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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인가? ‘門化光’인가? 문화재청 원형복원 논란
9일 한글단체들, “새 광화문엔 한글 현판 달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가져
 
이백수   기사입력  2010/08/10 [10:11]

▲ 9일 광화문 문화관광부 앞에서 "새 ‘광화문’ 현편에는 한글 현판을 걸어야 한다"며 한글단체 회원들이 ‘대통령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뒤에 보이는 새 광화문 현판은 횐천으로 가려져 있다)     © 이백수

9일 광화문 문화관광부 앞에 20여 한글학회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등 한글단체들이 모여 “새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달아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모인 한글 단체들은 "그동안 공개토론회를 제안하는 등 문화재청에 이 같은 내용을 수차례 건의하고 항의방문했으며 대통령께 청원문도 보내고 김종택 한글학회 회장이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고유제를 지내기도 했으나 정부와 대통령으로부터도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어줍짢은 ‘원형복원’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한자 현판 ‘光化門’을 고집한다.

 한글단체 회원들은 말한다.
“1927년 일제의 문화말살정책의 일환으로 광화문을 북쪽으로 옮겼는데, 6.25때 폭격으로 불타버리고 1968년 석축 일부를 수리하여 그 자리에 광화문을 세우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현판을 달았다.”

“문화재청은 ‘원형복원’이라는 이유로 40여년 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한글 현판도 내리며 고집스레 한자 현판을 고집하고 있다. 이번에 달게 될 한자 현판도 말로는 원형복원이라지만 실제는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한자 光 化 門이라는 글자를 표집한 것뿐이다.” 

“말로만 ‘한글 세계화’를 부르짖고, ‘찌아찌아’ 민족도 한글을 쓰기로 했다고 자랑만할 것이 아니라, 이참에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훈민정음에서 표집된 우리 한글로 된 현판을 광화문에 당당히 내다걸어야 한다. 그게 후손의 도리요, 후손을 위해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길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도 아니면 새 광화문의 밖에는 우리 한글 현판으로 안에는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표집한 한자 현판이 걸리기를 요구한다”며 대통령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 2009. 10. 9. 한글날 미국대사관에서 내다건 펼침막 모습,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한글날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제막식에 참석해 세종대왕과 한글의 우수성 등에 대한 축사를 했다.     © 이백수
 

우리는 옛날 건물 등 유적지를 방문하여 한자 현판을 읽을 때 습관적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다 뜻이 이상해 당황해할 때가 종종 있다. 

우리 한글과 달리 한자 현판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 광화문에 내다거는 한자 현판도 우리 식으로 읽으면 ‘門化光(문화광)’이 되니 훈민정음에서 우리 한글로 된 ‘광화문’자를 표집하면 논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부끄러울 게 없어 보인다.

또 일제 강점기에 민족정신을 말살하고 우리 문화를 훼손하기 위해 방향을 틀어버린 광화문을 바른 역사복원이라며 다시 세우는 새 광화문의 품격에도 한글 현판 ‘광화문’이 더 어울리며 당당해 보인다.

실생활에 편리하다며 수 십 여 년간 정착된 좌측통행도 우측통행으로 바꾸면서, 정작 ‘광화문’에는 세종동상도 세워놓고 그 뒤편의 새 광화문에는 정작 한자 현판을 내다걸며 ‘門化光(문화광)’을 고집하는 문화재청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 2010년 8월 9일 문화관광부 건물 외벽면에는 한글에 대해 "세상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 한글"이란 대형 걸개 그림이 걸려있다.     ©이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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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8/10 [10:1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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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 2010/08/23 [21:26] 수정 | 삭제
  • 이번 광화문 한자현판 사건은 이명박 대통리 박통에 비해 너무 지도자로서 자질이 모자란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잘못된 일을 잘한 거로 생각하는 머리, 한심하게 보일 정도다.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