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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시대 비웃는 돈벼락 소리
[김영호 칼럼] 재산공개대상자 60% 재산증가, 국민에게 박탈감 안겨
 
김영호   기사입력  2009/04/18 [10:55]

 봄이 왔건만 세계적 경제위기가 깊어지면서 실업한파가 매섭다.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고자영업자의 휴-폐업이 잇따른다. 청년실업자는 넘쳐나고 임금삭감이 유행병처럼 번진다. 돈 나올 구멍은 없는데 물가는 치솟기만 하고 늘어나느니 빚뿐이다. 그런데 성층권에서 들려오는 억, 억, 억…돈벼락 치는 소리에 억장이 무너진다. 노무현 일가와 함께 신-구정권의 실세들이 돈다발을 부지런히 챙긴 모양이다. 경제위기와는 딴판으로 많은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이 억단위로 늘어났단다. 

 정부통계만 보더라도 국민생활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만하다. 밑천도 기술도 별로 없다보니 식구끼리 먹고 살려고 가게를 차린다. 그 자영업자들이 경제위기로 직격탄을 맞아 지난 1월 현재 558만7,000명으로 두 달 새 무려 41만6,000명이나 줄었다. 2월에도 또 25만6,000명이 문을 닫았다. 그곳을 일터로 삼던 이들도 거리로 내몰렸다. 1,2월 두 달 동안 임시직이 작년 그 때에 비해 32만6,000명이 줄었다. 일용직도 건설업 불황으로 인해 작년에 비해 1월 18만3,000명, 2월 8만1,000명이 감소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30대 고용률이 70.7%로 통계작성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경제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젊은 여성노동자들이 먼저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2월 30대 취업자가 작년 동기에 비해 16만7,000명이 줄었는데 그 중 여성이 15만7,000명이다. 주로 자영업자,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 중소제조업에서 일하는 이들이다. 여기에 20대 취업자수를 합치면 1월 31만2,000명, 2월 33만8,000명이 줄었다. 봄 학기 대학졸업생 56만명이 쏟아졌다. 아버지도 아들딸도 실업자인 가정이 늘어날 판이다. 혼기를 맞거나 막 가정을 꾸린 20, 30대 취업자의 급속한 감소는 사회불안 요인으로 잠재한다.

 지난 2월 실업률은 3.9%이다. 그러나 실질실업률은 이보다 4배 가까운 15.1%에 이른다. 할 일이 없는 사람, 직장을 찾는 사람, 구직을 단념한 사람, 노동시간이 주 18시간이 안 되는 불완전취업자를 포함한 실질실업자가 358만4,000명에 달하는 것이다. 이것은 작년 10월의 282만5,000명에 비해 넉 달 새 75만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추세로 가면 몇 달내로 실업자가 400만명을 넘어 설 듯하다. 실업자가 늘자 지난해 무직가구 비율이 16.7%로 올라섰다. 2007년 무직가구수는 208만3,00가구였는데 지난해는 214만가구로 늘어난 것이다. 여섯 집에 한 집 꼴로 생활비를 못 번다는 소리다.

 일자리를 지키더라도 임금을 삭감해 수입이 줄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체불임금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월 임금체불 노동자가 4만21666명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69.4%나 증가했다. 그런데 장바구니 물가는 가파르게 뛰어 적자가계가 늘고 있다. 지난 3월 식료품, 음료 물가는 작년 동기에 비해 12.0%나 올랐다. 가계부채가 늘 수 밖에 없다. 지난해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을 합친 가계부채가 688조2,46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7조5677억원이나 늘었다. 가구당 4,128억원 꼴이다. 기준금리가 2%로 내려갔는데 대출금리는 꿈쩍도 않는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게 붙이기 때문이다. 연체금리는 시중은행이 20%, 저축은행이 40%선으로 살인적이다. 일자리는 없어지고 빚만 늘어나니 무섭기만 하다.   

 제조업 가동률이 지난 1월 61.5%로 1980년 9월의 61.2%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환란사태가 정점에 달했던 1998년 7월에도 이 보다 높아 63.9%였다. 지난 3월 수출이 283억7,000만달러로 작년 동기에 비해 21.2%나 줄었다. 원화가치 하락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수출시장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수입이 237억6,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보다 36.0%나 감소했다. 고환율, 소비부진 보다도 수출용원자재 수입이 격감한 탓이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수출 감소세가 이어진다는 뜻이다.

 노무현 후원자라는 사람이 억대를 푼돈으로 아는지 신-구정권의 실세들에게 마구 뿌린 모양이다. 돈 받으면 패가망신시킨다고 흰소리 치던 노무현 일가도 돈 잔치로 흥겨웠던 모양이다. 아파트값, 땅값이 떨어지고 주식도 펀드도 깨졌다는데 고위공직자들은 돈 버는 신통력이 있나 보다. 재산공개대상자 2234명중에 60% 가량이 재산이 늘었단다. 눈물도 마른 절망의 시대에 돈가뭄과 돈벼락이 그리는 희비쌍곡선이 많은 국민들에게 절망감과 박탈감을 안겨준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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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4/18 [10:5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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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맥 2009/04/20 [11:52] 수정 | 삭제
  • 재산 공개대상 거의가 고위직 인데 정당하게 부를 축재했다고 볼수 있을까. 이 험난한 시대에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는 뉴스에 허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