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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의 ‘최우수선수상’ 선정은 명백한 반칙
[비평] FA컵 최우수선수에 결승골 넣은 송정현 제끼고 김치우 밀어줘
 
서태영   기사입력  2007/12/03 [08:45]
FA(축구협회)컵은 한국 성인축구의 최정상을 가리는 클럽간 축구대회이다.

지난 일요일 포항-전남의 결승전을 보면서 대구에프시가 결승에 진출한 줄 알았다! 한때 대구에프시 공격 주축이었던 송정현-이상일-산드로가 포항 골대 주변에 포진해 있는 게 아닌가. 송정현은 전남의 주장 완장을 차고 있었다. 포항 형제 끼리 맞붙은 FA컵 결승전은 결국 송정현(2골)과 산드로(1골)가 3골을 합작한 전남의 우승으로 마무리되었다. 포항제철 축구단 포항과 전남은 사이좋게 연맹컵과 협회컵을 나눠가짐으로써 한국축구의 철옹성으로 우뚝 섰다. 

 
▲2007년 FA컵 결승전에서 도합 3골을 넣어 대활약을 펼친 송정현 선수. 그러나 축구협회의 이상한 선정으로 최우수선수상 수상은 실패했다.     ©전남 드래곤즈
송정현은 경기가 끝난 뒤, "새로운 역사를 세우게 돼 기쁘다. 오늘 아침 감독님이 어깨를 주물러 주면서 '너 오늘 한골 넣을거야. 잘해야 된다'하셨는데, 정말 넣게 됐다. 정규리그에서 성적이 안 좋았다. 우리는 베스트에서 한두명만 빠져도 전력이 금방 드러난다. 단기전의 경우 선수들이 잘 뭉치니까 오늘같은 실력으로 계속하면 우승도 문제없을 것 같다"(스포츠서울)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우승을 하면 논공행상이 따른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 기술국은 올해 FA컵 최우수선수에 김치우를 뽑았다. 축구전문지 플라마(www.eflamma.com)가 송정현에게 MVP 욕심이 없었느냐고 물었더니 대뜸 “당연히 있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후배가 MVP를 받아서 기분 나쁜 게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하고 싶다. 감독님께서 오시더니 올해는 협회에서 정하는 거라고 하더라. 이런 건 조금 잘못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결과로서 MVP를 선정해줬으면 하는데 너무 이름값으로 하다 보니까 속상하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팀 동료도 마찬가지일 것”
 
맞다. 허파 뒤집어질 일이다. 결승전에서 3골 넣은 송정현을 제치고 1골 넣은 선수에게 최우수선수상을 주는 것은 대한축구협회의 반칙이다. 송정현이 어떤 선수인가. 그는 1999년도에 전남에 입단하자마자 발목 수술로 경기를 뛰지 못했다. 몸이 안 좋아 축구장 밖에서 허송세월했다. 2003년 대구시민프로축구단이 만들어지면서 다시 잔디밭을 밟았다.
 
송정현은 축구인생 막장까지 갔다온 프로축구 9년차 선수다. 부인의 지극정성 내조덕으로 기사회생한 선수다. 축구장은 여전히 감동을 만들어낼 줄 모르는 난장판이다. 정몽준 회장 체제의 대한축구협회는 언제까지 부익부빈익빈의 분배놀음을 일삼을 것인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을 FA시장에 내놓고 싶은 심정이다.

결승골 2방을 2게임 연속으로 터뜨리고도 물을 먹은 송정현 선수에게 '잘했어', '힘내' 박수를 보낸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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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2/03 [08:4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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