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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뽑지 말아야 할 선거가 된 대선
[논단] 대선을 앞두고 깊어가는 유권자들의 고민, 희망은 정녕 없는가
 
이태경   기사입력  2007/10/11 [20:28]
바야흐로 대선의 계절이다. 중요하지 않은 대선이 없었지만, 이번 대선(大選)은 21C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지을 중대한 변곡점이라는 의미에서 정초(定礎)선거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듯 하다.
 
거칠게 말해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이 선진강국으로 도약하는 디딤대가 되어야 하고 통일한국을 예비하기 위한 교두보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전개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암울하다.
 
도대체 작심하고 뽑을 만한 대통령감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이번 17대 대선은 87년 체제가 성립한 이래 가장 시시하고 희망 없는, 그리고 기권자가 속출할 선거가 될지도 모른다. 후보들의 면면이 이를 보장한다.
 
‘우승열패의 원리’로 대한민국을 개조하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받고 있는 넉넉한 지지는 불가사의하기까지 하다. 저처럼 윤리적 흠결이 많은 후보를 저토록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현상은 확실히 경이로운 데가 있다. 
 
아마도 참여정부의 이런 저런 실정에 대한 염증과 고도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떠받치는 양 대 기둥일 것이다.
 
참여정부가 저지른 수다한(?) 실정에 대한 실망과 분노로 인해 이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그렇다 치자! 또 백보를 양보해서 그의 무딘 윤리의식이나 평균이하의 준법정신을 애써 외면한다고 하자!
 
과연 그가 대한민국 경제를 과거처럼 고도성장시키고 그 과실을 사회 구성원들에게 고루 분배시킬 수 있을까? 그의 이력이나 표방하고 있는 정책, 그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한나라당의 정체성 등을 감안할 때 결코 긍정의 대답을 할 자신이 생기지 않는다.
 
이명박 후보는 우승열패의 원리를 뼛속까지 새긴 사람처럼 보인다. 그의 거듭되는 실언과 최근 발표한 교육정책 등을 살펴보면 이런 의구심이 확신으로 바뀐다.
 
경쟁, 성장, 효율성 등을 지고의 가치로 여기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사회를 규율하는 최고의 원리가 ‘우승열패의 원리’가 될까 벌써부터 심히 두렵다.
 
집단 자멸극을 펼치고 있는 민주신당
 
더 한심한 건 그간 등장했던 한나라당 후보 가운데 최약체라 할 이명박 후보에 필적할 만한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는 민주신당이라 하겠다. 민주신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선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금 남아 있던 정 마저 떨어지게 하기에 족하다.
 
세 명의 후보들이 벌이고 있는 싸움은, 이전투구(泥田鬪狗)바로 그것이다. 안된 말이지만 지금 민주신당이 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자당의 대선후보를 온전히 선출하는 것도 힘에 겨워 보인다. 이런 마당에 대선승리는 언감생심이다.
 
수권정당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민노당
 
민노당은 이번에도 변화에 실패했다. 그나마 민노당이 이번 대선에서 유의미한 변수가 되려했다면 노회찬 의원이나 심상정 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어야 했다. 그러나 민노당은 권영길 의원을 후보로 선출하는 최악의 선택을 함으로써 국민들의 관심권에서 스스로 멀어졌다.
 
이제 식상한 느낌까지 주는 권 후보가 텔레비전에 등장해서 시장(市場)과 북한에 대해 기존의 민노당스러운 관점을 고집한다면 민노당의 수권정당 꿈도 백년하청일 것이다.  
 
유권자들의 근심이 깊어간다
 
불과 2개월 앞으로 다가온 17대 대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근심하고 있다. 누구를 뽑아야 할지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말이다. 정녕 대한민국 유권자들을 이런 고민에서 해방시켜 줄 사람은 없단 말인가?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사무처장, 토지+자유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투기공화국의 풍경]의 저자이고, 공저로는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 [부동산 신화는 없다], [위기의 부동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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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11 [20:2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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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중 2007/10/12 [15:47] 수정 | 삭제
  • 참여정부의 실정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