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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터키전훈 상대팀 선택 실효성 없었다
[김병윤의 축구병법]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는 현재 진행형, 시간은 없다
 
김병윤   기사입력  2018/02/04 [12:19]

실효성 의문 제기된 평가전

 

신태용호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대비하여 터키에서 전지훈련(1.22~2.4) 중 가진 몰도바(1-0), 자메이카(2-2)에 이어 마지막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전지훈련을 마무리했다. 이는 객관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지만 상대팀 선수 구성과 경기 내용을 보면 결코 만족스러울 수 없는 결과다. 우선 몰도바는 세계 축구에서 그 존재 유무를 떠나 급조된 팀이었고, 자메이카는 2진 성격의 팀이었으며 라트비아 역시 단지 한국과의 평가전을 위하여 구성된 20대 초반의 팀이었다. 이점을 직시할 때 과연 이번 신태용호의 평가전에 대한 실효성이 무엇이었던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물론 과정과 선수 실험이라는 명분은 존재한다. 하지만 3경기를 통하여 기존의 김신욱(31.전북 현대), 이근호(33.강원 FC), 이재성(26.전북 현대)을 제외하고, 러시아행 비행기에 탑승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는 몰도바와의 첫 경기에서 부상 회복 후 돋보인 활약을 펼친 김민재(22.전북 현대) 외에 두드러진 신예 선수는 없었다. 평가전은 말 그대로 평가전의 의미를 갖지만 그 의미속에 선수와 팀의 장단점을 좀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상대팀 선택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신태용호의 이번 평가전 3개국 중 1개국 정도는 러시아 FIFA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는, 최정예 멤버로 구성된 국가와의 대전은 바람직했고 이로인한 실효성도 거둘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   

 

약팀과의 대전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팀 전술과 함께 득점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태용호도 그 예외는 아니어서 3차례 평가전에서 무패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플랜B 김신욱 카드 외에 전술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출범 후 계속 제기되어 온 문제점을 되풀이 하는데 그쳤다. 신태용호의 이번 터키 전지훈련 참가 선수는 기성용(29.스완지 시티), 손흥민(26.토트넘), 권창훈(24.디종) 유럽파와 염기훈(35.수원 삼성) 등 국내파가 빠져 전력이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참가한 선수들 다수가 주전급으로 분류된 선수다. 그렇다면 사실 러시아 FIFA월드컵 본선에 출전할 전력과 아주 크게 다르지 않다.  

 

변화가 없는 정체의 심각성

 

특히 김진수(26.전북 현대), 장현수(27.FC 도쿄), 윤영선(30.상주 상무), 최철순(31.전북 현대)이 구축한 포백은 정우영(29.빗셀 고배)과 함께 곧 FIFA 러시아 월드컵을 대신할 최정예 수비 조합과 다름이 없었다. 그럼에도 2진 성격의 자메이카에게 2실점을 허용했다는 사실은 FIFA 러시아 월드컵을 불과 4개월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실로 우려스럽다. 신태용호에 대한 수비 불안은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부터 이어져온 고질적인 문제다. 그럼에도 변화없이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는 사실은 혹시 선수 능력과 훈련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심리적인 문제가 존재하지는 않는지 한번쯤 되새겨 볼 일이다. 

 

축구는 실수의 연속인 스포츠다. 이에 때로는 실수로 승.패가 엇갈리기도 한다. 이에 누가 얼마나 실수를 줄이는 가가 축구의 또 다른 핵심 포인트다. 그 중 수비수의 개인적 실수는 실점과 직결될 수 있어 개인적으로 갖게되는 심리적 압박감은 물론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 어떤 포지션 선수들보다 볼 처리의 안정성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이점에 자메이카와의 대전에서 헤더 실수로 선취골을 허용한 점과 동점골 과정 시, 중앙 수비의 '모세의 기적' 같은 수비 장면은 신태용호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다.  

 

신태용호가 FIFA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몰도바, 자메이카, 라트비아와는 비교가 되지않는 스웨덴,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하여 실점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신태용호 수비력으로는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적의 수비라인 조합을 구성한 후 개인의 수비력을 향상시키는 가운데 이를 바탕으로 눈빛만 봐도 상호간 호홉이 일치하는 조직력을 갖춰, 커버플레이와 같은 플레이가 원활히 이루어지며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여기에 강한 투쟁심까지 갖춘다면 비로서 신태용호는 수비불안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수비 안정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 이는 수비 강화는 다른 포지션과 달리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시급성으로 받아들여 진다.

 

신태용호는 몰도바, 자메이카,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모두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경기내용과 결과는 압도적이지 않았다. 먼저 팀 조직력도 아직까지 미흡하여 공격의 다양성과 함께 부분적인 세밀한 플레이가 엿보이지 않아 몰도바와 라트비아전에서는 답답함까지 안겨주며 각 각 1득점에 그쳤고, 자메이카전에서는 20개가 넘는 슈팅을 시도하고도 2득점에 만족해야 하는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득점은 측면 공격에 의한 크로스와 상대 문전 앞에서의 패스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상대 문전 앞에서의 과감한 개인 돌파와 중.장거리 슈팅 그리고 선수 개인의 슈팅 타이밍 여하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득점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신태용호는 득점은 오직 측면 공격에 의한 크로스와 상대 문전 앞에서의 패스만으로 얻어질 수 있다는 듯 이를 고집하는 플레이와 더불어 선수들의 슈팅 타이밍 미흡으로 골 결정력 부족을 증대시켰다. 

 

신태용호는 아직까지 강팀이 아니다. 흔히 강팀에게 볼 수 있는 가장 뚜렷한 점은 바로 팀 특성을 살린 축구 즉, 색깔이 뚜렷하다는 것과 경기에 기복이 없다는 점이다. 우선 팀 색깔이 뚜렷하면 모든 플레이에 효율성이 증대되어 내용과 결과도 만족스러울 수 있다는 것은 축구의 진리에 속한다. 다시말하면 자메이카와의 대전에서와 같이 중앙수비의 '모세의 기적' 같은 허점이 드러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경기에서 각 포지션간 간격이 콤팩트하게 유지되지 않는다면 전체적인 팀 밸런스 유지에 의한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를 구사할 수 없어 어렵게 공격하고 상대에게 쉽게 공격을 허용하는 상황을 되풀이 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플레이는 선수들의 체력소모를 가중시켜 활동양과 압박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신태용호가 자메이카와의 대전에서 공수 전환 미흡까지 노출하며 실점을 허용하게 된것도 결코 이와 무관치 않다. 현대축구에서 전방 압박의 효과성 여부와 미드필드 압박 여하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된다고 할 만큼 전방 압박과 미드필드 압박은 매우 중요하다. 첫 경기 몰도바와 마지막 라트비아전은 일방적인 경기를 펼쳐 전방 압박과 미드필드 압박에 대한 부분을 논할 수 없지만 자메이카와의 대전에서 전방 압박은 시간이 지나면서 집중력까지 떨어지며 효과적이지 못했고, 미드필드에서의 압박도 더블보란치 정우영(29.빗셀 고베)과 손준호(26.전북 현대)의 활동양 저하로 약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굳이 더블 보란치가 갖춰야할 공격 빌드업과 대인방어 능력을 논하기 이전에 활동량이 떨어져, 공격은 물론 중앙 수비의 불안을 가중시키며 급기야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은 실로 엄중한 실책이 아닐 수 없다. 

 

김신욱 패턴과 공격 극대화 옵션

 

분명 더블보란치 조합은 공격과 수비라는 각자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 구성이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다. 하지만 한국축구 현실에서 이 같은 보란치 능력을 갖춘 선수 조합 구성은 힘들다. 그러나 활동량까지 떨어지는 더블 보란치라면 이로 인하여 공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여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게 나타난다. 이번 몰도바, 자메이카, 라트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신태용호가 거둔 최대의 성과라면 그것은 플랜B 김신욱 카드에 의한 패턴 플레이다. 김신욱은3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가치 필요성과 팀에게는 확실한 득점 방정식을 제시해 줬다. 그렇지만 상대는 FIFA랭킹 166위 몰도바와 131위 라트비아였으며 55위였던 자메이카도 2진 성격의 약체 팀이었다.

 

이런 팀들이 FIFA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맞상대할 스웨덴, 멕시코, 독일의 가상 상대일 수는 없다. 선수들의 기량부터 팀 전력, 경기 스타일, 신체적 조건 등등 모든면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김신욱의 공격 패턴플레이가 빛을 발했다고 스웨덴, 멕시코, 독일전에 확실한 득점 방정식이 성립 될것이라는 예측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 따라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몇가지 공격 패턴 플레이를 준비하여 공격의 강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곧 공격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의 대전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희망의 조건은 강팀 변화

 

신태용호는 출범 후 라트비아전까지 총 12경기를 치러 8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경기 결과에 대하여서는 만족스러움을 보여주고 있지만, 12경기에서 14실점을 허용 경기당 1.2골을 실점했다. 분명 러시아 FIFA월드컵 본선에서 만나게 될 스웨덴, 멕시코, 독일은 모두 한국보다 강하다. 신태용호는 아직 가진것 보다 가져야할 것이 더 많은 미완성의 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래서 미완성을 완결체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의 문제점 개선을 위한 노력은 기본이고, 이와 더불어 감독과 선수들의 축구에 대한 지향점이 공통 분모를 이뤄야 한다. 거기에는 감독은 팀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자신의 구상을 선수들에게 명확히 제시하고 선수는 이에 무엇을? 어떻게? 할것인가 스스로 느끼고 이해력을 갖는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팀의 발전이 성취될 수 있다. 신태용호의 FIFA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로드맵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그 로드맵의 끝은 이제 4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다. 진정 다음달 유럽파 포함 최정예 멤버가 모여 갖는 북아일랜드(3월24일), 폴란드(3월28일) 그리고  5월 1번 6월 1~2번 등 총 5번 정도의 평가전에서, 그동안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여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FIFA 러시아 월드컵에 희망을 갖기 힘든 신태용호다.

신태용호 터키전훈 과정과 실험 실효성이 없었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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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04 [12:1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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