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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경·이극로·최현배…한글 빛낸 인물들을 조명하다
563돌 한글날 기념 집현전 학술대회 열려…"언어 뛰어넘는 민족 삶의 정수"
 
김영조   기사입력  2009/10/12 [10:35]
▲ 10월 9~10일 경복궁 안 수정전에서 열린 외솔회 주관, 문화관광체육부 후원의 제563돌 한글날 기념 집현전 학술대회 모습     © 김영조

올해로 세종대왕이 큰글 훈민정음을 창제한 지 563돌이 되었다. 그 한글날을 기려 지난 10월 9~10일 경복궁 안 수정전에서는 외솔회 주관, 문화관광체육부 후원의 “한글, 한글의 정보화, 산업화”란 큰주제를 가지고 제563돌 한글날 기념 집현전 학술대회가 열렸다. 집현전에서의 학술대회라는 의미는 세종대왕의 뜻에 따라 집현전을 학자들에게 다시 내준다는 것이다. 

외솔회 최기호 회장은 개회말씀에 이어 “한글의 빛남과 한글의 정보화, 산업화”란 제목의 기조강연을 했다. 그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동기로 자주정신, 애민정신, 실용정신, 창조정신을 꼽았다. 세종대왕은 어리석은 백성 상태로는 왕도를 이룰 수 없다고 보았고 반드시 백성을 가르쳐 백성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졌었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윤명철 교수가 사회를 본 제1주제는 “한글을 지키고 빛낸 인물 탐구”라는 제목이었다. 먼저 “주시경과 국어운동”이란 제목으로 발표에 나선 (사)국학연구소 유영인 연구원은 “국어운동을 통해 주시경이 이루려 했던 것은 말과 글이 일치되지 않는 불완전한 모습의 민족어를 온전한 모습으로 회복하는 것이었다. 또 그렇게 주시경이 온전한 모습으로 완성하려 했던 모국어는 언어학 대상으로서의 언어를 뛰어넘는 민족 삶의 정수였다.”라고 강조했다. 

▲ 한글날 기념 집현전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듣고 있는 청중들(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외솔회 최기호 회장)     © 김영조

이어서 “물불 이극로의 한글운동”을 발표한 고려대학교 박용규 교수는 “비타협 민족주의자였던 이극로가 조선어연구회에 참여하면서 조선어연구회도 활기를 띄었다. 어찌나 학회 일에 열심이었던지 ’물불‘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극로가 “말과 글이 있으면 민족은 영원불멸할 것이고, 또한 행복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고 전한다.

또 “외솔 최현배의 항일독립운동”을 발표한 한신대 김동환 전 교수는 “최현배는 무인으로써 총칼을 들고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선 분을 아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무서운 힘이 학문에 있음을 보여준 인물이었다. 그의 한글운동은 곧 조국광복을 위한 문화항쟁이었음을 알게 해주었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히못 김두봉의 삶과 활동”이란 제목으로 친일재산조사위 이준식 상임위원이 발표를 했고, “외솔 최현배의 사상과 나라사랑”이란 제목으로 연세대 박영신 명예교수가 발표를 했다. 여기에 토론자로 나선 이들은 한국교원대 성낙수 교수, 한양대 김정수 교수, 외솔회 심순기 자료실장, 상명대 김두루한 교수, 동국대 김슬옹 교수 등이었다.  

▲ 한글날 기념 집현전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하는 이준식 상임위원(왼쪽)     © 김영조

▲ 한글날 기념 집현전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하는 박영신 교수     © 김영조
 
 
이튿날(10일) 열린 제2주제는 “한국어 정보화의 향후과제와 원격교육의 문제”라는 제목으로 수원대 김광옥 교수가 이끌었다. 맨 먼저 발표에 나선 이는 중국조선어정보학회 현룡운 회장인데 그는 “중국 조선어 정보기술표준화의 국내, 국제협력의 절박한 문제”라는 제목을 내세웠다. 또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나라 밖의 한국말 교육현황과 문제”라는 제목의 발표를 했다.  

이어서 한글문화원 송현 원장이 “공병우 박사의 업적과 한글기계화의 당면 과제”라는 제목으로, 한국어정보학회 진용옥 회장이 “5거화 봉수에서 전화기 쪽글판까지”라는 제목으로 마지막엔 미국 남가주대 김남길 교수가 “한국어 기반 응용 언어학 과제와 미주 지역의 한국어 교육”이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여기에 토론자로 나선 이들은 김성환, 배순호, 안마태, 김국, 이길원 씨 등이었다. 

또 이날 오후에는 한글문화연대 정재환 부회장의 사회로 3주제 “한글의 산업화”를 다루었다. 첫 발표자는 “한글 디자인-브랜드 스토리텔링의 필요성”이란 제목의 서일대학교 백승정 교수였고, 이어서 “한글과 디자인‘의 (주)산돌커뮤니케이션 류명식 대표와 ”한글 문화상품을 위한 제언“이란 제목의 서울산업대 박선우 교수가 발표했다.  

또 “한글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화”를 발표한 (주)이건만에이엔에프 이건만 대표, “문화산업으로서의 한글디자인 : 전망과 과제”를 발표한 한류전략연구소 신승일 소장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이에 토론자로 나선 이들은 표언복, 석금호, 김미형, 박원길, 하재열 씨 등이었다. 

▲ 외솔 장학금 타기 글쓰기 대회에서 개회말씀을 하는 외솔회 최기호 회장(가운데 뒷모습)     © 김영조
 
 
▲ 외솔 장학금 타기 글쓰기 대회에서 열심히 글을 쓰는 학생들     © 김영조
 
이날 수정전에서 학술대회를 여는 동안 근정전 회랑에서는 외솔회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제3회 “외솔 장학금 타기 글쓰기 대회”가 참여한 가운데 성대히 열렸다. 이 글쓰기 대회의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1명)은 장학금 200만 원과 상장을 주게 된다. 시상은 오는 10월 22일 19시에 한국언론재단 국제회의실(프레스센터)에서 있을 예정이다. 

올 한글날은 본격적으로 집현전이 백성에게 공개되었고 그 자리에서 의미 있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15세기 세종대왕 집권 당시의 집현전이 재현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고, 이 시대에 정인지, 신숙주 등의 석학이 다시 배출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로써 한글은 세계에 더욱 우뚝 서는 아니 세계인을 껴안는 언어로 거듭 자리매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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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0/12 [10:3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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