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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광고중단과 안티조선운동이 만날 때
[논단] 소비자운동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진화돼야
 
김정구   기사입력  2008/07/16 [15:10]
안티조선 운동이 1998년 <월간조선>과 <조선일보>의 최장집 교수에 대한 마녀사냥 때부터 본격화되었다고 했을 때, 올해는 안티조선운동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동안 안티조선운동의 공과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었다. 그러한 여러 평가를 뒤로 하고 안티조선운동에 대한 내 자신의 평가에 대해 언급하자면 "공론화 성공, 실질적 타격 미약"으로 요약될 것이다. 물론 안티조선운동 진영의 권력에 대한 거리두기 실패가 실질적 타격에 성공하지 못한 주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조선일보가 여전히 한국 사회의 주류를 대변하는 신문이라는 점에서 애초에 힘겨운 싸움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 미국 쇠고기 수입 사태로 촉발된 안티 조선(정확히는 안티 조중동)운동은 초창기와 비교해 볼 때, 전 계층으로 그 파급력이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싸움은 운동의 지속성 여부에 달려 있다 할 것이다. 이번 한 번 반짝 들불처럼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가 상당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안티조선운동의 실천여부가 싸움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다음> 아고라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 즉 조선일보에 광고하는 기업에 대한 항의 및 불매운동의 확산은 새로운 안티조선 운동의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것은 또한 광고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의 기형적 언론사 수입 구조의 약한 고리를 타격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흐름으로 이어진다면 기존 안티조선운동이 이루지 못했던 성과를 성취해낼 가능성을 배태하고 있다.
 
벌써 몇 개 기업들은 홈페이지에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사과 공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은 지속될 태세이며 아직도 감시의 눈초리를 거두어 들이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통신업체인 sk텔레콤마저도 빗발치는 항의에 고심하는 눈치이며 향후 조선일보에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이 들리기는 하지만, 이후 조선일보에 광고가 실리면 통신사를 옮기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네티즌들이 있는 것을 보면 sk텔레콤이 어떻게 나오는 지 지켜볼 일이다.
 
게다가 조선일보를 구독하는 식당 안가기 운동이나 한겨레, 경향 구독하기 운동 또는 한겨레, 경향에 광고를 넣는 기업의 제품 이용하기 운동 등으로 소비자 주권을 내세운 새로운 형태의 안티조선운동은 확산일로에 있다. 이제 아고라에는 특정 편의점에 한겨레, 경향이 보이지 않는다는 어느 네티즌의 글에 해당 업체 관계자의 해명, 즉 그것은 자신들과는 무관하고 신문 유통업자들의 고유권한이라 자신들도 어쩔 수 없다는 해명과 함께 곤혹스런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제 아고라에서는 조중동을 끊었다거나 (심지어 장기 구독자도 종종 눈에 띄었다) 조중동 지국 사장의 당혹스런 처지 등에 관한 글을 보는 것은 거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
 
최근 나타나는 일련의 흐름들은 명분을 주로 내세워 조선일보의 편파, 왜곡 보도에 대한 항의와 함께 구독거부, 인터뷰 거부, 기고거부라는 운동에서 조선일보가 관련된 광고주나 상가를 집중 공략함으로써 조선일보의 재정적 압박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감으로써 이제는 비판으로서의 안티조선 운동에서 소비자의 힘에 근거해 조선일보의 자진 폐간을 유도하는 더욱 적극적 형태로 도약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안티조선운동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공론화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 조선일보에 대해 그들과 대항하려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은 고민해 보았을 이런 문제들에 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끈질기게, 악착같이 가능한 모든 범위를 동원해 전방위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기고거부, 인터뷰거부, 구독거부, 조선일보 사이트 방문 거부, 각종 조선일보 포털 기사에 대한 비판적 댓글 달기, 주위 사람들에게 조선일보 구독 중단 권유하기, 조선일보 구독하는 식당이나 상점 이용하지 않기, 조선일보 구독하는 기업의 제품 불매 운동 등등 온몸으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운동 방식을 계승한 채로 이것을 소비자운동과 결합시켜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동참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 우리는 단순히 한 기업의 제품 자체만을 소비하는 소비자를 넘어서 그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소비하는 새로운 형태의 현명한 소비자로 거듭나야 한다.
 
조선일보에 곡소리가 끊이질 않고 심각한 위기가 닥치고 폐간되는 날까지 우리의 저항은 계속되어야 한다. 나부터 이런 흐름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끈질기게 악착같이. 
 
* 글쓴이는 인물과사상 전국독자모임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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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7/16 [15:1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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