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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석도 좋다'는 발언은 노무현의 '뻔한 속'?
새로운 국면맞은 신당추진, 분당인가 통합인가?
 
김광선   기사입력  2003/06/18 [13:41]

지난 5월 1일 노무현 대통령은 MBC TV 100분 토론에 출연해 "속은 뻔하지만 당정분리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신당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고 말한바 있으나,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신당추진을 두고 뻔한 속을 내 비췄다.

노 대통령은 지난 14일 부산지역 인사들과의 만찬에서 "10석밖에 획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전국정당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해 신당추진 과정이 노심(盧心)의 추이에 따라서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청와대는 신당에 대해 이렇다할 언급이 없으나, 만약 노 대통령이 신당에 방점을 찍는 다면 신당추진은 종전 보다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 17일 정대철 민주당 대표와의 접견 모습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신당추진의 벽, 호남소회, 영남패권

그러나 신당의 가속화가 진행될 경우, 노 대통령은 민주당 구주류와의 마찰과 함께 호남 민심을 잃게 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또 영남 인사들과의 모임에서 노心을 드러냈다는 점과 '10석 파문'으로 인한 구주류와의 갈등을 예상해 볼 때, 노무현 정권은 향후 '영남패권주의' 또는 '패거리 정치'의 오명을 들을 수밖에 없는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노 대통령의 속내가 뻔하다면, 호남소외론은 어김없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용 신당, 왜? 서두르나

지역주의 극복을 전면에 내세웠던 대통령이 '영남패권주의자'라는 비난을 면치 못 할 것이라는 위험부담을 안고도 노무현 대통령이 신당에 대한 의중을 내비친 이유는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년 총선을 두고 신당 논의가 지지부진해 짐에 따라, 창당에 시간이 넉넉지 않다는 판단에서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는 주장이다.

'총선용 신당'은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개혁당 유시민 의원에게도 발견된다. 유 의원은 지난 13일 '끝장내기' 토론을 통해 "총선용 신당을 만들면 왜 안 되는지 모르겠다"며, "총선용 신당이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그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보는 시각"이라고 역설한바 있다.

[관련기사] 김광선, 총선용 신당 만들자 Vs 독자적 개혁당 가자 , 대자보

노 대통령이 무리수가 있음에도 총선용 신당을 추진하는 것은 돌아올 총선이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인생에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의 여소야대 국면으로 노무현 정권이 지속될 경우, 향후 5년간 노정부가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과 방향은 진퇴양난을 거듭할 것이고, 개혁은 파국의 직면으로 접어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의 '뻔한 속은' 총선용신당을 통해 정권의 안정을 추구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총선용 신당이 '전국정당'으로 갈지, '꼬마 민주당'으로 나아갈지는 현재로서는 지켜 볼 일이다.

민주당 신주류, 개혁당 지도부 신당추진 기구 급물살

노무현 대통령의 속내가 드러남에 따라 민주당 신주류와 개혁당은 비로소 신당추진기구 구성을 가속화 할 방침이다. 민주당 신주류는 지난 17일 비공식 신당모임 전체회의에서 정대철 대표와 박상천 최고위원간의 막후협상의 결과와는 무관하게 신당추진 기구를 구성할 것을 표방했다. 또 개혁당은 돌아오는 20일~24일까지 제 3차 전국당원대회를 통해 신당추진에 관한 논의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한편 신당추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구주류는 청와대와 신당추진세력들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더욱 당길 전망이다. 지난16일 박상천 최고의원은 당무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와 정대철 대표 간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은 청와대가(신당 문제와 관련해)결단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구주류측이 신당추진을 청와대와 연관시키고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신당추진이 가속화되고 노무현 대통령이 신당에 지지를 표방할 경우, 신구주류간의 격돌과 결과에 따라서는 분당 사태마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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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6/18 [13:4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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