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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하면 이명박 진짜 이길 수 있나
[정치시평] 길 잃은 정치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은 국민의 집단적인 힘뿐
 
이민   기사입력  2007/10/12 [05:59]
그래도 정치를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길이 보이지 않는다.” 김근태의 말이다. “통합이 시대정신”이라며 밀알 되기를 자처했던 그였다. 길이 없는 곳을 향해 앞장서 가놓고 이제 와서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니 차라리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사상 최악의 진흙탕 싸움을 벌인다고 후보들만 탓할 일이 아니다. “이대로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겨주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정권을 들어다 바치는 엉뚱한 길로 인도한 업보다. 길이 보이지 않으면 차라리 이제 집에 앉아 쉬시라. 그 이상은 민폐임에 틀림없다.
 
대통합신당 김영춘 의원이 더 이상 희망이 남아 있지 않다며 새로운 희망을 찾아 ‘희망새’에게 날아갔다. 언제 희망이 있기는 있었는가? 묻고 싶지만, 사실 그에게 답변을 강권할 상황은 아니지 싶다. 그보다 더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서로 삿대질하며 고래고래 악을 쓰는 판이니 말이다.
 
어찌됐든 둥지 찾아 삼만리가 시작됐으니 마지막 남은 이벤트가 임박한 모양이다. 시대정신은 이제 통합에서 단일화로 바뀔 것이고, 후보등록일 까지 남은 40여 일 동안 단일화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허탈한 입씨름을 벌이는 모습을 지켜볼 일만 남았다.
 
탈당의 물꼬가 트였으니 이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한 식구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것임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경선불복은 아니어도 후보박탈은 가능하다’는 날선 말들이 오가는 판이니, 짐 싸들고 왔다 갔다 한들 누가 누구를 탓할 것인가.
 
통합의 경우 길이 아님을 확인하는 데 1년 이상 소요됐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단일화는 사실관계 확인에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묻는다. 이제 단일화를 하면 이명박을 진짜로 이기는 것인가?
 
대선 투표율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굳이 학자들 말을 듣지 않아도 충분히 감으로 알 수 있는 문제다. ‘누가 될 것 같은지, 투표할 의향은 있는지’ 이맘때면 항상 빼놓지 않았던 물음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그러고 보니 이번 대선의 특색 가운데 하나다.
 
분노와 냉소의 뒤끝이 자포자기는 아니기를
 
선택지가 너무나도 암울한 마당이라 보이콧도 주요한 의사표시의 수단이 되기는 하겠지만,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절망이 너무 깊은 나머지 집단적 체념이 만연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은 지금보다도 더욱 어두운 미래를 잉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것이다. 길이 아닌 곳에서 길을 찾아 헤매는 길 잃은 정치가 낳은 우울한 풍경이다.
 
솔직히 두려운 것은 결과가 빤히 보이는 대선이 아니다. 김영춘 의원에 이어 최용규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으니 재선급에서만 벌써 두 명이다. 대선을 넘어 총선마저도 그 지형이 암울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총선 결과 새롭게 펼쳐질 이 나라의 정치지형은 과연 어떤 것일까?
 
국민을 행복하게 해 준 기억이 없다보니 ‘정치란 본래 하는 일이 없다’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그것은 크나 큰 오해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 별로 없을 뿐이지, 하는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가 입증하듯 순식간에 여러 사람 불행하게 만드는 데 정치만한 것은 없다. 오늘날 정치를 말하는 것은 참으로 허무한 일이지만 그래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민주주의가 제 아무리 냉소의 대상이 되었다 하더라도, 길 잃은 정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의 집단적인 힘일 뿐임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분노와 냉소의 뒤끝이 자포자기는 아니기를 그래서 참으로 간절히 소망한다.   / 정치 칼럼니스트
 
* 새로운민주정당추진회의 홈페이지 '새민추'(www.demokratia.kr)에도 함께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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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12 [05:5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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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10/12 [21:47] 수정 | 삭제
  • 아주 처절하게 망카트려서 두개의 여당이 필요없다는것을 보여주여야한다
    놈현정권은 두개의 여당을 거느린
    양의탈을쓴 늑대 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