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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파병부'로 개명할 것인가?
[데스크칼럼] 송영선씨 대변인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
 
이창은   기사입력  2003/10/28 [18:28]

최근 이라크 추가파병을 둘러싸고 '적극적 파병론'을 주창해 '여자 조갑제' 별명을 얻은 한국 국방연구원 송영선(51) 안보전략연구센터 소장이 국방부 대변인에 내정되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못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송영선 국방연구원 전략연구센터 연구실장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7일 "조영길 국방장관이 내달 초 임기가 끝나는 황영수 대변인 후임으로 (대변인)에 임명토록 관계관에게 지시했다"며, 발탁요인에 대해서는 "송영선 소장이 직업군인 못지 않은 투철한 안보관을 갖고 있고, 현 정부의 국방부 문민화, 여성참여 확대 정책에 따라 파격적으로 발탁"한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선 씨에 대한 국방부의 발탁배경을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국방부의 적극적 입장이나 파병에 관해 적극적이다 못해 '미국감동론'을 부르짖은 송영선 씨 였기에 더욱 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송영선 씨는 국방연구원 전략연구센터 소장이란 중책을 맡으면서 지난 4월의 1차파병 때나 최근의 2차 파병을 둘러싸고 TV 등 방송매체에 나가 적극적 파병론을 펼친 것으로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인물이다. 과연 송 씨가 한국인의 입장에서 파병문제를 생각하는지 미국(관리)의 입장에서 파병을 주장하는지 혼란스러울 정도로 송 씨는 '절대적 파병론'을 주창했다.

나아가 프레시안의 보도에 따르면, 송 씨는 지난 24일 한나라당 당사 중회의실에서 열린 이라크 추가파병 관련 정책간담회에서 "탈냉전후 미군의 전쟁이 바뀌었으며 벌초는 미군이 하고 쓸고 하는 것은 다국적군이 한다"며 "일단 깨는 것은 미군이 하고 전후복구 건설은 다른 나라가 하는 것이 패턴이며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고 말해 노골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두둔했다. 더구나 "파병을 했기 때문에 미국에게 바로 어떤 것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거지 근성"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한 뒤 "파병은 장기적인 보험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미국 일방적인 친미노선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위험수당만 2백만원 준다고 하면 갈려고 하는 사람 수두룩하다"며 "신용불량자 같은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고 까지 주장해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혀를 내두르게 했다고 한다. 따라서 국방부의 송 씨 발탁배경에는 그동안 몸을 아끼지 않은 파격발언(?)에 대한 보상이라는 의혹 조차 들기도 한다.

▲송영선씨의 안보포럼 홈페이지, 아래 추천사이트로 조갑제사이트가 링크되어있는 등 월간조선 조갑제씨와 상당히 유사한 사상적 지향을 엿볼 수 있다.     ©songyoungsun.com

무엇보다 창군 이래 국방부 대변인은 현역 또는 예비역 대령이나 준장이 임명돼 왔으며, 민간인 여성 발탁은 처음이라는 사실에서 송 씨의 대변인 내정은 '미국의 압력'이 작용했으리라는 추측도 할 수 있다. 이는 그간 용산 이전문제 등 주한미군이나 국방정책에서 미국에 소신발언을 한 한국관료들이 좌천을 당하고,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관료들이 승승장구한 예를 보더라도 이번 파격발탁에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한 것이다.

현재 이라크 추가파병은 비전투병 위주였던 1차파병과는 달리 상당한 국민적 저항을 맞고 있으며, 노대통령 조차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수구언론과 숭미관료들이 (미국측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해) 대규모 전투병파병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이같은 민감한 시기에 국방부가 송 씨 같은 인물을 국방부 대변인에 임명한다는 것은 스스로 추가파병에 대해 적극적 입장을 과시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국방부가 대한민국의 국방부가 아닌 주한미군 '파병부'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송 씨의 국방부 대변인 내정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만약 이번 사태를 간과할 경우, 국방부는 참여정부의 누가 될 뿐 아니라 심각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본지 양문석 논설위원이 최근 지난 10월 25일 KBS의 "생방송 심야토론"에서 나온 송 씨의 발언과 그의 파병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일견해도 송 씨의 파병논리나 입장이 얼마나 친미적이며 허구적인가를 알 수 있어 소개한다.

1. "전쟁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 국민들의 해방과 민주국가 건설하러 가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송씨는 반전평화단체 일원으로 이라크를 다녀 온 방청객이 현지의 상황을 진술하자 이렇게 말한다. "반전단체에서 갔다오신 분…제가 볼 때 이라크에 피크닉가는 기분으로 갔다온 것 같다. 그곳은 분명히 전쟁바닥입니다." 송씨 특유의 용어인 '전쟁바닥'으로 현지 이라크 상황이 '전쟁터'임을 자인했다.

그러나 곧이어 "이것은 전쟁상태하고 다르다"며 "치안복구부터 해야 한다"고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한다. 반전평화 활동가가 현지의 비참한 상황 진술에 대해 '전쟁바닥'인데 그 정도의 비참함을 사전에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을 공박하기 위해서 '피크닉 갔다왔냐'며 공격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 스스로 전쟁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과 배치됨을 깨닫고 곧장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2. "터키의 파병은 미국이 한편으로 고마워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부담스러워 한다…쿠르드족과의 갈등 때문이다"는 주장 또한 거짓말이다. 미국이 터키의 파병결정을 끌어내기 위해서 엄청난 물량공세를 펼친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한데 터키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요청으로 국회 동의까지 거친 파병을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 못마땅한지 미국에게 '부담을 주는 국가'로 전락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내뱉고 만 것이다.

3. 내년 2-3월경에 모슬의 미군 101공중강습사단이 미국으로 귀환한다는 사실을 두고 사회자가 남부의 영국군 등이 미군의 빈 자리인 모술지역을 담당하고 우리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남부지역을 맡을 수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송씨의 답변은 방청객들의 비웃음을 한껏 끌어내는 능력(?)을 과시한다. 즉 '중남부를 가지 못한 것은 우리가 기회를 놓친 겁니다. 폴란드는 이미 4월에 파병을 결정했는데…'라고 답함으로써 미국이 파병을 요청하기 전에 스스로 파병을 결정해서 '좋은 자리'를 차지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이라크 북부지역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미군은 전투하는데 급급하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참으로 유치한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 송씨가 실수한 부분인다. 미군이 전투하기에 급급해서 치안을 유지할 여력이 없어 한국군이 치안을 유지하러 가야 한다는 기사천외한 발상을 버젓히 지상파 방송이 주관하는 토론회에서 논리랍시고 떠든 것이다. 전투하느라고 바쁜 미군 대신에 치안을 유지하러 파병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참으로 독창적(?)인 것도 있지만, 내년 2-3월에 미군이 빠지는 모술지역에 그것도 전투만 하다가 떠나는 미군 자리를 우리가 들어가서 '치안유지'만 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전투병이든 비전투병이든 군대가 들어가는데. 어떻게든 파병을 시키고자 말겠다는 송씨의 집착으로 인해 되풀이되는 거짓말이 양상되고 있다.

4.. "민주주의가 국민을 위해서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라면 (국민의) 대표를  뽑을 필요가 없다". 실로 충격적인 발언이다. 이라크를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기 위해서 파병해야 한다는 송씨의 민주주의관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정치가 국민을 위해서 하지 않는다면 누구를 위해서 정치를 해야 하는가. 송씨의 발상이라면 또 하나의 기상천외한 아이디가 나올 법도 하다. 

5. "민생지원 치안복구 무기반납유도, 병원 학교 지어주고…이라크 국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송씨는 "공병과 의무병만으로 추가파병하는 것은 미국이 요구하는 협력에 제 몫을 못하는 것이다."라고 단정한다. 미국의 요청에 의해서 파병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성숙한 일원이되기 위해서 파병을 한다는 주장 송씨의 확신에 찬 주장은 어디로 갔는가. 결국 미국을 위해서 미국의 입맛에 들기위해서 파병해야 한다는 것을 고백한 것이다. 
 
송영선 씨의 안보포럼 가기 http://www.songyoung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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