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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발언에 신난 조선, 증시왜곡
노대통령 발언 증시급등으로 연결, 만평도 악의적으로 해석
 
취재부   기사입력  2003/10/10 [20:54]

네티즌들로부터 '충격과 경악'이라는 반응을 불러온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이 주가 폭등과 연관돼 있는 것처럼 조선일보의 인터넷판 조선닷컴이 보도해 물의를 빚고 있다.

▲조선일보 기사, 노대통령 재신임 발언이후 주가 급등?     ©조선닷컴

조선일보는 노대통령의 '재신임'발언이 있던 10월 10일, '노대통령 재신임 발언이후 주가급등?'제하의 기사에서 주가급등의 원인이 미국증시의 상승영향으로 인한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순매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근거없는 주장을 펼쳤다.

조선일보는 이날 장 초반 종합주가지수가 보합권에 머물렀으나 노대통령 발언 이후 계속 상승해 전날보다 2.95%(21.73포인트) 폭등한 757.89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노대통령의 발언이 주가폭등에 어떤 이유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또 노대통령의 발언이 주가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증권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르자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이 증시의 호재였다는 가정에 대해 동의하는 증시 전문가는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는 '근거없는 가정'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가 무리하게 기사화해 되려 혼란을 부추긴 결과다.

▲조선일보 만평, 재신임을 긴급 증시 부양대책이라고 풍자하고 있다     ©조선닷컴
아울러 조선은 "대통령의 재신임이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결정을 가속화하면서 한미 공조를 다시 확고히 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있다"는 익명의 펀드매니저의 의견을 덧붙여 노대통령이 파병찬성을 염두에 두고 재신임 발언을 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했다.   

이처럼 조선일보는 전체 맥락과는 달리 일부만을 부풀려 보도하는 이른바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고 불리는 보도방식과 익명의 취재원을 통한 '설'과 '가정'을 기사의 핵심인 것처럼 보도하는 '∼라면 저널리즘'을 통해 그동안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보도한다는 비난을 받아왔었다.

이번 노대통령의 재신임 발언과 주식시장의 폭등을 연계해 보도한 것도 실제로는 직접적 관련성이 없음에도 인과관계를 설정해 노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노대통령의 발언이 국정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노대통령 발언이 경제에 청신호로 작용한 것처럼 보도하는 조선일보의 이중적인 태도로 인해 갈수록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 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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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0/10 [20: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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