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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한국인 잘 살게 할 힘, '힘센나라'의 밑거름"
[이대로의 우리말글사랑] 한국인에게 한글의 의미는?…활용방법 모색해야
 
이대로   기사입력  2009/10/26 [11:30]
한글날이 있는 10월은 언제나 나는 바쁘다. 여러 행사가 겹치는데다가 올해는 한말글문화협회와 한글문화관건립추진위원회의 일까지 맡고 보니 더 정신없이 바빴다. 이제 10월 마지막 일요일이 되니 조금 숨을 돌릴 거 같아 자판 앞에 앉았다. 그리고 한글은 오늘날 우리 한국인에게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해본다. “한글은 한국인을 잘 살게 할 힘이고 돈이다.”라고 자신 있게 외치고 싶다.
 
일제 때 외솔 선생께서 한 식당에 갔을 때 식당 주인이 서명을 부탁하니 붓글씨로 “한글은 우리의 목숨”이라고 써주셨다는 것이 생각난다. 일제 때는 한글이 우리 겨레와 우리말을 지켜주는 우리의 목숨과 같이 귀중한 것이라고 생각하신 것이다. 그리고 한글을 지키고 빛내려고 애쓰다가 일제에 감옥으로 끌려가 온갖 고문을 당하고 옥살이를 하다가 광복이 되어 풀려나기도 했다.
 
그럼 “지금 한글은 한국인에게 무엇인가?” 지난 한글날에 한 방송국에서 내게 물어온 말이다. 나는 그 때 “한글은 한국인의 글자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이며 세계 어디에 누구에게도 떳떳하게 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보물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저께 한 방송국에서 또 “오늘날 한글은 우리 한국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가?”라고 물었다.  나는  지난번 물음에 어딘가 아쉬움이 있어서 “한글은 한국인이 잘 살게 만들어 줄 힘이고 돈이다.”라고 말했다. 한글은 우리에게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우리를 잘 살게 해주고 힘센 나라로 만들어 줄 밑거름이다.
 
▲ 지난 3일 한글날에 맞춰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세종대왕 동상.     © 이대로

1948년 대한민국을 세울 때만 해도 한국인의 80%가 글을 읽지 못했고, 하루 세 끼를 다 때우지도 못할 정도로 가난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한국인은 99%가 글을 잘 읽고 쓸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한글은 우리 한국인을 똑똑하게 만들어 주었고, 한국인이 잘 살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 바탕에서 민주주의도 경제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빨리 발전했다. 이런 성공을 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인 한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통신 강국이 된 것도 한글이 밑거름이었다.
 
말글은 사람이 서로 지식과 정보와 생각을 주고받는 도구요 수단이다. 한글은 그런 글자이다. 그래서 교과서와 신문과 공문 등을 쓰는 수단이고 도구로서만 좋은 줄 알았고 그 몫을 잘 했다. 그러나 오늘날 한글은 돈을 버는 수단이고 도구가 되었다.  한글은 글꼴을 여러 가지로 맵시 있게 바꿀 수 있고, 그 글꼴을 목댕기(넥타이)나 옷에 예쁘게 넣어서 멋있는 상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한글은 배우고 쓰기도 쉬워서 우리말을 외국인에게 보급하는 데도 매우 편리하다. 한글이 우리 문화를 발전하게 해서 그 문화와 우리말을 외국에 수출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정보통신을 발달하게 해주고 전자제품을 잘 만들게 해서 수출하고 있다.
 
이제 한글과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해서 돈을 벌려고 한글역사문화관 설립도 서두르고 있다.  그 한글역사문화관이 한글을 산업화, 관광자원화 하고 우리 자주 문화를 꽃피울 중심지로 만들려고 한다. 우리 한글로 세계인이 읽을 문학작품을 만들어 노벨문학상도 받을 때도 멀지 않게 되었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로서 우리의 자랑스런 보물이기에 아끼고 지켜야하지만, 이제 아끼고 지키는 것을 넘어서서 잘 갈고 닦고 활용해서 돈도 벌 때이다. 이제 남의 말글이나 섬기는데 힘과 돈을 다 낭비하지 말고 한글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힘쓰자. 

이번 한글날에 주한 미국 대사 캐슬린 스티븐스는  한국이름 ‘심은경’이란 도장까지 찍은 “세계적 문화유산 한글이 태어난 날을 축하합니다.”라고 쓴 펼침막을 미국 대사관에 걸고 한글날을 축하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경제5단체는 한글날 공휴일 지정을 반대하면서 국경일이 된 한글날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그리고 영어와 한자만 섬기고 있다. 한국 얼아 빠지고 사대주의와 개인 이기주의만 꽉 찬 얼간이들이다. 이런 얼간이들이 한국을 지배하고 있는 동안은 한글도 한국도 어렵다. 이 얼간이들이 이 땅에서 판치지 않게 해야 한글이 살고 한민족이 세계에 우뚝 설 것이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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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0/26 [11:3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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