 이제 제발 “귀무덤”은 땅속에 묻고 “코무덤”으로 못을 박도록 모두가 나섰으면 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 "2009년도 이총공양위령제" 행사 뒤 기념사진을 찍은 참석자들     © 김영조
 
▲ "2009년도 이총공양위령제" 행사 뒤 기자와 대담하는 한국민단경도본부 왕청일 단장     © 김영조

기사입력: 2009/10/26 [19:3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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