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추가 : 2008년 1월 23일 15:30]이달4일 이후 2주 간 행방불명 상태였던 '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 이드 사무처장의 소재가 경찰에 의해 지난21일 파악됐다.
종추련에 따르면, 이드 사무처장은 그간 복잡한 심경과 쇠약해진 몸상태 등의 이유로 지난 보름 간 지인들과의 연락을 끊은 채 서울 인근에서 장고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의 거주지를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였던 경찰은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인근에서 이드 사무처장을 발견, 신분 확인 과정을 거친 뒤 종추련 관계자와 지인 등에게 소재 확인 사실을 알렸다.
이와 관련, 종추련 측은 향후 재발 방지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단체 차원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를 '부동산실명제 위반'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종교시민단체 관계자가 보름 째 행방불명 상태로 연락이 두절, 경찰이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고 소재 파악에 나서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4일 이후 연락 두절…종추련 대표단, 경찰에 실종신고 '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이하 종추련)에 따르면, 이 단체 소속 이드 사무처장(필명)은 이달 4일 오후 7시 께 서울 종로구 도렴동 소재 종추련 사무실에서 마지막으로 행방이 확인된 후, 2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추련 고은광순 공동대표는 19일 "지난4일 저녁 이후, 이드 사무처장과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며 "지난해 말 부터 심한 감기를 앓아왔던 그가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까지도 연락이 두절돼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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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추련 이드 사무처장의 모습. 그는 지난해 10월 기자회견을 통해 조용기 목사를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 대자보 |
앞서 종추련은 지난 15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경찰서에 실종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형사과 강력6팀은 이날 부터 18일 까지 이드 사무처장이 사용했던 개인 PC의 하드디스크와 통장, 서류 가방 등을 회수, 그간의 행적을 조사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현재 경찰과 종추련 측은 단순 잠적과 사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에 임하고 있으나, △그간 장기간에 걸친 연락 두절 사례가 없었던 점과 △평소 단체 업무를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점 등으로 미뤄 잠적 보다는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중이다.
고은광순 공동대표는 "행방불명 이전인 3일, 이드 사무처장은 모 신문사 기자와 만나 기획기사를 쓰기로 약속하는 등 자신의 일과 관련해선 강한 의욕을 보여왔다"며 "그간 종교계의 문제점 등을 강하게 비판해온 터라, 신변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금이라도 문 열고 들어오면 좋으련만…" 이드 사무처장은 연락이 두절되기 이전 까지 조용기 목사에 대한 검찰 고발 건을 비롯, 종교인들의 세금미납 문제와 개신교계의 무리한 종교활동을 비판하는 등 그간 종교시민단체 관계자로서 이른바 '안티 기독교' 운동을 활발히 진행해왔다.
또한 그는 종교계를 비판한 자신의 칼럼을 종추련 홈페이지와 <대자보> 등 인터넷 매체에 게재, 종교계의 문제점을 독자들에게 알리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그에 의해 관리·운영돼왔던 종추련 홈페이지는 실종 시점과 맞춰 19일 현재 까지도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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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추련 홈페이지의 전체기사 목록. 가장 최근에 올라온 시점이 그가 실종된 날짜인 1월4일로 기록돼있다. © 대자보 |
이러한 이유로, 종추련 측은 제3자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즉 이드 사무처장의 활동과 관련, 이에 불만을 품은 세력이 모종의 압박을 가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정황상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고발한 조용기 목사 건에 대해 법원이 12월18일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각하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즉, 2주 안에 항소를 해야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신의 책임을 방기한 채 무작정 잠적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드 사무처장은 지난해 연말 부터 MBC시사프로그램 <뉴스후>와의 인터뷰를 거쳐 오는 26일과 내달 2일 두 주 동안의 방송을 앞두고 있었다. 이러한 종합적 이유를 들어 스스로 자취를 감췄다기 보다, 사고 가능성에 초첨이 맞춰지고 있는 것.
종추련의 한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모습을 보이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한 뒤, "우려되는 여러 정황이 있기는 하지만,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으로 기대한다. 소재파악에 모든 힘을 집중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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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추련 사무실 내 이드 사무처장의 책상. 그는 이 위에 놓여진 스케쥴 달력에 <뉴스후>의 방송 일자를 기록해 놓았다. 하지만 종추련에 따르면, 이 방송은 각각 1주일 씩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 대자보 |
경찰도 전국 수배령 내리고 전면 수사 착수…동선 파악 주력 한편 지난15일 사건 접수 이후 소재파악에 온힘을 집중하고 있는 서울 종로서 측도 종추련의 이러한 우려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고 있다. 다만 확실한 '물증'이 없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평소 지인들 조차도 이드 사무처장의 정확한 거주지와 이동 경로를 알지 못한 탓에, 현재 종로서 측은 그의 행방을 파악하는데 상당한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종로서 강력6팀의 한 수사관은 "종추련과 주변 지인들에 의하면, 평소 이드 씨는 무뚝뚝하고 과묵한 성격으로 인해 사람들과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며 "필명을 사용하고 남겨진 기록 등이 없어 현재 그의 거주지 조차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단 최초 사건을 접수한 직후 수배령을 내린 지금으로선 이드 사무처장의 컴퓨터와 개인 물품 등을 통해 그간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며 "의혹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도 그가 스스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종로서 강력6팀은 이드 사무처장의 본적지인 부산 등과 그가 평소 활동해오던 이동 경로 등을 통해 행적을 파악하는데 수사를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전국에 수배령을 내리고 제보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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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추련은 19일 오후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소재파악을 위한 향후 활동계획과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 대자보 |
종추련, 전단지 작성·배포…"모든 힘 기울일 것" 한편 종추련 고은광순 공동대표를 비롯한 단체 관계자 7명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추련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이드 사무처장의 행방불명과 관련한 향후 대응방안 및 이에 대한 활동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현재 실종과 관련한 명확한 정황과 그를 찾기위한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도 조만간 전단지를 작성, 그가 활동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를 배포키로 했다. 또한 경찰과는 별개로 최근 이드 사무처장의 행적이 예상되는 장소를 통해 소재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고은광순 공동대표는 "현재 통장도 그대로 있다. 평소 과묵한 성격이었지만, 단체 관련 업무에 의욕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단체 모든 회원들의 힘을 모아 하루빨리 그의 행방을 파악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