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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인사이트는 미래에셋 붕괴 징조인가?
[안일규의 Talk About] '미래에셋 공화국'은 지난 민주정부 10년의 유산
 
안일규   기사입력  2008/11/17 [12:49]
  지난 10월, MBC 100분 토론에서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던 한상춘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의 발언이 미래에셋의 직위 해제 조치로 조기 진화에 급히 나서는 미래에셋의 모습은 미래에셋의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이 다분히 묻어났다. 미래에셋의 보통 대처방식과는 다른 모습에서 금융 1번지 미래에셋의 붕괴 징조가 아닐지에 대한 조심스런 예측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소신발언 한 부소장 즉각 직위해제시킨 미래에셋의 위기의식
 
  당시 직위해제된 한 부소장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만 받아들인다면 틀린 말이라 볼 수 없다. 절대적인 소수파였지만 시장에 대한 붕괴 조짐을 예견한 전문가들도 있었고 사실상 주식이 꺾였을 때도 몇 차례 환매 타이밍이 있었지만 이 타이밍을 모두 지나친 투자자들에 대한 비판이나 탐욕이라 규정하는 건 틀린 것이라 할 수 없다. 물론 수많은 언론사들과 증권사들, 펀드 판매사들이 "아직 '아니다'"라는 여론을 조성해 방해했다지만 주체적인 판단의식을 가지지 못한 책임과 반등을 기대한 기대심리도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한 부소장과 같이 희망적으로 관측해왔던 전문가도 없었다. 미래에셋투자연구소 부소장과 함께 한국경제 객원논설위원으로 칼럼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를 연재해왔으며 이 칼럼에서 일관되게 '낙관'된 논리를 펴왔다.
 
  그래서 한 부소장의 당시 발언을 소신있는 발언이 아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부소장도 자신의 발언이 사실상 미래에셋에서의 직함을 내놓아야 할 수준의 발언임을 알고 했을 가능성이 높다. 폭락장이 이어져도 "환매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말하는 미래에셋의 원칙에 정면으로 도전한 셈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의 발빠른 한 부소장에 대한 직위해제도 당시 미래에셋의 위기의식이 만만한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지난 달 초부터 시작된 미래에셋 중심의 펀드런 위기와 날이 갈수록 고조되는 인사이트 펀드 논란은 미래에셋에서 보기 어려운 해명자료와 하루도 안돼 이뤄지는 발빠른 인사처리가 바로 미래에셋의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을 증명하고 있다.
 
  한 전 부소장의 소신발언 논란이 채 지나가기도 전에 들이닥친 것이 바로 JP모건의 한 보고서. 이 보고서 하나로 한 때 20만원대까지 돌파하며 기세등등하던 미래에셋증권의 주식은 하한가를 기록할 정도로 무기력해져 있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시켜줬다. 다음 날 부회장까지 나서게 할 정도였으니 미래에셋에 대한 신뢰는 이미 없어도 너무 없음을 증명한 셈이다.
 
  물론 수많은 경제지들과 주류 언론들은 JP모건 보고서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고 일부 언론에선 음모설까지 살포했음에도 역부족이었고 과도한 중국에 대한 투자, 미래에셋에 대한 신뢰에 대한 답을 주지 못했다. 이미 미래에셋의 신화는 수많은 지원군들의 지원 속에서도 한 증권사의 보고서 하나에 맥없이 무너져야 할 정도로 무의미해졌다.
 
  이를 수치로 환산한다면 지난 10월 동안 미래에셋은 순자산총액이 7조원 넘게 줄었다. 지난 달 증시폭락에 주식형펀드 환매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삼성투신운용이 펀드순자산총액 2위에서 1위로 올라왔다. 이를 증권가의 현상으로 변환해보면 미래에셋이 산 주식은 타 증권사들이 뒤따라 샀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미래에셋이 사는 것은 역으로 팔고, 손해라도 손절매하고 있다.
 
인사이트 펀드의 '예고된' 미래, 미래에셋 공화국의 붕괴 전조
 
  '금융계 삼성' 미래에셋의 붕괴 징조에 한상춘 전 부소장이 있다면 인사이트 펀드 비중 또한 만만찮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인사이트 펀드의 미래는 이미 '재앙'으로 결정돼 있었다.
 
  문제의 이 펀드는 펀드 탄생일이 코스피가 최정점이었고 투자 비중 기준도 없었으며 금융주 투자가 가장 높았다는 데 있다. 물론 결정적으로 '또다른' 중국 펀드였다는 데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9월 말에서 10월 말 사이 중국 투자 비중은 확대되었다. 이름이 뜻하는 직관과는 거리가 먼 기존 중국 펀드들의 '판박이'에 지나지 않는다.
 
든든한 언론의 지원과 정계 로비 "한국판 월가 '미래에셋 공화국'"
 
  이제 초점을 맞춰 박현주 회장으로 돌려보면 그를 칭하는 "금융계의 이건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달 국감에 불려간 금융계 인사들의 소속을 보면 KB금융지주, 우리투자증권,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사 등으로 구성돼 초호화 라인업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미래에셋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국감으로 부르려는 정무위원회 의원들에 끈질긴 미래에셋 계열사 사장들의 전방위적 로비, 주류 경제지들이 박 회장 국감 출석에 부정적인 기사들을 쏟아내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함과 동시에 기자들이 의원들에게 전화 등 직접적인 압력을 가했기 때문에 박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은 실패로 돌아갔다.
 
  박 회장의 증인 출석에 실패한 조문환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국감에서 주장한 내용들은 미래에셋의 실체를 더 적날하게 보여주는데 다음과 같다. △ 1인 지배하 각종 부당거래와 비리 △ 금융당국의 비호 △ 노무현 정권과 결탁이 지난 10년의 미래에셋의 고도성장의 바탕이었다는 게 조 의원의 견해.
 
  결국 지난 민주정부이 삼성 빰칠 수준으로 만들어준 '미래에셋 공화국'이 지금의 사태를 만든 근본 원인이었으며 금융계 전체를 휘어잡을 권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지만 결국 미국발 금융위기로 출발한 세계경제위기에 '한상춘'과 '인사이트'란 상징적 단어로 무너지는 수순을 밟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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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11/17 [12:4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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