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누가 부안을 '제2의 광주'로 규정했나
노대통령은 강경진압을 명령한 사람을 가려내야
 
양문석   기사입력  2003/07/31 [17:38]

방사능폐기물처리장(핵폐기장) 건립은 김영삼 김대중 전대통령을 거쳐 노정권까지 내려 온 '아주' 오래된 문제다. 전문가들은 '위도'가 정부에게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한다. 여기서 실패하면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핵폐기장 건립은 불가능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곧 원자력발전 전반에 대해 재평가해야 하고, 독일 등 주요 핵선진국처럼 원자력을 통한 전력수급계획의 완전 폐기까지 가는 상황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핵폐기장 건립, 대통령 고향에다?

▲31일 오전 부안 격포항에서 벌어진 선박 200여척의 해상시위 장면. 이 시위는 '핵폐기장 후보지선정 즉각 백지화하라'를 주장하고 있다.     © 전북인터넷대안신문
그러면서 혹자는 전·현직대통령과 정부를 조롱한다. '깨끗한 에너지 원자력'이라는 정부의 광고가 사실이라면 대통령들이 솔선해서 해결해야 된다는 것이다. 'YS시절 거제도에 건립했다면 당시 YS를 추종하던 거제시민들이 최소한 지금처럼 반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DJ시절 하의도에 갖다놓았다면 해결되지 않았을까'라고. 또 지금도 늦지 않았다며 '노대통령의 고향 김해 정도는 어떨까. 그래도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인데, 부안군민들처럼 결사적으로 반대할까'라고. 덧붙여 위도를 핵폐기장 건립지로 결정하는 각종 조사 수준이면 거제도든 하의도든 김해든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 것 같다며 비아냥거린다.

한데 그 어떤 대통령도 자신의 고향이나 정치적 고향에 핵폐기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적은 없다. 또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에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에서 유치를 신청한 적도 없다. 고향출신 대통령이 그토록 곤혹스러워 하는데 그 좋은 것을 받아들이겠다고 왜 아무도 주장하지 않는걸까. 고향사람들도 대통령 덕 보고, 또한 대통령도 자신의 고향에 '핵폐기장과 각종 특혜'를 갖다줌으로써 선심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도 말이다. 정부의 핵폐기장 관련 주장이 말이라면. 

문제는 부안군민들처럼 거제도 하의도 김해 사람들도 정부의 주장이 거짓임을 안다는 것이다. 원자력이 깨끗한 에너지가 아니라 '악마의 화신'이거나 죽음을 부르는 '암덩어리'임을.  그래서 작은 시골마을의 군수가 유치신청을 하자 절호의 찬스라고 판단하여 무자비한 진압을 통해서라도 부안군에 떠넘기려고 하는 것이다.   

부안을 제2의 광주로 생각하고 진압하다니

지난 30일 대자보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신문과 웬만한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문규현 신부의 노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 올려져 있었다. 서울에서 내려온 특수진압 경찰부대를 포함한 5천여명이 인구 7만인 부안을 점령하고 무수한 사람들에게 집단 린치를 가한 사건에 대해 문신부가 청와대 앞에서 항의하며 공개한 내용이다.

"당신(노대통령)이 특별히 파견한 경찰에게 들었습니다. 그들은 내려오기 전 교육받을 때 '제2의 광주로 생각하라'는 말을 들었다더군요. 놀랍고 끔찍했습니다. 믿을 수가 없고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묻고 또 묻고 확인했습니다. 그게 과연 정말인가. '제2의 광주'. 그렇습니다.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참담한 상황은 그걸 생생하게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내 눈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쓰러지고 중상을 입고 실려갔습니다. 도망치는 사람을 삼십 미터씩 쫓아가 목뼈를 부러뜨리고, 팔십 칠 세 할머니의 쓰러진 몸도 거침없이 군홧발로 짓밟았습니다."

[관련기사] 문규현, 부안군민은 당신의 적이 아닙니다, 대자보(2003. 7. 30)

▲위사진은 7월 22일 부안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모습, 아래사진은 5.18 광주민주화항쟁당시 사진, 두 사진은 놀랍게도 닮은 꼴을 하고 있다.  
문신부의 절절한 분노를 읽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충격은 부안을 제2의 광주로 생각하고 진압하라는 노정권의 경찰이 내린 지시였고, 이것이 그대로 실행되었다는 사실이다. '제2의 광주'가 이렇게 편리하고 쉽게 언급될 수 있는 대상인가.

한국 현대사 최대 비극이 '한국전쟁'이라면 그 다음이 바로 광주학살사건이다. 그리고 전쟁이 아닌 다음에야 최대 살인참극의 현장이 1980년 5월의 광주다. 벌써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광주의 그 고통은 살아남은 자들이 고스란히 품고 견디며 살아가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다. 

한데 이런 학살사건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진압의 교훈'으로 삼는 것이 소위 '참여정부'의 경찰이다. 이들이 과연 제정신인가. 노무현정권이 제2의 전두환 군사정권으로 진정 자처했단 말인가. 현장의 많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도대체 사람같잖은 짓을 하는 경찰의 진압광경을 목격했다. 노무현은 제2의 전두환이라는 현지의 주장이 결코 허언이 아닐 정도로 '그들의 경찰'은 광란이었다.

노대통령은 스스로 제2의 전두환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제2의 광주로 생각하라'고 지시하거나 교육한 책임자를 계통을 밟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제2의 광주처럼 부안군 현장을 폭력적으로 진압한 책임자들 철저히 징계해야 한다. 농담으로도 할 수 없는 '개'만도 못한 지시를 내리고 이것을 실행한 인간들을 용서해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주류언론에게 묻고 싶다. '제2의 광주로 생각하라'는 경찰의 지시와 실행이 정녕 뉴스거리도 안되는 건지. / 논설위원

* 필자는 언론학박사로 언론노조 정책전문위원입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3/07/31 [17:38]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

  • 강종수 2005/11/17 [17:50] 수정 | 삭제
  • www.egijuk.net 에서 보았어요

    '나도 오늘 당장 의사가 될 수 있다.
    종합병원이 포기한 모든 병을
    이제는 집에서 자정요법으로 간단히 고친다.
    초등학생도 배울 수 있고 유치원생도 할 수 있다.
    현대의학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병은 20%정도 뿐.....
    초등학교 졸업장만 가지고서,
    자정요법으로 많은 불치병 환자들을 돌봐주고
    100억대 부와 명예를 거머쥔 사람이 있다.
    이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
    환자들은 입 소문으로 찾아왔고
    종합병원에서도 치료를 포기한 사람들.....
    치료효과가 아니면 무엇 때문인가?'

    이렇게 주장하는 곳이 있군요. 저도 처음 접하고 많이 놀랐습니다.
    과연 믿어도 될까요?
    www.egijuk.net 에서 확인해 보세요.

    1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