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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통합논의 지지부진 속 주도권 경쟁
 
이재웅   기사입력  2007/03/12 [01:17]
범여권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탈당파 의원들이 제각기 통합신당 추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14 전당대회를 통해 통합신당 추진을 결의한 열린우리당 정세균 체제는 출범 한 달이 다가오면서 초조감 속에 내부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11일 오후 정세균 당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추진위원 워크숍을 열고 그동안의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정세균 의장은 워크숍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통합추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통합에 대한 전략, 전술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면서 "과거 우리 정당사에서 통합과 정치협상은 숫적 우세를 따지고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대통합신당이 훨씬 큰 가치"라며 기득권 포기를 강조했다.

김부겸 의원은 "여러 세력과 만난 것을 논의하는 자리이며, 6월 초까지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며 "결국 큰 틀에서 만나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박병석 의원도 "통합신당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며, 그동안 기존 정치권 인사는 물론 정치권 밖의 시민사회세력, 산업화세력을 만났다"며 외부세력과 활발한 접촉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제3지대'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열린우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은 결국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정운찬 전 총장도 정치권이 자신만을 위한 판을 만들어 주길 기다리지 말고 정치참여에 보다 적극성을 띄어야 할 것"이라며 정치참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통합신당모임의 이강래 통합추진위원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은 이미 정당으로서의 동력을 상실했다"면서 "열린우리당이 '도로 열린우리당'이 아닌 방법을 내놓지 못하면 외부 사람들이 (통합에) 응하지 않을 것이며 당내의 상당수도 당을 나올 것"이라며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추가탈당 가능성을 제기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당의장이 언급한 선도탈당을 통한 제3지대 신당에 대해서는 "기획탈당은 일부를 보내 오두막을 만들고 다시 열린우리당을 짓겠다는 것인데, '도로 열린우리당'을 피할 방법이 없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다음달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과의 통합과 관련해선 전당대회 이후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과는 4월 3일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대화를 할 수 밖에 없다"며 "큰 틀에서 통합신당으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전당대회에서 통합신당을 결의한다면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씨의 4.25 재보선 무소속 출마 여부와 관련, "민주당 쪽으로 출마하면 통합신당 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통합신당 구성에 일조하려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게 낫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은 역할분담을 통해 시민사회단체와 재계 인사, 전문가 그룹과의 접촉을 강화하는 한편, 오는 15일 전주에서 토론회를 갖고 대국민 홍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생정치모임은 12일 광주에서 '민생평화개혁세력의 위기 진단과 나아갈 길'이란 주제로 첫 전국순회 토론회를 범여권 통합의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한다.

오는 15일엔 대구/경북, 22일 부산/경남, 29일 대전/충남, 4월 2일 제주, 4월 12일 강원, 4월 19일 경기, 4월 26일 서울로 이어지는 릴레이 토론회가 계속된다.

전국 순회토론회는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정치권 안팎의 유능하고 개혁적인 인사들과 협력하는 '사회적 대연대(Grand Solidarity)'를 구축하기 위해 준비됐다.

발제를 맡은 최재천 의원은 11일 "민생정치준비모임은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의 실천'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정책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변화시킬 '합리적 진보'로의 전환과 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 정파가 범여권을 묶는 통합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통합의 한 축인 민주당이 다음달 3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고, 제3후보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정치참여 여부와 관련, 여전히 정국을 관망하고 있어 단시일 내에 통합이 가시화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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