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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홍보처는 5공 시절 공보처로 회귀하나”
언론노조, 국정홍보처장의 'PD수첩' 방영전 비난발언에 비판성명 내
 
임순혜   기사입력  2006/07/06 [13:10]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7월 4일 오후11시 5분에 방영된 MBC <PD수첩> '조작된 미래를 홍보하는 참여정부'에 대해, 방영하기도 전인 7월 4일 오전 정부 종합청사에서 국무회의 브리핑 직후 "요새 방송의 FTA 보도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며 6월 4일, KBS의 <KBS스페셜-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에서 멕시코의 경우를 방영한 것과 MBC <PD수첩> 방영에 대해 공정성을 잃은 편파방송이라고 비난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의 <PD수첩>에 대한 발언은 방송을 보기도 전에 '인터넷에 소개된 내용'만으로 판단하고, 발언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KBS에 대해서도 "지난 6월4일 KBS가 멕시코의 경우를 특집방송을 했는데, 다양한 상황을 균형 있게 보도하기보다 제작자의 정치적 관점이 과도하게 담겨진, 걸러지지 않은 방송을 했다"고 발언하였다고 한다.

국정홍보처장의 물의 발언에 앞서 국정홍보처가 운영 중인 '국정브리핑' 사이트가 인터뷰를 조작한 허위기사를 지난달 14일에 게재한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어, 그 충격은 더 하다.

▲ MBC 에서 한미FTA 관해 방영했다.     © MBC 제공

전국언론노조는 7월5일, 성명서 ‘FTA비판 탄압 - 5공 회귀인가, 공보처의 부활인가?’를 발표, 국정홍보처장의 발언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전국언론노조는 성명서에서 KBS <KBS스페셜>과 MBC <PD수첩>에 대해 “정부 대변인인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어제 국무회의 브리핑 직후 비공식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제작자의 정치적 관점을 과도하게 반영했으며, 이를 제대로 거르지 못하는 시스템에 근본문제가 있다.”, “국익차원에서 보도는 안 해도 최소한 공공성은 담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정도면 횡포에 가까운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인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또한 성명서는 “그나마 몇 안 되는 공영방송다운 프로그램에 대해 국정홍보처장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의구심, 횡포’ 운운하고 있다”며 “김창호 홍보처장은 월드컵 띄우기에 광분하는 우리 방송들이 과연 공영방송답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프로그램의 공공성,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면 사후에 정식으로 반론 제시나 정정보도를 요청하면 될 사안을 공영방송의 횡포라고 비난하는 것은 그야말로 공영방송에 대한 정부와 정권의 횡포”라고 주장하였다.

▲ 한국의 노동계와 시민단체 회원들은 한미FTA 1차 협상 때에 미국 워싱턴으로 가 한미FTA의 부당성을 알렸다.     © MBC 제공

성명서는 이어 “국정홍보처장의 발언을 단순한 항의성 코멘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최근에 국정브리핑을 통해 한미FTA에 대한 여론을 조작하려 했던 것도 모자라, 이제는 방송에 대해 구체적 압력을 가하고 공영방송을 위협해 입을 막으려 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이는 방송사로 하여금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받아 중계하라는 과거 공보처 시절에나 있을 법한 주장”이라고 항의하고,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하였다.

7월 5일 방영된 <PD수첩> '조작된 미래를 홍보하는 참여정부'는 정부가 한미 FTA 체결 시 한국은 수출과 외국인 투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서비스 산업이 질적으로 발전하며 동북아의 금융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며 한미 FTA에 대한 홍보에 올인하고 있지만, 장밋빛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자료가 매우 미비한 점을 밝히고, 취재 결과 정부의 이러한 홍보자료가 급조된 것이며, 몇몇 자료들은 조작과 은폐의 의혹까지 받고 있다는 점을 방영하였다.

<PD수첩>의 '조작된 미래를 홍보하는 참여정부'는 참여정부의 한미 FTA 과정에서 드러난 난맥상을 살펴보고 이런 상태로 한미 FTA 협상이 진행될 경우 한국사회에 구체적으로 어떤 충격이 던져질 지 예상해보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김환균 MBC PD협회장은 “방송은 문화의 한 형태이나 파급력이 큰 매체다. 방송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여 왔다. 방송법 개정 때부터 해외 자본을 어떻게 막아내야 하느냐? 논의 해 왔다. 해외 자본이 한미 FTA 형태로 가시화되고 있어 그 폐해가 우려되어 방송 종사자들도 팔짱끼고만 있을 수 없었다. 국정홍보처장의 방영되기도 전의 발언은, 참여정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로 월권이며 부당한 간섭“이라고 비판하였다.

▲ 멕시코는 미국과의 NAFTA를 체결한 뒤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 MBC 제공

대다수의 국민들이 국익이라는 이름 하에 비공개 진행되고 있는 한미FTA 협상의 진실을 알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MBC <PD수첩>의 '조작된 미래를 홍보하는 참여정부'는 국민들에게 한미FTA 협상의 진실을 알리려 했다는 점만으로도 평가받을 만하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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