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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기독교는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류상태의 예수를 찾아] 타종교에 대한 관용과 이해, 구원에 관한 대화[2]
 
류상태   기사입력  2007/03/22 [16:46]
주님, 기독교는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요?
 
또 무슨 발칙하고 해괴망측한 얘기를 하고 싶어서 그러냐구요?
기독교 자체가 ‘구원의 종교’라구요?
 
에이~
저는 주님이 가르쳐주신,
마땅히 되어야 할 그 기독교 말구요,
현실 기독교를 말하는 건데요.
 
주님을 배반한 현실 기독교,
이 독선과 배타에 싸인 기독교가
구원을 받을 길이 있느냐고 묻고 있는 겁니다.
 
있다구요?

그런데 쉽지는 않다구요?
많은 껍질들을 벗겨내야 한다구요?
 
그 껍질은 무엇인가요?
 
김건모에게 배워 보라구요?
갑자기 왠 김건모...
 
오래 전 그가 불렀던 노래 ‘핑계’를 아느냐구요?
 
헤헤~ 첫 소절은 알지요.
“내게 그런 핑계대지 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 봐.”
 
바로 그거라구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라구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것이
엉킨 실타래를 푸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구요?
 
제가 만약에
이란이나 이라크에서 태어났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겠느냐구요?
 
그야 물론,
무슬림이 되었겠지요.
아마도 독실한...
 
‘꾸란’이나 ‘무함마드’에 대해
어떻게 고백하느냐구요?
 
에... 제가 읽어본 꾸란은 참으로 훌륭한 경전이고...
위대한 예언자 무함마드 역시 참으로 훌륭한 하나님의 예언자죠.
우리 주님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헤헤..
 
아, 왜 때리는 거죠?
 
입장을 바꾸지 못했다구요?
무슬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구요?
 
하, 그것 참...
그렇다면 당근
꾸란은 일점일획도 오류가 없는
하나님(알라)의 말씀이며 절대계명이죠.
 
위대한 예언자 무함마드 역시
하나님의 마지막 예언자이겠구요.
 
그걸 믿느냐구요?
믿는다기 보다는 존중하는 거지요.
그들의 신념체계이니까...
 
아, 또 때리시네.

알았어요, 제가 무슬림이라면
당근 그렇게 믿겠지요.
아니, 믿슙니다. 히~
 
그 확신은 보편타당한 것이냐구요?
 
글쎄, 그게...
무슬림 입장에서는 보편타당한 것이겠지만...
그 다음 얘기는 하기 어렵네요...
......................
 
죄송합니다, 주님.
완전히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건 불가능한 것 같애요.

아니까 다행이라구요.
거기까지도 충분하다구요.
이제 그들에게 배웠냐구요?
 
주님, 제가 볼 때는...
그들에게도 문제가 있는데요.
 
뭐가 문제냐구요?
꾸란이 위대한 경전이긴 하지만
오류가 전혀 없다는 건 좀 동의하기가...
 
그들의 믿음을 존중하라구요?
 
물론 존중은 해야겠지만
그렇다면 기독교의 독선과 배타 역시 존중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아니라구요?
뚜렷한 차이가 있다구요?
 
그들이 꾸란의 예언이나 하나님(알라)을 믿지 않으면 지옥간다고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공갈협박하고 다니는 걸 본 적이 있냐구요?
........................
........................

음... 없습니다.

그들의 경전에는 오히려
자신의 신앙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되어있더군요.
우리 기독교를 형제 종교로 품어주는 것 같았구요.
 
솔직히...
꾸란의 가르침이 성경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기도...
꾸란의 어떤 말씀에 그토록 은혜(?)를 받았냐구요?
 
에...
“진실로 너희의 종교는 하나이니라.”
 
대학 다닐 때 종교철학 과목을 공부하면서
교수님이 내 주신 숙제 하느라고 마지못해 읽었지만
꾸란의 그 구절을 보고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
 
두렵지 않았냐구요?
 
두렵고 무서웠어요.
기독교와 유대교를 형제로 품는
그 너그러움이 한없이 부럽고 존경스러우면서도
그런 생각을 갖는 걸 주님이 싫어하실까봐...
 

지금은 어떠냐구요?
 
이슬람교의 본래 정신이 가진 풍요로움과 평화를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해 좀 안타깝지요.
이슬람 원리주의와 현실세계에서 발생하는 테러리즘을
사람들이 구분하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구요.
 
그렇지만, 주님.
무함마드가 위대한 예언자라는 데에는 얼마든지 동의할 수 있지만
그에게 무한한 권위를 부여하여 절대기준으로 삼는다든가
꾸란의 정신 뿐 아니라 문자 하나하나에 매이는듯한 그들의 신앙은 좀...

여전히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형제종교를 판단하고 있다구요?

다시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구요?
그들이 성경과 주님을 어떻게 보겠느냐구요?

음... 그들은 당연히...
성경이 하느님의 말씀을 담고 있지만 오류가 없을 수는 없겠고...
주님도 위대한 예언자이지만
신의 위치에 올려놓는 것은 우상숭배...

그들의 인식이 오히려 진실에 가까울 수 있다구요?
제가 무슬림의 교리로부터 자유롭듯이
그들도 ‘성경의 무오성’이라는 교리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라구요?

세세한 지식이 없더라도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 조직 안에 갇힌 전문가보다
더 냉철하게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구요?

흠... 동의할 수 있겠네요.

기독교의 지독한 독선과 배타성의 뿌리가 거기에 있다구요?
교리적 전제에 매어있는 것,
이전의 전통이나 교리를 의심하지 않거나 의심하기를 두려워하는 것이 그토록 위험할 수 있다구요?

종교의 독특한 신념체계와 고백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그것을 만민에게 적용되어야 할 보편타당하며 객관적인 진리라고 주장하여
다른 종교인이나 비종교인에게 적용하고자 하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정신적 문화적 폭력이 된다구요?
인간세상에도 큰 갈등을 불러오게 된다구요?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직 그런 큰 갈등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선한 이웃들 때문이라구요?
다행히도 불교나 천주교,
또한 소수이지만 이슬람교나 다양한 우리 민족종교가
똑같은 짓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구요?

그들 이웃종교인들의 열린 마음, 열린 태도가
한반도를 종교전쟁으로부터 구원한 것이라구요?

그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해야 한다구요?
또한 마음 깊이 사죄도 해야 한다구요?

그런 다음에야
기독교가 구원을 받을 수 있을지 다시 논해보자구요?
그전에는 기독교의 구원은 불가능하다구요?

.......................
류상태 선생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이후 20여 년을 목회자, 종교교사로 사역했지만, 2004년 ‘대광고 강의석군 사건’ 이후 교단에 목사직을 반납하였고, 현재는 종교작가로 활동하면서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 [소설 콘스탄티누스] [신의 눈물]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 [당신들의 예수]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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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3/22 [16:4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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