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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황우석 동맹과 강양구 동맹의 미래
[비나리의 초록공명] 98 : 2의 싸움, 당신들은 어느 편에 설 것인가?
 
우석훈   기사입력  2007/01/10 [20:03]
고정점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비선형적이지만 약간의 규칙적인 운동을 가지고 있을 때 이를 설명하는 이론의 하나다. 이걸 사회 현상에 적용시키면 특유의 무시무시한 쏠림현상을 조금은 설명할 수 있다. 한국 사회에도 몇몇 고정점들이 있다. 대통령은 누가 되든 가장 큰 고정점이다. 공개되어 있는 행정행위와 법률행위, 그리고 예산을 움직이는 낮의 행위들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반면에 밤 세계, 무의식 세계, 주류 담론 세계, 마케팅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조선일보>였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이후로 조금 바뀌었다. 대통령은 여전히 중요한 고정점이기는 하지만, 예전과 같은 ‘수렴점’은 아니다. 사람들은 노무현으로 수렴하지는 않지만,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말을 하고, 또 어떤 행위를 할지에는 여전히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또 참고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고정점은 ‘노무현-황우석 동맹’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자연인 황우석은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두 고정점이 합쳐져서 만들어냈던 힘은 해체되지 않았고, <문화방송> ‘피디수첩’ 사태가 극한에 도달했을 때, 98:2라는 수치까지 갔다. 노무현-황우석 동맹은 98%라는 지지자를 확보하고 역사 이래로 가장 강력한 동맹을 형성했다.

이 동맹은 해체되지 않고,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이 “이제 덮자”고 한 이후로 더욱 공고화하고 있다. <조선일보>에서 노사모까지, 60대에서 10대 소녀들까지 전부 하나로 묶어주었던 이 노무현-황우석 동맹은 과학과 언론, 그리고 학계를 장악하고 있는 기득권을 핵심으로 하며, 사실상 우리 시대의 자화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과 언론, 과학기술과 환경 등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깊이 성찰한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의 저서 '세 바퀴로 가는 자전거'     © 뿌리와이파리, 2006
반면 그 당시의 2%한테는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 성찰과 반성 없이는 이 세력은 죽고 흩어지고, 한국에서는 사라지게 될 것이고, 진화적으로 멸종하게 될 것인가? 황우석 박사 연구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장 오래 지적했던 <프레시안>의 강양구 기자가 현재로서는 이 2%의 맹주인 셈인데, 이 젊은 기자가 노무현-황우석 동맹의 유일한 대척점이며, 또다른 고정점인 셈이다. 규모는 작아도 이걸 ‘강양구 동맹’이라고 부를 수 있다.

비정규직 과학자, 생태주의자, 생명운동가, 그리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이 동맹을 지지하고, 여기에는 지율·도법 스님, 문규현 신부, 물리학자 장회익 교수가 들어 있다. 과학과 이론, 제도를 나라의 이름으로 독점하려는 세력과 생명과 평화의 가치로 나누고자 하는 두 동맹의 싸움은 이제 시작되었고, 우리는 두 고정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랜저와 자전거의 싸움 같은 이 두 진영은, 한국 사회, 한국 문명의 향배를 가를 만큼 큰 충돌이고, 작게는 과학, 넓게는 사회경제가 어떻게 될 것이냐의 가름길이다. 진화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미래의 주인인 10대의 몫이다. 강양구의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를 읽고 이건 영 아니라고 생각하면 노무현-황우석 동맹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고, 이 책을 읽고 옳은 얘기라고 생각하면 반 노무현-황우석의 삶을 살 것이다.

기성세대의 강양구 동맹은 2%였다. 지금의 10대는 혹은 10년 후의 10대는? 10대들이 생각하고 스스로 내린 결정이 결국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혹시라도 지금의 2%가 다음 세대에게 20%가 된다면 한국에도 희망의 불씨가 살아날 것이다. 하필이면 강양구냐? 우리에게는 마크 트웨인도 없고, 아인슈타인도 없고, 퀴리 부인도 없기 때문이다.

* 본문은 <한겨레> [야! 한국사회] 1월 11일자에 게재됐습니다.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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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10 [20: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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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쯔쯔 2007/01/12 [08:30] 수정 | 삭제
  • 박빠와 창빠, 이빠들이
    황빠하면서 교묘하게 서프에 침투해온주제에...
    이제와서는 쯔쯔~~~

    이래서~~~~

    한나라빠돌이들이 드럽다는거다.
  • neung1an 2007/01/11 [20:53] 수정 | 삭제
  • 활발하게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더군요...
    교주님의 '개헌론'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서인 것 같더군요...
    노무현-황우석 동맹은...
    이번 노무현발 개헌론에두 어김없이 적용되구 있답니다...
    아주 재미있더군요... ㅋㅋㅋ ^^
  • 하하 2007/01/11 [04:54] 수정 | 삭제
  • 정말 황빠들의 실체를 정확하게 묘사하셨네요.

    노무현이 원칙을 말하는 사람이라고요?
    노무현이 개혁을 말하는 사람이라고요?

    개뿔입니다 2.
  • 황빠는 2007/01/11 [01:06] 수정 | 삭제
  • 노무현이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에 대해서 "이제 그만 접자"고 했었죠.
    기실 노무현정권이 황우석 띄우기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습니까.
    그도그럴것이 "황우석 = 노무현정권의 성공"의 등치관계로 만드는데
    혈안이 되어있던 것이 노무현정권이었으니까요...
    황우석과 절친한 동문 사이라면서 침 질질 흘리면서 자랑하고 다녔던
    정동영을 생각하면 지금도 쓴 웃음이 나옵니다.

    그러나 결국 정권 치적용으로 한 건 족적을 남겨보고자 하는 과대망상의
    산물로 만들어진 황우석의 본질은 "논문조작"이었습다.

    그러나 노무현은 "논문조작"의 진실을 가리기 보다는 "그만 접자"면서
    사건을 은폐하려했죠. 정권의 치적용으로 만들어낸 황우석이라는 존재가
    논문조작으로 인해 외려 노정권 자신의 발목을 잡는게 두려웠기 때문이었
    습니다.

    그때 노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어나자 등장한게 바로 황빠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황빠들은 서프라이즈에서 대거 양산된 사이보그들이었고요.

    청와대에서 서프라이즈 필진들을 불러 들여서 밥 까지 먹이고 친서까지
    써서 주니 뭐 오죽하겠습니까 마는..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는 거죠.

    노무현이 원칙을 말하는 사람이라고요?
    노무현이 개혁을 말하는 사람이라고요?

    개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