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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참패, 우리당은 위기, 노 대통령은 건재?
최대 수혜자는 박근혜, 피해자는 평화개혁민주세력, 노대통령의 선택은
 
곽동진   기사입력  2006/06/01 [02:11]
5.31선거에 참여한 각 정당과 정치인들이 얻은 손익계산은 어떻게 될까?

정당차원에서 최대 수혜자는 한나라당임이 명약관화하다. 한나라당은 ‘싹쓸이’로 표현되듯 광역단체장 뿐 아니라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 의원까지 역대 어느 정당도 획득하지 못했던 성과를 얻었다.

지방권력 독점한 한나라당

한나라당의 이러한 성과는 지난‘02년 대선의 ’차떼기 정당‘과 그 이후의 ’성추행 정당‘, ’공천장사 정당‘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일거에 무력화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장악함으로서 1년 반 뒤에 실시될 ’07년 대선에서 그 어떤 정당보다도 우월적 환경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정국 주도권을 갖고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지방권력을 독점하였다는 것은 향후 정국에서 일방적으로 참여정부를 비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07년 대선때까지는 공동의 책임을 갖게 되었다. 이는 금번 5.31선거에서처럼 일방적으로 집권여당과 정부를 공격할 수 없다는 것으로 선거 전략에 제한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되면 ‘07년 대선 승리가 보장되기 때문에 당내 후보 경선이 격렬해질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후보 경선과정의 격렬함이 지난 대선에서의 학습 때문에 예상 후보자의 분당이나 이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5.31선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나라당의 예상 경쟁후보와 당이 무력하기 때문에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존립 자체가 쟁점이 되어버린 집권여당

열린우리당은 ‘처절한’패배의 원인과 극복 방안을 놓고, 당의 존립자체까지 논의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정도로 가장 손실이 큰 정당이 되었다. 우리당은 단기적으로 자멸과 공멸을 막기위해 노선 투쟁을 지양하고, 개헌, 양극화해소, 한미FTA등과 같은 국정과제를 해결하는데 당력을 집중하면서 제 계파가 우리당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드는데 암묵적으로 합의할 것이다.

그러나 ‘07년 대선에 대한 시각, 국정과제 특히 한미 FTA에 대한 청와대와의 시각 차 등으로 인하여 내부 노선투쟁이 본격화하고, 표면화될 것이다. 또한 금번 5.31선거에서 확인되었듯이 당내 대권후보들의 상품성에 대한 회의는 우리당의 틀을 넘는 논의로 확산될 것이며, 이는 우리당 중심이 아닌 새로운 틀을 만들어낼 개연성이 높다.

민주당은 우리당에 대한 ‘분당의 한, 팽당한 것에 대한 한’이라는 차원에서는 큰 성과를 얻었지만 전체 정치판에서는 광주/전남민들의 정서를 담보로 한 지역정당임을 확인하였을 뿐이다.

분명 5.31선거를 통해 민주당은 우리당보다 여전히 호남인들의 깊은 애정과 지지를 확보하고 있음이 확인되었고, 이는 향후 정치질서 재편과정에서 더 큰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가 금번 5.31선거 결과를 광주/전남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절대적 지지로 착각하고, 동시에 우리당에 대한‘한(恨)’만을 생각할 경우, 향후 예상되는 정치질서 재편국면에서 부정적인 역할을 고집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장기적으로 민주당의 소멸로 연결될 개연성이 높다.

민노당은 한나라당과 버금가지는 못하지만 일반 득표를 고려할 때 소중한 성과를 얻었다고 할 것이다. 창당된 이래 민노당에 대한 지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국민중심당은 중부권 신당으로 첫 심판을 받았지만 그 결과가 보여주듯 중부지역에서조차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는 국중당의 미래를 보여준다.

지방선거 최대의 수혜자는 박근혜 대표

정치인 개인별로 볼 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5.31최대의 수혜자라 할 수 있다. 박대표는 지난 총선에서뿐 아니라 금번 지방선거에서까지 승리함으로서 한나라당 대표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고, 당내에서 절대적 지지기반을 구축했다.

특히 선거과정에서의 발생한 폭행사건은 박근혜에게 ‘정치 지도자’의 위상을 부여했다. 그동안 박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미지가 먼저로 ‘독재자의 딸’, ‘수첩공주’등과 같은 부정적인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박대표가 사고발생 직후부터 퇴원시까지 보여준 제반 상황, 즉 응급조치 상황, 수술직전/직후 발언(일반적인 당무성 발언이 아닌 전략 선거지구(대전은?)에 대한 명확한 지시용 발언, 병상 정치)등은 ‘박정희 딸’에서 ‘위기관리 능력이 있는 정치지도자 박근혜’로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박 대표는 지난 2004년 총선에서 탄핵 정국에도 불구하고 원상 회복에 가까운 쾌거를 달성하여 이미 한나라당 내 부동의 지도자로서 입지를 구축한 바 있다. 아울러, 작년에 치뤄진 재보궐 선거에서도 23:0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압승한 바 있기 때문에, 박대표의 위상은 이번 지방선거 이후 훨씬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대표가 최대 수혜자라면 한나라당내에서는 이명박 시장이 피해자라 할 것이다. 이명박시장은 박대표와 더불어 ‘07년 대선의 유력한 대선주자였고, 5.31전까지는 ’청계천 효과‘등으로 인해 박대표에 앞선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5.31 선거기간동안 이시장은 현직 시장으로서 선거운동에 개입할 수 없음으로 인해 한나라당 후보자들에게 도움을 주지도 못했고, 당내 의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지도 못했다. 이처럼 거리감은 향후 대선 후보 경선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만약 대선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패배가 분명해질 경우, 이시장이 과연 패배가 분명한 경선을 허용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제기의 배경이 된다.

지방선거 최대의 피해자는 정동영 당의장

정치권 전반을 걸쳐 정치인 개인으로서 최대 피해자는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다. 정의장은 우리당의 참패에 대해 어떤식으로든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 되었고, 선거운동 중에 당 지도부의 한사람으로부터 탈당 요구까지 받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더욱이 5.31선거를 거치면서 우리당의 ‘07년 대선후보로서 우리당 지지율 상승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함으로 인해 비록 우리당 대선후보중 수위를 달리지만 장기적으로 대선후보에서 멀어지는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의 대선 후보인 김근태 최고위원은 개인적으로 피해를 본 것도 없고, 이익도 없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국민들로부터 대선후보로서 유의미한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했고, 당내에서조차 정의장에게 밀리고 있었기 때문에 정의장의 손실(대선후보 탈락)이 김최고에게 개인적 이익으로 곧바로 전환되지 않는다.

또한 김최고의 우리당내 위상은‘최고위원’이라는 자리가 만들어준 것이 아니라 통일운동과 민중운동을 이끌어온 그의 삶과 여정이 평화민주개혁세력의 대부 또는 대표로 만들어준 것이기에 선거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더라도 그의 발언과 행보는 여전히 무게를 갖기에 손해도 없다.

그러나 평화민주세력의 대부라고 인정받고 있기에 김최고는 더 큰 과제와 책임을 안게되었다. 선거이후 평화민주세력의 진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방선거 이후 정개개편 과정에서 김 최고위원을 비롯하여 개혁파의 입장과 선택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한나라당내 인사 외의 정치인 중에서는 고건 전 총리가 소득이 많다. 고 전 총리는 5.31선거를 통해 방송에 출연한 한 교수의 표현처럼‘화장실에서 웃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즉 확실한 대선 후보가 없는 민주당은 5.31이후 정계개편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조건없이 고 전총리에게 구애의 손짓을 하고 있고, 우리당 또한 당내 후보의 경쟁력이 논(論)할 의미조차 없는 상황임을 확인했기에 고 전총리가 대안으로 떠오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치판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노대통령은 집권여당인 우리당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노대통령 개인의 심정에는 5.31선거로 인해 그 어떤 피해도 없고, 소득도 없다.

이러한 분석은 역대 대통령들이 선거결과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각종 후속조치(개각/당 개편 등)를 취했던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부정확한 분석이라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은 손익 계산, 제로?

그러나 노대통령은 당-정 분리 정신아래‘선거는 당이 책임지고 치르는 것이며, 그 책임도 당이 진다’는 인식, 그리고 정권재창출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한 발언을 해왔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어떤 후속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노대통령이 주창한 국정과제, 양극화 해소, 한미FTA, 세제개혁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에게 또 다시 국정참여를 요청할 수도 있다.

정치권 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큰 피해를 본 집단은 평화민주세력들을 지지해온 국민이다.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이룩한 국민의 정부에 이어 정권을 재창출시켜주었음에도 참여정부 3년반만에 완벽하게 정권을 한나라당에게 넘겨주었고, 집권여당으로서 지지층의 배신감과 이탈을 결과적으로 방관하였기 때문이다.

기사제공 : 이슈아이 (www.issue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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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6/01 [02:1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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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저마저 2006/06/01 [04:00] 수정 | 삭제
  • 이런 글은 마이클럽에도 쌨던데.. 왜 남자들은 노무현씨 프레임에 갖혀있죠?
  • 답답해서 2006/06/01 [03:11] 수정 | 삭제
  • 이슈아이에서 가끔가다 정치적 분석기사를 가져오는데 정말 맘에 들지 않습니다.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몰락에 대해 지금 조중동이 하는 짓처럼 열우당은 짓밟고 노무현만은 분리해서 보호하려는 기조를 이슈아이 분석 기사들에서도 묻어 있음을 자주 봅니다.

    이슈아이는 몰라도 대자보는 그런 식의 정치 비평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이건 개혁.진보세력에 대한 진보언론의 또다른 무능과 배신입니다. 노무현의 그간 더러운 배신도 모자라 아직도 노무현만은 두루뭉술하게 비켜가려는 이런 비평 정말 역겹습니다.

    이번 열린우리당의 참패가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 등 친노세력들이 당정분리로 관여하지 않았으니 '건제할수 있다'는 뉘앙스의 분석 자체가 조중동의 시각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열린우리당 몰락의 제1차적 책임이 노 대통령의 무능한 국정운영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상황에서 '건제'를 들먹이다니요?

    지금 개혁.진보세력의 몰락에 가까운 참패의 가장 큰 책임은 누가 뭐라해도 노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이미 노 정권은 대통령이 앞장서서 모든 정책을 한나라당이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한 것들만 골라 무소의 뿔처럼 광기를 부리고 있는 판에, 개혁.진보진영이 모두 달려들어 노 정권 선택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노 대통령을 당장 끌어내려도 시원치 않을 판에, 노 대통령을 비켜가는 정치적 비평을 대자보에서 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저질 노빠 수준의 정치 비평을 하려거든 차라리 가져오지 마십시요.

    지금은 정말 사태 파악 제대로 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노 대통령을 정면으로 밟아버려야 할 때입니다.

    아직도 노 대통령이 이쪽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정신 나간' 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