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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과 함께 시작된 이명박과 박근혜의 대결
박근혜 '지지율 열세 만회 대반격', 이명박 '상승세 지속 맞불'
 
이희진   기사입력  2006/11/06 [09:08]
최근 한나라당 두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오랫동안 엎치락뒤치락하던 대선후보 지지율 경쟁에서 이명박 전 시장의 우세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2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34.1%로, 22.6%의 박근혜 전 대표를 11.5% 포인트 앞섰다.

이 전 시장이 처음으로 10%포인트가 넘는 큰 격차로 박 전 대표를 따돌린 결과에 세인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이 또한 일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과연 한 주 뒤(10월 19일 발표) 조사에서 두 사람 간 격차가 6.7%포인트로 좁혀졌다.

그러나 이후 잇따른 두 차례의 주 단위 조사에서 격차는 각각 11.5%(10월 26일)와 11%(11월 3일)로 다시 크게 벌어졌다.

다른 전문기관들의 최근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이어지면서 10%포인트가 넘는 지지율 격차 현상은 고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은 "내년 대선까지 1년이 넘게 남은 시점에서 지지율은 단지 참고사항에 불과하다"며 겉으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민심의 흐름이 당내에까지 큰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으로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가 절대 우위에 있던 대의원 지지도에서도 이 전 시장이 오차범위 내로 바짝 따라붙은 것이다.

이 같은 추세에 제동을 걸지 않을 경우, 이른바 '이명박 대세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이달과 다음달에 걸쳐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서기로 했다.

'지지율 격차가 커진 것은 그동안 이 전 시장이 선거운동을 방불케하는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한 반면, 박 전 대표는 지난 6월 대표직 퇴임 이후 줄곧 이를 자제해왔기 때문'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2일 성황리에 끝난 서초포럼 강연으로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박 전 대표는 앞으로 공개강연과 언론인터뷰, 지역순방 등 강행군을 펼치며 국가 지도자의 면모를 국민들에게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5일 전북 익산의 한센병환자 정착촌을 방문한 박 전 대표는 6일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강연 활동을 벌이고, 7일은 인터넷언론사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이명박 전 시장 측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이명박 전 시장 측은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율 상승은 경륜과 경험, 정책과 비전 등 이 시장의 강점을 오랫동안 관찰해 온 국민들의 선택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대선정국이 무르익고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국가 최고지도자로 이 시장의 강점이 더욱 부각되면서 지지율 역시 꾸준하게 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선거불패' 신화가 웅변하듯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박 전 대표의 대중정치 활동이 당내 대선후보 경선 구도에 어떤 파장을 몰고올 지 이 전 시장 측은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시장의 한 핵심 측근은 "올 연말 두 달 동안 진행될 박 전 대표의 본격적인 대권행보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분명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전 시장 측 역시 박 전 대표의 '지지율 끌어올리기' 전략에 맞서,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시장은 경부내륙운하 건설과 더불어 사실상 대선공약이나 다름없는 과학비즈니스도시 건설 구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오는 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이 달과 다음달 치열하게 전개될 이명박ㆍ박근혜 양 진영 간 대회전의 결과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쟁 판도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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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11/06 [09:0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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