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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의원, 우리당 파병반대 결정으로 13일만에 단식농성 끝내
 
대자보   기사입력  2003/10/31 [11:40]

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며 13일째 단식농성을 진행하던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이 31일 단식을 철회했다. 이 같은 조치는 ‘열린우리당’이 비전투병 중심파병으로 당론을 결정함에 따른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31일 오전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전투병 위주의 파병은 적절하지 않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파병시기와 규모 등은 국회 조사단의 결과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세균 정책위의장, 신기남, 이종걸 의원 등은 정책의원총회 직후 임종석 의원실로 찾아가 회의결과를 전하며 단식철회를 요청했고, 임의원이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의원의 건강상태는 혈당(血糖 ) 수치가 매우 떨어져 관절에 이상이 발생할 것이 우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석 의원은 단식철회 후 한양대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았고 10일정도 입원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임종석 의원이 단식을 중단하며 밝힌 성명서 전문이다


 전투병 파병반대는 국민의 뜻이자
세계평화를 위한 한국의 당연한 책임!


- 전투병 파병반대를 위한 13일간의 단식농성을 마치며 -

저는 오늘 이라크 전투병 파병반대를 위한 13일간의 단식농성을 마치고 병원으로 왔습니다. 선배의원님들의 손에 이끌려 병원으로 왔습니다만 초심에 비추어 볼 때 할 만큼은 했다는 자부심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열린우리당의 [이라크 재건을 위한 의료,공병 중심의 비전투병 파병] 당론(黨論)채택과 파병의 성격과 규모에 대한 정부의 [백지상태 재검토] 방침은 분명히 획기적인 상황변화이자 한국의 자존심과 품격을 재확인하는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13일간 각별한 애정으로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노무현대통령과 박관용 국회의장, 김원기 열린우리당 창당준비위원장과 김근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많은 선배의원님들께 감사드리며 아울러 의원회관 한 켠의 작은 외침에 귀기울여주신 언론인들께도 마음으로부터 고마움을 전합니다.

또한 반전평화의 큰 길에서 따스한 연대를 보내준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을 비롯한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천만금으로도 살 수 없는 영원한 우정으로 지켜준 전대협 선후배들께도 진심으로 동지애를 느낍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슴 졸이며 응원해 주신 네티즌 여러분과도 저는 하나입니다.

대한민국의 국익(國益)은 좁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며, 넓게는 장기적인 국가 이미지와 정책노선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국익은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하지 않는 평화와 휴머니즘의 실천에 의해 지켜질 것입니다.

파병찬반 또는 전투병 찬반으로 갈려 당으로 대립하고 부처별로 논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라크에 대한 객관적 조사와 투명한 공개 및 여론수렴을 통해 정부는 국론을 하나로 모으고 그 힘으로 대미 자주평화외교의 첫걸음을 내디뎌야 합니다.
전투병 파병반대는 국민의 뜻이자 세계평화를 위한 대한민국의 당연한 책임입니다. 청사(靑史)에 길이 빛날 한국인의 애국심을 바탕으로 정부가 진정한 국익수호에 나설 것을 충심으로 기대합니다.

1,000명 가까운 분들이 찾아주셨고 손을 마주잡았습니다. 그 고마운 마음과 가슴 찡한 순간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제 손이 비어있을 때 진정 많은 이들의 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진실의 순간, 저는 무한히 행복했습니다. 역시 최고의 전략은 진심이었습니다.

충격과 공포의 격랑(激浪)을 이겨낼 [평화의 다리]에 놓여지는 벽돌 한 장의 심정으로 이제 서둘러 제자리로 돌아가겠습니다. 자리를 깔고 앉아 마음을 호소해야 할 때가 있듯이, 현장을 뛰어다니며 행동을 조직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10월 31일 국회의원 임 종 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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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0/31 [11:4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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