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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적 토네이도
생명 창조시대의 자기경영 12
 
이동연   기사입력  2003/09/08 [15:59]

지구촌에 변혁의 돌풍이 분다. 이 돌풍은 모든 시대를 관통하여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면 늘 있어 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저 가금씩 불고 지나 가는 그렇고 그런 돌풍인줄만 알았다. 

▲토네이도     ©인터넷이미지
그런데 돌풍이 지나가지 않고 점점 더 거대한 회오리 바람(tornado)이 되어 거리에서만 멈추지 않고 기업과 의사당. 사원과 교회당은 물론 안방까지 휩쓸고 있다.
     
지금 지구촌에 머물며 떠날 줄 모르고 이리저리 훑고 다니며 마술을 부리고 있는 변혁의 토네이도는 선녀 마고가 신선 왕방평(王方平)에게 말했다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을 생각 나게 한다.  

아니 어찌보면 작금의 인류사적 변혁은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하는 정도와는 비교도 안된다. 그런 물리적 환경의 변화보다도 더 심각한 정신적 혁명이 일어 나고 있다.
 
인류의 기술이 더욱 진보하여 SF 영화처럼 ‘타임 트래블(time travel : 時間旅行)’이 가능해 진다면 저 고대와 중세 , 근대와 현대의 정신적 프레임이 얼마나 상이한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아! 과학은 공상 과학소설의 뒤를 따라 가는가?
    
▲타임 머신(The Time machine) / H.G.웰스 저     ©yes24
타임 머신(The Time machine)은 이미 영국의 소설가인 H.G.웰스가  1895년에 발표한 소설 제목이다.

그 소설에서 웰스는 광속(光速)보다도 빠른 타임 머신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타임 머신을 4차원의 시간축(時間軸)방향으로 밀어 80만년 앞으로 여행하여 미래 인류의 모습을 본다.

다음 다시 3000만년 앞으로 가서 인류가 소멸한 후  갑각류(甲殼類)와 같은 생물들만 잔존하고 있는 세계를 보고 돌아 온다.
   
이후 타임 머신류의 착상이 많은 공상과학 소설에 등장한다. 특히 과거로 회귀하는 여행이 묘사되면서 타임 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한 주인공이 자기의 양친을 살해한 후의 주인공은 어떻게 될 것인가 등의 양친 살해 패러독스가 나온다. 

한 때는 양친 살해 패러독스 등의 이유로 타임머신은 불가능한 소설 속의 허구로 남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물리학자들이 다시  타임머신은 충분히 개발이 가능하다고 본다.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이면 천체물리학자인 J. 리처드 고트 교수는 그의 최근의 저서 '아인슈타인 우주로의 시간여행'에서 타임머신이 가능함을 내비쳤다.
  
초속 30만km의 광속만큼의 빠른 비행물체를 개발하기만 하면 과거 회귀 여행과 미래 여행이 다 가능하다.  물론 과거 회귀여행을 한다고 하여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다시 고치거나 바꿀 수는 없으며 미래에로의 여행은 엄청난 경비가 든다고 한다.

진짜 타임 머신이 개발되어 마치 금강산을 관광하듯이 과거와 미래를 오갈 수 있다면 아마도 다른 세기의 사람들, 특히 포스트 모던의 시기인 현대의 사람들과 그 이전의 사람들이 만나면 겉 모습만 비슷하지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가진 서로를 보면서 굉장한 이질감을 느낄 것이다.
  
부족사회에서부터 거의 최근까지는 마술적(魔術的)진술이 사람의 이성과 감성을 지배하여 왔다.

마술적 진술이란 현실의 다의적(多意的)측면을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로 다른 두 명제를 단순하게 단선적으로 일치시키던 커뮤니케이션의 일종이다.
  
마술적 진술의 전형적인 예는 '남편은 하늘이며 아내는 땅이다'와 같은 진술이다.  하늘과 남편, 땅과 아내는 아무런 관련도 없지만  이 한마디의 진술이 곧 마술처럼 작동하여 그 문화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정신을 잠식한다.

그 한 문장은 남자는 하늘과 같이 높은 권위를 지닌 존재가 되며 땅처럼 낮은 아내에게는 오직 복종만이 미덕임을 은연중에 유포시킨다.
   
과거의 제국들은 다 저 마술적 진술속에 신민을 통치하였다.  로마 문화를 깊이 연구한 브래드리 교수는 '주인과 노예'(Slaves and Masters in Roman Emoire)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로마는 주인과 노예의 문화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로마를 여행하면서 보는 저 찬란한 2000년전의 문화유산들, 원형 경기장, 등등이 다 노예의 핏자국 위에 건설되었다.

당시 로마 인구의 3분의 1이 노예였다. 당시 일부 철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얼마나 로마의 노예들이 혹사를 당했는지 알 수있다
'노예와 당나귀는 똑같다. 단지 차이점은 당나귀는 내 말을 못 알아 듣고 노예는 내 말을 알아 듣는다는 점이다.'

이 마술적 진술이 로마사회의 일반시민들에게 그대로 작동되고 있었다.
   
로마의 풍속을 보여 주는 영화나 그림에 보면 보기 민망해서 노예들이 작은 천 조각으로 몸을 가린 것으로 묘사되지만 당시 노예들은 늘 벌거벗었다.

옷은 물론 신발도 없었고 지푸라기를 넣은 움막 같은 곳에 기거하면서 주인이 시키는 일만하고 살았다.  

만일 노예가 주인의 말을 잘 안 들으면  먼저 체형이 가해지고 그래도 반성의 기미가 없이 거역하며 아예 십가가를 세우고 노예를 매 달아 죽여 버렸다.

노예의 자녀나 건강이나 지식은 물론 정조와 도덕까지 다 주인의 것이었다.
 
이런 노예체제가 그래도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노예에게서 어려서 부터 언어를 빼앗았기 때문이다. 노예들은 어릴적 부터 듣기만 할 뿐 일체 말을 못하게 하여 겨우 '웅웅' 거리는 소리만 낼 뿐이었다. 

조선의 대표적인 마술적 진술가운데 '삼종지도'(三從之道)가 있다.  여자로 태어나면 아버지를 위해 참고 남편을 위해 참고 아들을 위해 참고 따르며 사는 것이 운명이며 미덕이란다.

오죽하면 대중 가요 중에 '여자로 태어나서 죄가 될 까봐'라는 가사가 있었을까?  삼종지도가 여상의 최고 미덕중의 하나로 간주되면서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은 철저히 남편에게 예속되는 삶을 살아야만 하였다.
 
몇 해 전에 모 대학의 여성이 강간을 당한 다음에 몸이 더럽혀졌다는 이유로 고민하다가 자살하였다. 사실 그 여대생도 순결 이데올로기라는 마술적 정식의 안타까운 희생자이다.
   
이 마술적 진술들이 빨리 사라져야만 한다. 다행이  저 지독했던 마술적 진술들이 굉음을내며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인간의 기본권리 인 커뮤니케이트권(the right to communite)이 일부 특권층만이 아니라 누구나 행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마술적 진술들에 기대어 살고 있던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마술적 토네이도의 핵심에는 케뮤니케이트권의 확산이 자리잡고 있다.

혹 당신이 마술적 진술에 미련을 가지고서 가족과 직장, 단체 활동을 한다면 더 수치를 당하기 전에 그 미련을 버려라.

* 필자는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였고, 현재 인천 한누리 공동체를 이끌며 생명창조의 시대로 접어든 인류 사회의 정신적 좌표와 인류의 상생을 위한 미래신화를 연구하며 방송 강의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강화도 : 미래신화의 원형] 등의 저서를 집필하는 등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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