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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옥천에서 제2차 이문열돕기운동이 열려
금시조 제막식과 풍장 등 다채로운 행사로 마무리
 
편집부   기사입력  2002/02/25 [22:42]
{IMAGE2_LEFT}오는 3월 1일 충북 옥천읍에서 제2차 이문열돕기운동 마무리 행사가 벌어진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 11월 9일부터 서울  경기, 울산, 마산, 광주, 원주 등 전국 각지의 지역본부 관계자들과 그동안 모은 이문열씨의 책 1200여 권을 모두 모아 옥천에서 제2차 이문열돕기운동의 마무리 및 후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옥천 야적장에 쌓여져 눈을 맞고 있는 이문열씨의 책들 :  물총닷컴 제공)

아울러 이날 행사에는 옥천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 이수자인 김용목씨(40세, 울산 거주)에 의해 ‘금시조’ 제막식 및 이문열씨의 책을 매다는 풍장(風葬) 행사 등 성대하고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함께 열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많은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번 행사는 사실 지난해 11월 3일 제1차 이문열돕기운동본부가 마감되었을 때, 이문열씨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100일 후 대응하겠다’는 발언을 하자 이에 격분한 김계명(45세 충북 옥천읍 응천리)씨가 안티조선 물총(http://mulchong.com/)에 ‘사과와 반성’없는 이문열씨가 사과하고 반성하는 그날까지 책반납운동을 전개하자는 호소문을 올리고, 인물과 사상 독자모임(www.inmul.co.kr), 안티조선 우리모두(www.urimodu.com) 등의 네티즌들이 호응하여 11월 9일부터 개시되었다.


지난 해 11월 3일 이천 부악문원 앞에서 거행된 제1차 이문열돕기운동 사진 : 대자보 자료사진

이 운동이 더욱 촉발된 것은 지난해 12월 19일 부산 영광도서 독서토론회에서의 “안티조선 세력은 친북세력이며, 안티조선의 원조는 북한으로 본다”는 발언. 이 발언 이후 책반환운동은 급물살을 타서 수백권의 책들이 일시에 몰렸고 대구경북, 부산울산, 마산, 원주, 광주, 원주 등의 지역본부까지 결성되었다. 아울러 민언련과 인물과 사상 독자모임, 안티조선 우리모두 등 언론시민단체는 이문열씨의 발언에 대해 2월 11일까지 ‘공식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공식사과가 없을 경우 형사고발 하겠다고 하였는데, 현재까지 공식사과가 없어 지난 2월 18일 고소장을 접수하였다.

[관련기사] 불화와 선동만 담긴 '술단지와 잔'을 치우며, 대자보 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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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이문열씨는 ‘100일 대응’ 시점인 지난 2월 1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지난해 나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불행한 논의의 연장이나 새로운 시작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초심(初心)'으로의 귀향"을 선언했다. 대(對)사회 발언을 절제하는 대신 자기 충족적인 문학의 심연으로 몰입하겠다“([인터뷰] '책 장례식' 이후 100일 침묵 깬 이문열씨, 중앙일보, 2002.2.18)고 하였다. 그러나 뒤이어 가진 어느 인터넷 매체에서의 인터뷰에서는 책반환운동에 대해 “그들이 지속적이고 반성없는 범죄행위를 계속한다면 시효가 아직 남아있으니까 때를 보아 문제를 제기”한다는 등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삼일절 책반환 행사 및 퍼포먼스에 대해 어떤 대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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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금까지 제2차 이문열돕기운동을 주도해온 오한흥 집행위원장(옥천신문 편집국장)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각 지역별 책 수거행사는 마무리짓고, 이후 옥천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책반환운동을 벌여나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동안 제2차 이문열돕기운동본부에서 수거한 이문열씨의 책은 서울경기지역 263권을 비롯  부산울산, 대구경북, 마산영남, 호남광주, 강원원주 등 6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총 1200여 권에 연인원 215명이 참가하였다.

다음은 이번 제2차 이문열돕기운동본부에 금시조 제막식 및 풍장행사를 주도하는 김용목씨와의 인터뷰임

대 :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된 배경은?
김 : 지난 1차운동 때는 일본에서 공연참가등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홍위병 발언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문열씨가 사과하지않고 오히려 고향이 전라도가 아니냐는둥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을 보았고 특히 조선일보같은 신문들이 순수한 책반환운동을 왜곡하는 것을 보고 참여하게 되었다.

대 : 옥천에서 금시조 제막식 및 풍장 등의 퍼포먼스를 준비한다는데, 어떤 내용들인가?
김 : 이문열씨의 작품 중 금시조가 있다. 그 금시조를 형상화하여 3.5m X 6m의 거대한 가루라(전설 속의 새. 이름하여 이문열의 금시조)를 만들고, 거기에 이문열씨의 ‘책’들을 매달아 장례지내는 풍장식을 거행할 것이다. 거기에 이문열씨와 조선일보 등이 분단을 고착하고 화해를 방해하는 것을 퍼포먼스로 보여주고자 한다.

대 : 왜 금시조인가?
김 : 금시조는 개인적으로 문학적 성취가 높았던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문열씨의 금시조를 이제 다시 읽어보면 문학적이든 사상적이든 한쪽 날개 밖에 없는 새(작품)가 아니었나한다. 리영희 선생님이 얘기했듯이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하였는데, 이문열씨 자신의 금시조는 한쪽 ‘날개’로만 난 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금시조를 통해 거꾸로 ‘위대한 국민작가’라는 이문열씨의 추락의 원인을 조명해 보고자 한 것이다.

대 :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행사안내를 보면, ‘금시조’를 읽지 않고서는 행사에 참가하지 말라는 등 이문열씨의 독자임을 밝혔는데...
김 : 그렇다. 젊었을 적 이문열씨의 소설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그러나 그의 작품 전부를 관통하는 것은 패배주의와 회의주의 였다. 예를들어 ‘금시조’에 주인공의 아버지가 젊었을 적 항일을 하러 중국 상하이에 간다고 하였을 때, (이문열은) 아버지 친구의 입을 빌어 ‘상해 임시정부의 작자들이 싸움이나 하는 분열주의자들이 모인 곳’이라 하면서 ‘그런 곳에 뭐하러 가느냐’라는 식으로 임시정부를 비하하였다. 또한 '칼레파 타 칼라'를 보면 아놀드 토인비의 말을 빌어 '좋은일은 실현되기 어렵다' 라고 얘기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문학의 영향이란것이 지대한 것이어서 그의 작품 곳곳에 드러나는 ‘패배주의’는 젊은 시절 나의 의욕을 꺽기도 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이상 그의 해악에 대해 방관할 수 없어 나선 것이다. 아울러 책반환운동에 나서는 사람들을 ‘독자를 일일이 선택할 수 없다’ 혹은 ‘나의 독자가 아닐 것이다’라고 오도하는 것을 막고, 그리고 책반환 행사가 단순한 이문열씨에 대한 불만과 항의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내 스스로 그의 독자였음을 밝힌 것이다.

대 : 금시조 제막식이나 풍장 행사를 보면 규모와 비용이 만만치 않다. 왜 나서게 되었나?
김 : 책반환운동은 사실 문화행사이다. 작가에게 경종을 울린다는 의미에서 단순한 책반환도 의의가 있지만, 사실은 문단이나 평론가가 나서야 할 일이다. 그런데 그들이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나라도 나선 것이다. 아울러 책반환에 맞는 문화행사가 있어야만 이번 운동의 의의나 정신이 덜 ‘훼손’되거나 ‘폄하’될 것이다.

대 : 이번 운동의 의의나 정신이 덜 ‘훼손’되거나 ‘폄하’될거라는 말은?
김 : 지난 1차때도 이문열씨의 문학적 사망을 상징하는 퍼포먼쓰를 두고 ‘상여’라든지 충돌이라든지 등으로 멋대로 작문을 하는, 아니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덧칠을 아끼지 않았던 조중동을 생각해봐라. 이번 2차때는 어떤 식으로 작문을 할지 모르겠지만, 작가자신의 작품을 다시 되돌려주는, 그래서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하는  이 취지가 일부 무식한 기자들에게 폄하당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이며 취재를 할 기자는 꼭 금시조를 읽고 와서 행사의 본뜻을 왜곡시키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책을 새로 사지는 말고..(웃음) 빌려서 읽고 가지고 와서 반환하기 바란다)

대 :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텐데... 행사까지 나선 이유는?
김 : 많이 든다. 나는 사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은 있지만 실제 움직이기란 그렇게 쉽지가 않다. 그러나 이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봐라... 별것도 없는 것들이...'라며 이운동 자체가 우스꽝스러워 지지 않겠는가. 이번 일을 통해 ‘이기는 편이, 힘센 편이 우리 편이 아니고, 옳은 편이 우리 편’이라는 것과 이문열씨가 산술적 계산으로 얘기하는 그 다수는 항상 옳은가,  반환된 책의 숫자가 중요한가, 그리고 이문열씨에게 자기점검 좀 하고 제발 부끄러움을 알라고 말하고 싶고 문학이라는 허울로 사람 좀 협박하지 말고 욕하지 말고 권세부리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어서 나섰다.
          
* 이번 제2차 반환운동에 퍼포먼스를 담당할 김용목씨는 현재 울산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안티조선 우리모두에서 ‘동해남부’라는 아이디로 활동하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 이수자로 전통무용가이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초청공연을 갖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행사안내 : 제2차 이문열돕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오한흥 011-461-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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