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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평론, 김훈과 공지영 비평이 시작됐다
[문학이야기] 가을 문예계간지 김훈, 공지영 평론과 분석 줄이어
 
위지혜   기사입력  2007/09/18 [23:52]
한국문학이 ‘휘청’하는 속에서도 꿋꿋하게 100만 독자를 거느리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군림하고 있는 두 작가 있다. 바로 김훈과 공지영. 대중들로부터 집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이 두 작가가 유독 문단 내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는데, 그동안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들 작품에 대한 비평이 거의 전무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간혹 나오는 문단 평론이나 기획들은 그들의 대중영합주의적 글쓰기에 대한 비판이거나, 김훈, 혹은 공지영 신드롬을 분석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가을호 문예지들이 베스트셀러 작가 김훈과 공지영을 집중 조명했다.     © 컬처뉴스

그것에 대한 반성일까? 평단이 그들의 작품을 문학작품으로 두고 적극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번 가을호에서 계간 『창작과비평』과 『문학과 사회』는 물론 최근 창간된 『문학의 문학』에서 나란히 김훈의 평론을 실었는가 하면, 반년간지 『작가와 비평』은 이번 호에서 공지영의 신드롬에서부터 그의 최근 작품에 대한 비평까지 적극적으로 탐색했다. 김훈과 공지영에 대한 문단의 본격적인 비평이 시작된 것이다.
 
계간 『창작과 비평』에 실린 김영찬 문학평론가의 평론 「김훈 소설이 묻는 것과 묻지 않는 것」은 김훈 소설의 문제성에서부터 그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대중적지지 기반을 분석하고 작가의 소설세계가 가진 특징과 한계를 진단하고 있다. 
 
김영찬 평론가는 “김훈 문학의 문제성은 유달리 그의 소설이 각기 서로 다른 문학적 관점과 취향, 이데올로기가 투사되거나 그것을 반사하는 거울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면서 때문에 “김훈의 소설을 놓고 어느 쪽이 옳은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맥을 잘못 짚은 것”이며 “엇갈림 자체가 바로 김훈의 소설”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남한산성』을 위시한 김훈의 역사소설에 대한 폭넓은 대중적 지지가 “포스트 IMF 시대의 대중의 현실감 또는 정치적 무의식”과 결부되어 있으며, “그의 개성적인 소설세계 속에는 2000년대 문학의 행로를 짐작할 중요한 단서가 들어있다”고 진단했다. 
 
계간 『문학의 문학』에서는 장석주 문학평론가가 김훈의 『칼의 노래』와 『남한산성』을 중심으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분석하고 있다. 장석주 평론가는 「김훈 소설, 혹은 그 이마고 관하여」라는 글에서 작가가 ‘역사’를 불러 온 것은 “지금-여기의 얼크러진 현실의 대용물이자 임시방편이며, 차선책”이라며, 작품의 인물들을 통해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개별자가 감당하는 구체적인 허무”라고 말했다.
 
“김훈의 역사소설은 피를 뿌리며 무사의 도를 추구하는 무협도 아니요, 역사에 근거해서 작성하는 연의는 더더구나 아니다. 김훈은 다만 무와 협에 끼여 가위에 눌리거나 식은땀을 흘리는 개별자들의 사연과 곡절을 적는다.” - 장석주 「김훈 소설, 혹은 그 이마고에 관하여」 중에서
 
한편 반년간지 『작가와 비평』에는 ‘우리 시대의 상상력’이라는 기획으로 소설가 공지영을 집중 조명했다. 최강민 문학평론가는 「팜므파탈과 공주병의 화려한 만남」에서 공지영의 전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본질적 측면에서부터 공지영 신화를 가능하게 했던 요인에 대해  분석하고 있는데, 그는 “공지영의 신드롬은 적당한 고민과 적당한 오락을 욕망하는 중산층 여성 내지 독자들의 욕망에 기반”한다고 보았다.
 
또 양윤의 평론가와 장성규 평론가는 공지영이 2000년대에 발표한 소설을 중심으로 작가론을 펼치고 있는데 서로 다른 입장을 보여 흥미롭다. 양윤의 평론가는 「미완의 귀향과 벌거벗은 구원을 위하여」에서 공지영의 문학적 화두를 “상처투성이 인간이 행복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로 규정하면서 “작가의 최근작은 이런 문제의식에 대해 한층 성숙하고 넉넉해진 사유를 보여준다”고 긍정했다.
 
반면 장성규는 평론가는 「로빈슨 크루소의 ‘위험한’ 귀환」에서 공지영 소설에 대한 우려 섞인 비판적 시선을 던진다. 그는 “크루소의 항해는 자신의 ‘발견’이전에 고유한 형태로 존재하는 대륙을 야만의 공간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대륙에 살고 있는 낯선 존재를 철저히 ‘타자화’ 시킨다는 점에서 위험”한데, “공지영은 이러한 이중의 위험성을 지닌 로빈슨 크루소의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
 
한편 계간 『문학수첩』은 이번 가을호에서 ‘이 작가는 왜 읽히는가’라는 주로 김훈, 공지영에 대한 작가 분석을 담은 특집을 마련했다. 특집에는 김훈, 공지영 외에도 시인 류시화, 그리고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분석이 실렸다. 

* 본 기사는 민예총 컬처뉴스 (www.culturenews.net) 에서 제공했으며, 본문의 제목은 원제와 조금 다르게 편집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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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9/18 [23:5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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