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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나라, 그들만의 한미FTA
[주장] FTA 강행, 노대통령 탄핵시켜 정상 국가의 길로 가게 만들어야
 
아찌   기사입력  2007/03/30 [19:59]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는 급속한 변화 속에서 진지한 성찰의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결과,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를 지향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 감각을 상실해 버렸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맞닥뜨린 것이 IMF경제난이었다.
 
그 위기의 순간이 가진 자들에게는 절호의 기회였고 신이 내려준 축복이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자본이 우리 사회의 모든 가치를 점령해 버렸다.
 
이제 이 사회는 그들이 규정하는 대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 자본이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자본만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정부 역시 자본의 하부 조직으로 기능하며 자본의 부름에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 그 본연의 임무가 되었다. 자본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경제적 이익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앞뒤 가리지 않고 서슴없이 실행에 옮긴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FTA는 자본과 국가에게는 필수 불가결한 사항이다. 오로지 경제적 이익이라는 잣대만을 들이대고 계산해보면 덩치가 큰 재벌들은 한미FTA가 어떤 내용으로 채워지든 타결만 되면 큰 이익이 발생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대통령은 한발 물러서는 척하면서 다른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오직 경제적 관점에서만 계산하여 이익이 되는 것으로 나오면 한미FTA를 체결하겠다고 했다.
 
미래의 예측하기 어려운 경제적 득실을 정확하게 계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도 하고 변수나 함정이 많이 있게 마련이므로 반드시 하겠다고 밀어 부치는 주체 측에서는 자신들이 유리한대로 계산할 가능성이 크다.
 
통계 숫자를 조작하거나 명확한 근거나 출처나 연구자의 실명을 거론하지도 않고 엉터리 통계 자료를 교묘한 시점에 양산해 내어, 상대방의 허를 찔러 무력화시키는 대대적인 여론몰이 공세를 편 게 어디 한 두 번이었는가 말이다.

재벌 총수 이상으로 철저하게 경제적 이익과 경제적 성과만을 따지는 대통령의 사고의 틀로는 한미FTA의 체결 이외에 달리 다른 답이 없다.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이번 기회를 통해 외부 충격에 의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걸 보면 한미FTA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풀 수 있는 만병통치약인 셈이다.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다가 밀리고 밀려 요구하는 대로 다 퍼주고 얻은 것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초라한 잔챙이 하나만 건지더라도 남는 장사가 되는 것이다.
 
그들이 노린 것은 사실 입에 발린 국익이 아니었다.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를 놓고 득실을 따져 계산해 보면 우리 쪽에서 엄청난 손해가 발생한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꼼수에 능한 대통령에게 있어 한미FTA는 원래 많은 손해를 감수하고 벌인 일이고, 본래의 목적은 그 이면에 숨겨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나 선진기법의 도입 등 다른 것에 있었으므로 일단은 하고 보는 것이 최우선의 선택이다. 자본과 정부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기업국가의 전형인 전면적인 미국화, 곧 자본에게 무제한적인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였던 것이다.
 
이제 국내 시장은 자본의 사냥터로 완전 개방되는 시점에 와 있다. 정부는 죽기 싫으면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 살아남으라고 한다.
 
자본의 앞잡이인 정부가 더 냉혹하게 국민들을 사지에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버리거나 죽이는 것이 아니다.
 
세계화된 세상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므로 생존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사자가 새끼를 절벽에서 떨어뜨려 살아남는 새끼만 살리듯이 말이다.
 
우리 희망을 잃지 말고 살자. 논밭에 골프장이 들어서면 골프장에서 날아온 골프 공 주어다 팔아서 먹고 살자.
 
과거 청계천에 거주하던 빈민들을 트럭에 실어 짐짝 버리듯이 허허벌판에 내다 버렸어도 그들은 다 살아남았었다. 정부가 보호해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저희들끼리 알아서 살길을 찾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다.
 
시장은 전지전능하신 신이다. 이 세상의 지배 담론은 다 그들이 쥐고 있다. 시장이 하라는 대로 자본이 하라는 대로 자본의 앞잡이인 정부가 하라는 대로 그대로 따라야 살 수 있다. 이것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정언명령이다.
 
이제 경제성이나 경제적 이익을 뛰어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논하던 것들은 다 무의미한 것이 되어 버렸다. 농업의 가치를 아무리 설파해도 그건 말이 말로 성립되지 않는 공허하고 헛되고 하등의 가치가 없는 쓸데없는 짓이다. 관료의 입에서 아직도 농업을 말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한마디로 농업의 운명은 끝나는 세상이다.
 
아름다운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인간적인 존엄과 위엄을 지키며 살겠다는 꿈은 접어야 할 것 같다. 경쟁력을 최고의 가치로 받아들이고 철저하게 경제논리에 입각한 사고로 무장하고 가치관까지도 세계화의 첨병에 맞추어 바꾸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도래하였으므로.
 
시대와의 불화를 뛰어넘는 길은 국가라는 공동체를 기업에 넘겨주고 기업논리로 세상을 재단하려는 신자유주의의 대변자이자 경제적 이익을 위해 나라의 주권까지 미국에 팔아먹으려는 대통령을 탄핵시켜 정상 국가의 길로 가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비상시국이자 탄핵정국이다. 나는 이 나라의 주인이기에 그렇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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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3/30 [19:5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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