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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언론의 노무현 찬양, '3류 최루영화'
[각골명심의 길거리칼럼] 영악한 언론, 우직한 언론, 그리고 진보의 가치
 
각골명심   기사입력  2009/05/27 [21:34]
"사회 속에서 신뢰집단의 역할을 해야 할 곳이 바로 언론입니다. 언론은 진실과 비판을 본령으로 합니다. 진실은 사실의 창조적 구성이며 이런 창조는 당대 사회의 과제를 중심에 둔 비판적 기능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비판은 기존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우직한 실천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언론기관이 먼저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에 충실해야 사회 일반의 신뢰를 받는 신뢰 집단이 될 수 있습니다.

신뢰 집단은 소통의 중심이며 이항대립의 극단적 갈등을 지양하는 주체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신뢰는 사회성의 핵심이며 그 자체가 가치입니다. ....((중략))..... 언론은 사실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사실을 진실로 창조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진실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캐물어야 합니다. 사회를 우직하게 읽고 그래서 조금씩 바꿔내는 비판적 기능을 가지고 사실을 새롭게 선택하고 구성하고 조직하여 진실을 창조해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아야 합니다." <신영복 / 대립과 갈등의 시대, 진정한 소통을 위하여>

염치(廉恥)
 
인간적인 품위를 지키고 산다는건 정말이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인가 보다. 특히 '모든 길'이 '상식'으로 통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자본'으로 통하고 있는 이 물신주의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기에 '품위'까지는 몰라도 적어도 마지막 남은 '염치'만이라도 지키고 살자고 너도 나도 정의니 상식이니 그동안 입버릇처럼 떠벌려 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떤 '주검'을 앞에 두고는 경박하게 그 면전에서 '공과'부터 함부로 까발리지 않음으로서 최소한의 인간적 도의는 다하고자 모두들 침묵을 택한 것이리라.
 
소위 진보진영의 대표적 논객들이라는 진중권의 '인간 노무현과 그의 정책은 별개'(5월25일 <레디앙> 기사)의 '인간 노무현과 정치인 노무현'(5월26일 <레디앙> 기사)등의 글은 이런 고민이 함께 내재한 가운데 어렵게 씌어졌기에 여러 곳에서 그 고심의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말이다. 대표적 진보언론이라는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리포트'(5월25일 <오마이뉴스> 기사)는 어떠한가. 최소한의 '팩트'와 '추론'조차 엄격히 구별해내지 못하고 논리의 비약투성이인 그의 글들이 연일 버젓이 '기사' 그것도 '탑기사'라며 지면의 꼭대기를 장식하고 있는 걸 보고는 차마 그 불편한 마음까지 숨기진 못하겠다.
 
오연호의 노무현 리포트는 '추리소설'
 
이거야 원.. 매우 사실적으로 잘 쓴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나 '기사'?라고 하기엔 뭔가 무리가 있어 보이니 말이다. 비록 나 자신 역시 현 집권세력과는 조금도 궁합이 맞지 않는 불편한 관계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누구든지 무조건 정치검찰 까고 나아가 MB 깐다고 해서 반사적으로 박수치고 좋아하며 한풀이 하기 위해 신문기사를 읽는 건 아닐 것이다. 
 
▲    © <오마이뉴스>

내가 보기에 요즘들어 특히 일부 진보언론들의 정신 빠진 이런 기회주의적 행태는 참으로 '염치없는 짓'으로 밖엔 안 보인다. 어제 '진보연대'의 오종렬 상임고문이 봉하마을 가서 '노무현 민중후보' 운운하며 한참 오바한 것쯤이야 자기 얼굴에 침 뱉기한 해프닝쯤으로 봐줄 수 있지만, 언론이 이러면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기자 오연호'이기 이전에 시민언론이라는 오마이뉴스 대표 자리에 기자 스쿨까지 운영하며 미래의 진보언론인들까지 양성하고 있는 '오연호'라는 이름과 그의 글은 곧 그 상징성만으로도 오마이뉴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 '정체성'까지를 함께 연관지어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생각엔 말이다. 진보언론이 '수익구조' 운운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망각하고 자본과 타협하며 시장에 좌판을 까는 순간, 사실상 그 언론은 더 이상의 '진보'라는 생명력을 이미 상실했다고 봐도 거의 무방할 것 같다는 비관적 생각마저 든다.
 
보자. 단지 시장의 논리만 남아 '경쟁과 지배', '수익과 독과점', '권력과 왜곡'이 일상화된 저 '조선일보'를 보라. 그렇기에 묻고 싶다. 이것이 결국 오마이가 '진보의 가치'를 앞세워 궁극적으로 도달코자 했던 지향점이었나?
 
(지면상 구체적이고 세세한 반증은 모두 생략하겠지만) 2002 대선에서 노무현을 앞세울 때도 그랬고 지난번 대선에서 문국현을 앞세울 때도 그랬고 이제 다시 미처 식기도 전인 죽은 노무현의 시체를 앞세워 '3류 최루영화'를 찍고 있는 그대들이 정말 진보언론이 맞긴 맞는가? 혹 번번이 '개혁장사치'들 앞세우더니 어느새 그보다 뺨치는 장돌뱅이들 다 된 건 아니던가?
 
노무현 시대의 '그늘' 망각, 이성 잃은 보도 
 
물론 고인의 장례 후 좀더 냉정한 그에 대한 평가가 언론을 비롯한 사회 일각에서 분명 재조명되겠지만, 아무리 그가 예기치 못한 불행한 사태를 맞아 감정 풍부하기론 둘째 가라면 섭섭해 할 한국인들에게 있어 동정의 여지가 차고 넘친다 할지언정, 사실 민중의 입장에서 볼 때 그의 시대가 던져준 짙은 그늘 또한 만만치 않음이 분명할진데 소위 진보언론이란 명패 달고 마지막 이성은 잃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말이다.
 
광고로 팝업창을 도배하든 대안학교를 세우든 잡지를 팔며 여행사를 운영하든 별로 도와주지도 못하는 일개 독자의 입장에서 너무 함부로 말한다고 해도 할 수 없다. 한겨레 또한 더 하면 더 했지 조금도 덜 하지 않다고 억울한 심정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애정'과 '혐오'는 단지 종이 한 장 차이란 말이 있듯이, 그래도 여전히 애정이 있기에 여기서 블러그질도 하고 시민기잡네 가끔씩 어쭙잖은 기사도 올리고 이런 쓴소리도 여과 없이 올린다고 부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또한 이러한 비판이 혹 모두 불편부당하다거나 단지 편협한 나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부디 납득할 만한 충분한 해명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아무리 이러저러 천박한 자본의 세상이라지만 그나마 마지막 남은 염치(廉恥)마저 버리고 나면 정말 진보진영에 이제 남을 건 막장밖에는 없을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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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5/27 [21:3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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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 2009/06/01 [10:58] 수정 | 삭제
  • 머 따뜻한 마음을 가져? 노무현 정권이 죽인 노동자 농민이 몇명인데 그것만 생각하면 화가 치미는 사람들한테 따뜻한 마음을 가져? ㅋㅋㅋ
  • ㅋㅋㅋ 2009/06/01 [10:58] 수정 | 삭제
  • 지들 반대편에 서있으면 다 한나라당으로 보일수밖에 ㅋㅋㅋ
    노빠들 저능한 대가리를 어찌할꼬 ㅋㅋㅋ
  • 래스 2009/05/30 [20:55] 수정 | 삭제
  • 여기 있는 인간들과 수구꼴통들은 같은 부류의 인간들로 보이는군.. 강팍하고 심성들이 모질어 보이는 게.. 무슨 차이가 있지? 한 쪽은 보수, 한 쪽은 진보? 먼저 따뜻한 마음을 가지세요
  • .. 2009/05/29 [17:19] 수정 | 삭제

  • 잘 읽었습니다.


    신문들 보고 있으면 이쪽이거나 저쪽을 택하는 모습인데
    물론 여기에 한쪽이 옳거나 또는 적어도 공정하고 깊이 있거나 하다면
    모르겠는데 너무 감정으로 흐르는 것이 그렇네요.

    감정으로 흐르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감정으로 흐르는 것을 보도하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물론 이 다양함에 대해서 쓸 수 있지만 어쨋든 지금 이 다양함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게 아니니 그냥 넘어갈께요.)시선과 관점과 길고 넓은 시야에서 씌여진 것들이라기 보다는 무슨 운동경기도 아니고 현장 중계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할지요.

    그러니 그져 보이는 것들을 쓰는 것이 무슨 뉴스인양 하는 것 같고 또 거기에서 다른 뉴스 보내거나 의견을 쓰는 것이 자기 검열에서 소외되거나 욕먹을까봐서 서둘러 황급히 거들고 나서는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즉 눈물 흘리고 슬퍼하는 것, 당연히 인간이기에 할 수 있고 해야 하는데,

    눈물 흘리고 싶어도 흘릴 수 없는 사람들이 있을터인데 이런 이들에게도 마치 슬퍼해야만 한다고 강요하는 듯한 아니 그런 분위기만을 전하는 뉴스들.

    하루 하루 고단하게 아니 밥 한끼를 자식들 먹여 살릴 밥한끼 때문에 비루하고 고단하게 하루 하루 살아가는 이들, 눈물흘리고 싶어도 흘려서는 안되는 이들에게 이렇게 눈물 흘려야 하고 마치 우리의 영웅이 억울하게 죽어갔으니 슬퍼해야 한다고 하는 듯한 보도들은 오히려 한편으론 경박하게 행동하라거나 또는 이들 중 오히려 슬프지도 않으면서 슬픈척하는 이들 처럼 그렇게 허위나 위선을 떨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자꾸 생각하게 하네요.



    조금 차분하고 진지하게 정말 용기있게 그러나 깊이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쓰는 소신있고 정직하며 그런 인간적인 적어도 그렇게 느껴지는 글들이 많아지기를 바라기보다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평범한 이들의 감정이나 느낌을 배달하는 배달꾼만이 아니라 적어도 깊이 있고 적절하고 공정하며 올바르게 보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것도 기자들의 일이라 생각되는데 이런 것은 옛말이거나 다른 나라 기자들의 이야기인지요..


  • 각골명심 2009/05/29 [02:36] 수정 | 삭제
  • 정체성님/ 이 글은 '진보언론의 정체성'에 촛점을 맞춘 글입니다. 뭔가 오해가 있으신듯....
  • 정체성 2009/05/28 [07:42] 수정 | 삭제
  • 정체성으로 너무 삶의 의미를 가를려고 하지 마세요. 죽는 날까지 나의 정체는 무엇인가 자문해보세요. 아마 그것은 당파성이고 변화의 다른 이름일 것입니다. 당신이 그럼에도 정체성에 목매야 행복하다면 당신이 정말 부럽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나는 그저 지금 이 순간 나의 감정에 충실하고 죽을 때 까지 그 감정을 파먹고 살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입니다. 아마 이것도 당신이 말하는 정체성과 그다지 큰 차이가 없는 행복의 다른 이름일 것입니다.
    이 세상에 어떠한 허위의식도 허위인 것은 아닙니다.
    허위라도 굳건하게 지키고 살면 그나마 그것이 천국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 맞어 2009/05/28 [00:03] 수정 | 삭제
  • 좋은 글입니다.
  • 안일규 2009/05/27 [23:44] 수정 | 삭제
  • 그동안 반노, 비노 표방하며 때리던 시절은 어디가고 찬양해서 추모수혜를 보려고 달려드는 거 보면... , 은 문제있는 언론임을 확실히 검증했음.

    노무현이 대통령 이전에 노력했던 것들을 인정하고 그에 대해 추모하면 된다. 구지 한미FTA, 비정규직 악법 등을 덮어주면서까지 추모에 찬양을 섞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지금 노무현 찬양한다는 건 노무현 시절 죽어간 수많은 노동열사들과 서민들에게 돌을 던지는 거지...
  • 하하하 2009/05/27 [22:43] 수정 | 삭제
  • 역시 대자보, 이런 좋은 기사 읽을려고 대자보에 들리는 것이다.
    간사한 사이비 "기자"들이 입신양명할려고 올리는 기사는 삭제하길 바란다.

    각골명심님, 여전하시군요.
    감사합니다, 간사한 "기자"들에게 정문일침이 될 좋은 글입니다.

    대자보 편집부에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