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조선일보 사주' 닮아가는 조선일보 기자
KBS 미디어포커스 비판하면서, 정연주사장 병역문제 언급
 
김주영   기사입력  2003/08/18 [16:57]

▲조선일보 해당기사     ©조선닷컴
조선일보 8월 17일자 기사를 보면 눈에 확띠는 제목이 나온다. '정연주 칼럼' 닮아가는 KBS프로이란 기사가 바로 그것이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KBS 프로그램을 통해서 정연주 KBS 사장을 비난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KBS 미디어포커스에서는 지난  7월 30일자 조선일보의 ‘돈 주면 M16 소총도 구해줘’라는 기사에 대한 비평은 한바 있다. 이것에 대해 조선일보는 ''미디어 포커스' 본사 ''총기 밀거래'기사 어이없는 비판'이라는 제목으로 문제제기를 한바 있다. 그리고 이후 8월 16일 방송된 KBS 미디어포커스에서 또다시 조선일보의 비판기사에 대한 재비평을 가했고, 이번 기사는 이에 대해 재반박하는 내용이다.

[관련기사] <조선데스크>'정연주 칼럼' 닮아가는 KBS프로, 조선일보 (2003.08.17)

기사는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면서, 조선일보의 기자들이 사실을 확인한 것, 즉 fact자체에 대한 미디어 비평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 남들은 확인 취재해 보도한 내용을 자기 취재진이 확인하지 못하자, 이를 오보로 몰아가는 비평 방송을 뭐라고 해야 하는가. 아무리 좋은 글이라고 한들, 방 안으로 쏟아붓는 TV의 선동적인 말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우리는 물론 정당한 비판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이는 기자를 반성하게 만들며, 무엇보다 자신이 쓰는 기사가 숙명적으로 완벽할 수 없다는 겸허함을 가르친다. (조선일보 기사 中)』

'겸허함을 가르친다'는 말로 비판을 받아들이는 듯 하지만, 그 뒤에 바로 본색을 드러낸다. 이 기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미디어비평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조선일보의 비평방식인 것이다. 기사의 말미에서의 정연주사장에 대한 부분은 이기사가 과연 KBS프로그램의 보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건지, KBS의 사장인 정연주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인지 헷갈리게 한다. 기사의 말미를 보자.

▲ KBS 미디어포커스     ©KBS홈페이지
『 하지만 정연주 사장의 취임 후 신설된 KBS의 미디어 비평프로는 정씨의 칼럼 논조를 그대로 닮은 게 아닐까. 정씨는 작년 8월 이회창씨 아들의 병역 의혹을 거론하며 다음과 같은 칼럼을 썼다. “현역 3년을 꼬박 때우는 힘 없고 ‘백’ 없는 자식들은 ‘어둠의 자식’, 면제자는 ‘신의 아들’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어둠의 자식’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젊은이들은… 난장판 같은 현실세계를 어떤 심정으로 보고 있을까.” (조선일보 기사 中)』

여기서 갑자기 정연주사장의 칼럼이 나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도 이회창씨 아들의 병역의혹에 대한 것이 나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다음 단락을 보면 조선일보의 의도를 알 수 있다.

『 정씨 자신은 허리 병으로 군에 가지 않았고, 두 아들 역시 미국 영주권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남이 군대 안 가면 비판하고 자기 아들이 안 가면 감싸고 도는 정씨의 이중 잣대를 KBS의 비평 프로 제작진들이 떠받들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같은 직업 종사자로서 심히 울적하기 그지없다. (조선일보 기사 中)』

즉 조선일보의 논리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정연주사장이 군대에 가지 않았고, 정씨의 두아들이 군대에 가지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회창씨의 병역비리의혹에 대해 자신과 이회창씨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식이다. 그러면서 정씨의 이러한 이중잣대를 KBS 비평프로그램 제작진들이 이를 떠받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언듯 조선일보만 본다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큰 왜곡보도이다.

우선 정연주사장이 군대에 가지 못한 이유는 동아일보 해직기자로서 언론자유화 투쟁을 비롯한 언론개혁 운동으로 인해 투옥, 그리고 이로 인한 허리병으로 군대에 가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정씨의 두아들이 영주권을 얻게 된 것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서 간 것이 아닌,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언론인해직사태로 인해서 미국으로 쫓겨나다 시피한 것이었다. 그래서 두아들은 영주권을 얻게 됐고, 군대를 가지 않았다.

▲기자인 것이 부끄럽다 /정연주 저조선일보 기자는 기자인것이 부끄럽지 않은가?     ©yes24
이 기사를 쓴 기자에게 묻고 싶다. 언제 한번이라도 언론자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적 있는가? 자신은 언론인으로 언론자유를 위해서 싸운 적 있는가? 흔히들 현정권 들어 언론의 자유를 외치면서 정부를 공격하는 음모론적 언어가 아닌 진정한 보도를 해본적 있는가? 언론인으로서의 양심에 손을 얻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양심이 남아있다면 말이다.)

정연주사장의 병역에 대한 것은 이미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진바 있고, 정연주 사장의 칼럼이 문제가 됐던 이유는 칼럼이 나왔던 시점이 대선시기였기 때문이었다. 사실은 이러한데, 또다시 이런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조선일보의 그 뻔뻔함은 fact라는 단어를 fiction과 의미를 혼동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과연 이중잣대를 대고 있는 것은 누구인지, 누가 색안경을 끼고 사회를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 KBS의 보도에 문제가 있다면 그 내용에 대해서 따져야 하는 것이지, 정연주 사장을 거론하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그 의도는 시커멓기만 하다.

특히 8월 16일 토요일 '한국사회를 말한다'프로그램에서 일제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명백하고도 자발적인 친일행위에 대한 방송이 조선일보 사주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것에 대한 앙갚음인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방송에 대해 항의할 일이 있으면 해당방송을 비판해야 할 것이다. 정작 방송은 언급하지 못하고, 정연주 사장의 불행한 과거를 헤집는다면 그것은 기자의 본분이 아닐 것이다.

KBS보도와 정연주 사장을 연관시켜 문제시 삼는다면, 조선일보의 문제있는 기사는 사주를 닮아가고 있는 것인지? '사주 따라 삼만리' 가는 조선일보 기자여, 누가 누구를 쫓고 있는지, 색안경을 벗고 거울을 들여다 보라. 거기에는 자신이 아닌 사주의 모습이 있을지도 모른다.(늦더위를 식혀주는 공포특급이 되지 않을까?)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3/08/18 [16:57]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