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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관은 범죄철학, 페미니즘 모독이다
식민사관은 페미니즘을 모독한다
 
신정모라   기사입력  2005/03/19 [22:58]

흔히  식민지가 된 국가들이  무능해서 침략당했다고 하는데,  무능의 기준이 무엇인가?   기준이 무기라면 몰라도 인간의 양심이나 철학이 기준이 된다면 이 모든 깡패 행각의 본질이 드러나 버리고 만다.
 
약탈자 입장에서는 '피해자가 무능해서 당한 것이고 약자는 당하는 법이다' 라는 논리로 침략자의 가해행위를 합리화한다. 이것이 식민사관이다.  인간의 보편적 철학의 관점에서 식민사관이라기보다는 범죄사관이라고 해야 옳다. 해적들이 가진 해적 정신과 다를 바가 없으니. 전쟁을 일으키는 전범자,  타인의 물건을 강제로 빼앗는 해적,  피해자를 노예로 약탈하는 노예상이나 이런 범죄사관을 가지는 법이다. 공통적으로 그들은 인류의 입장에서 범죄자이다.
 
양심을 가진 상식인들은 이런 범죄사관을 합리화할 수 없다. 설령 식민지배국에 속해 있는 학자라 해도 최소한 인류 보편 철학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범죄사관을 당연하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학의 명예교수가 범죄사관을 자기의 소신이라고 표현했고, 연구소 소장이 범죄사관이 객관적 입장이라고 주장해서 물의가 빚어졌다.
 
한승조 교수의 입장이 자학사관이라는 주장도 말이 안되고, 교수가 미쳤다는 주장도 가당치가 않다. 범죄정신을 가진 자들이 미친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다만 인간으로서 보편적 철학이 없는 무국적 기회주의자이면서 해적 정신을 가진 자들이다.
 
페미니즘 관점에서도 관념적 혼란을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 왜 남자들은 범죄사관을 식민사관이라는 아름다운 말로 표현해주고 당연시할까? 일본군 성노예가  위안부인가? 누구를 위해 위안을 했다는 말인가? 성폭력이  위안이란 단어로 탈바꿈될 수 없다.   그런 단어 사용은 피해자들을 모조리 모독한다. 여자는 남자에게 완력에서 이길 수 없으니 약자이고 그렇다면 약자는 '무능해서 당했으니 할 말이 없다' 라는 범죄사관과 페미니즘은 상극이다.  우리가 무능해서 일본에 당했다, 그 점은 인정한다는 한국 남자들의 사고방식 일본식 식민사관과 같다.    한가닥 희망이 있다면,  일본에서 페미니즘이 부흥하여 한국의 페미니즘과  연대한다는 가능성이다.   인간의 양심적 접근 방법으로 양국이 화해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한국은 무능해서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이 아니다. 일본이란 해적들이 한국이 약소국이니 우리가 먹겠다 라면서 해적질을 한 결과 식민지가 된 것이다.   한승조 같은 무국적 기회주의자들이  미친 것이 아니다.   피해자이면서 '약소국이라서 당한 점은 인정한다'라는 남자들이 건강한 정신을 잃어버리고 해적들의 범죄사관에 먹혀버린 것이다.

도덕과 문명으로 따져도 한국의 문화가 일본 문화보다 훨씬 우수하다. 한국은 약자를 일본 사회처럼 심하게 짓밟지 않았는데 일본의 범죄사관이 수입된 후에 약자를 경멸하고 짓밟는 가해자 문화가 뿌리내렸다. 한국엔 지금도 따뜻한 온정 문화가 일본보다 더 많다. 일본이 부자이고 강자라고 해서 우리보다 문명이 더 발달했고 더 우수하다 라는 평은 잘못된 것이다. 해적 문명이 발달했으면 범죄에 사용될 것이 뻔한데 그것이 우수한 건가? 일본 땅이 점점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있으므로 일본 해적들은 한국 땅을 당연히 침략해야 한다는 정신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것이 문명이고 강자의 논리라는 것이다. 그들은 감정적으로 흥분하지 않고 해적답게 우리 땅이 가라앉으면 살기 위해 한국을 침략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소? 라고 반문한다. 그런 해적정신이 독도문제로 표출되기도 한다.
 
한국이 피해자이므로 흥분하는 것은 당연하다. 피해자가 피해인식이 없다면 미친 것이다. 피해자는 당연히 흥분하고 증오하고 피해인식을 가져야 마땅하다. 정신과에서 말하는 피해의식과 피해인식은 다르다.  인간이 피해를 입어도 살 수 있고 버틸 수 있게 만드는 감정이 증오이다. 이런 증오에 대해 범죄사관자들은 뭐라고 하는가 하면 '들쥐' 혹은 '냄비' '반일 감정'이라고 표현한다. 이런 감정은 반일도 아니고 들쥐 정신도 아니고 냄비 정신도 아닌 피해자가 가진 가해자에 대한 건강한 감정, 즉 증오이며, 부정적으로 평가받아서 안 된다. 증오란 극단적 상황에 처한 인간의 내부에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신체에 형성된 에너지의 일종이다. 이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피해자가 사느냐 미치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달렸다. 가해자에게는 미치느냐의 문제가 없다. 한승조 교수가 미쳤다라는 개념은 성립되지 않는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면 흔히 미쳤구나 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상당히 잘못된 판단이다.
 
증오라는 것이 계속 신체에 머물러 있으면 품은 자가 다치므로 가해자에게 보상을 요구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데 사용해야 할 것이다. 증오라는 건강한 감정을 잘 활용하려면 냉정도 필요하다. 피해자쪽에서 당장 버려야 할 것은 '한국이 식민지가 된 것은 약소국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라는 정신이다. 이게 바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미친 정신이라는 거다. 그럼 우리도 약소국이 주위에 발견되면 침략해서 성노예 만들고 인간 노예 만들고 일본처럼 그렇게 해야 된단 소리인가? 
 
한국이 식민지로 되었던 것은 일본이 해적이고 범죄집단이고 전범국이었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잘못이 없다  라는 원리가 보편적이다. 다만 해적들의 해적질에 당했을 뿐,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버릴 이유가 없다. . 한국뿐이 아니라 아프리카인은 아프리카 정신의 자부심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인디언은 인디언 자부심이 있어야 하며 호주의 원주민도 그들만의 자부심이 있어야 하며, 모든 인간은 건강한 정신의 상징으로 자신의 출신에 대해 자부심이 존재한다. 그것을 잃어버리면 미친다.
 
일본군 성노예에 대한  한승조 교수의 관점을  분석해 보면,   식민사관이라는 것이 진실로 범죄사관임을 증명해 준다.  그동안 식민사관의 실체를 몰랐던 사람들도 한승조 덕분에 그것이 범죄사관임을 깨달아버렸다. 한 인간이 약자라면 강자에게 범죄를 당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므로, 일본군 성노예 피해는 분노할 것이 아니라 자연법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한승조 교수의 입장이다.  인간사회에 도덕이고 법이고 필요가 없다. 강자의 지배논리만 있는 것이다.  인간 사회는 깡패사회이고 조폭사회가 되어 버린다.  설령 지구상의 국제사회가 지금까지는 깡패의 논리대로 움직여 왔다해도 인류가 깡패논리를 당연시하면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가?   깡패논리는 무기로 전쟁하면서 표현되는 것이지 언어로 학자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인가! 
 
지구상에 모든 인간 사회는 양심과 도덕을 기반으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사회를 형성하고 서로 도우며 같은 종의 포유류로서 독특한 문명을 일구어 왔다. 인간과 인간 사이는 사자와 양 사이가 아니다. 사자와 사자 관계거나 양과 양 관계인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특별하고 독특한 관계라서 인류에겐 철학이 있다. 이 철학의 보편적 특징 속에는 어디에도 "강자는 약자를 힘을 사용하여 강제로 노예로 삼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념이 없다. 인간이 타자를 힘을 사용하여 노예화하는 것은 범죄라는 관념이 보편적이다. 영국이나 미국 혹은 일본처럼 해적유전자를 가진 족속들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그들이 반드시 우수한 것은 아니다. 해적 유전자를 가진 자들이 강자이니 우리도 비밀리에 핵을 보유해 방어하자는 전략은 국제사회가 깡패사회임을 터득한 현실감이라고 치자.  이런 현실감은 범죄사관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이제 피해자의 억울한 처지에서 벗어나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가해자를 증오하는 건강한 정신으로 진전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 증오에서 냉정을 찾아 가해자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유능한 정신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해적국가인 영국, 미국, 일본처럼 타국을 약탈할 수 있는 위치에 한국은  있지 않다.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방어용 무기이거나 방어용 철학이며, 자부심을 잃지 않는 논리이다. 한국은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약탈국의 논리를 정신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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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3/19 [22:5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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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승욱 2005/05/07 [00:24] 수정 | 삭제
  • 그동안 많은 매체에 길들여져,
    경쟁논리가 당연한 것인양 알고 지냈습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 늑대 2005/03/28 [22:32] 수정 | 삭제
  • 모처럼만에 뵙습니다. 건강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