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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피살을 어둠속에 묻지마라!
[주장] 권력집단에 의한 사건진상 왜곡은폐조작 막아야
 
서태영   기사입력  2004/07/06 [15:32]
이라크 무장괴한에 의한 김선일씨 피살사건을 보면서 자꾸 2.18 대구지하철참사 수습과정이 떠올랐습니다. 권력집단에 의해 마무리되는 이땅의 모든 사고 수습이 그랬지만, 지방정부, 중앙정부에 의한 은폐왜곡조작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직사회는 사건이 터지면 상습범처럼 사건을 호도해왔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김선일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정부였습니다.   
 
▲ 고 김선일씨 추모집회.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보도사진닷컴
정부는 곧잘 가해자의 상위권력이거나 가해자 편으로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는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의회권력 차원의 문제만이 아닌 행정권력, 사법권력이 저질러온 조직비리라고 할 것입니다. 솔직히 정부를 믿을 수 없습니다.

유족들은 이라크에서 보내온 김선일씨의 유품은 상당 부분 망실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고인이 남긴 물건인 유품도 고인과 함께 사라지나 봅니다. 

참사의 직간접 주체가 권력집단일 경우, 사건의 진상은 왜곡되기 십상이었습니다. 대한항공 폭파사고, 씨랜드 참사, 대구지하철 참사, 김선일씨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의문에 부쳐진 죽음을 경험해왔습니다.

재탕삼탕 재연되는 의문의 죽음을 보면서,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의 기능을 보완해서라도 이미 종결된 의문의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 뿐만 아니라 현재 의문화하고 있는 죽음에 대한 진상파악을 해달라고 정부와 정치권에 간청합니다. 김선일씨의 참수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문부호를 달지 하지 않지만 그가 죽임을 당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숱한 의혹들이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진상조사 기구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장례를 엄수한들 의문에 싸인 죽음을 파묻진 못합니다.  

죽은 자만 서럽고 살아남은 자에게는 위로금 둘러싼 온갖 음해성 뜬소문으로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소문난 잔치가 아닌, 우리 모두가 추모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칠 수 있는 '다음 참사(!)'를 기다려 봅니다.

5일장으로 끝나지 않을 김선일 성도의 장례식이 6월의 마지막 날을 장식했습니다. 한 개인의 죽음을 둘러싼 조국과 민족의 운명. 어쩌면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경우처럼 김선일판 '살인의 추억'-<공동경비구역>의 박찬욱,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조용한 가족>의 김지훈 감독이 적격이라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이 만들어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김선일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은 일파만파 커져 가고 있다. 사건진상을 규명해줄 전문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보도사진닷컴

피해당사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사건진상조사기구 설립을 촉구합니다. 죄값을 전동차 기관사들에게만 엄중하게 묻고 책임선상에 있던 사람들은에게는 솜방망이 치던 대구지하철참사 진상조사와 유사하게 고 김선일 피살사건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방검찰 못믿겠다고 유족들이 요청해 대검특수부장이 진두지휘한 수사였어도 묻힐 것 같던 일들은 묻혔습니다. 대통령의 엄명으로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다지만, 이미 중앙지하상가 주민감사청구를 지연시키고 왜곡시킨 과오가 있는 추상같지 못한 정부기관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정부 탄생 반세기가 넘었어도 국민의 죽음을 조작하는 버릇은 여전합니다.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를 확대 개편하든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든 유족에게 이중의 죽음을 겪게 만드는 작금의 진상규명 방식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아마도 이것은 죽은 "우리의 아들 김선일을 살려내라"는 목소리보다 더 다급하게 토해냈어야할 구호일 것입니다. 파병반대 구호보다 더 소중한, 신뢰할 수 있는 사건진상규명 조사기구 설치를!  
 
 * 지하철 참사 현장인 대구 중앙로역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모 사장은 지난 1일 대구고법에서 열린 대법원 파기 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누명을 썼든 어찌 됐건 간에 기관사는 권력기관이 부가한 형벌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지하철은 노동자들의 책임 하에 굴러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강요된 책임이지만 그들은 필요 이상으로 책임을 지고 있으니까요. 아마 김선일씨 사건의 경우도 그의 죽음만 확실하게 남겠지요. 끔찍한 죽음으로 말입니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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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7/06 [15:3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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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데 2004/07/07 [19:40] 수정 | 삭제
  • 정말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는것이
    한나라당하고 열라우습당이 10번 발언기회가지면
    나머지 한번가지고 민노당하고 민주당이 번갈아가면서 하니
    제대로 이뤄질 수가 없을듯 합니다
    특검도 못미덥긴 마찬가지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특검이 더 나을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