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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진보정당의 탄생을 기대한다
[김영호 칼럼] 진보세력 단합, 개혁과 변화 열망하는 시대정신 부응해야
 
김영호   기사입력  2006/08/03 [12:58]

 7·26 재보선 투표율 24.8%은 사상최저이다. 유권자 4명중에 1명 꼴로 투표권을 행사한 셈이다. 이런 저조한 투표율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불신이 우려할 수준에 달했음을 말한다. 정치적 무관심을 뛰어넘어 정치적 혐오증이 팽배하다는 뜻이다. 투표포기로 나타난 집권세력에 대한 배반감, 절망감이 한나라당에 잇따른 완승을 안겨줬다. 아니면 표를 주고싶어도 찍어줄 정당이 없어 많은 유권자들이 기권을 선택했을 것이다.

 지난해 실시된 재보선과 5·31 지방선거에서 민의는 집권세력에게 그 뜻을 충분히 전했다. 작년 4·30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은 0:23으로 전멸했다. 이어 10·26 재-보선에서도 0:4로 영패했다. 이것은 집권세력에 보낸 국민의 엄중한 경고였다. 그런데 선거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로 경청을 거부했다.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참패가 예견되는데도 말이다. 결국 반성을 모르는 집권세력에 대한 정치적 심판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민의를 무시하자 다시 7·26 재보선에서 완패하고 말았다.

 상고출신 ‘노무현의 대통령’ 탄생은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탄핵구출’ 또한 같은 의미다. 급조정당 열린우리당의 압승도 마찬가지다. 이런 정치적 대사건마다 그 뒤에는 이 나라의 온갖 모순을 교정해달라는 국민적 열망이 있었다. 그것을 너무나 쉽게 등졌다. 그 동안 쌓인 실망감이 분노로 표출되어 열린우리당에게 영속적인 영패를 안겼다. 이것은 정치적 응징이다. 탄핵의 주역이 돌아왔다는 사실은 정치적 의미가 중대하다. 그럼에도 숱한 흠집이 드러난 인사를 교육 부총리로 밀어붙인다.

 한나라당은 전두환 일당이 총칼로 만든 민정당의 후신이다. 정치적 고비마다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으로 간판을 바꾸며 변신해왔다. 5-31 지방선거 직전에는 연이은 ‘성추행’에다 ‘뇌물사건’이 터졌다. 그래도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승리의 도취는 한나라당을 전당대회에서 도로 민정당으로 재탄생시켰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암울하던 군사독재시대로 되돌아가려는 속내를 숨긴 채 말이다. 이어 터진 ‘수해골프’, ‘호남비하’라는 악재도 한나라당의 불패행진을 막지 못했다.

 이것은 열린우리당에는 비극적인 의미를 갖는다. 한나라당이 싫어도 열린우리당보다 미울 수는 없다는 뜻이다. 5·31 지방선거 결과는 집권세력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그 준엄한 의미를 외면한 채 표류를 거듭해왔다. 마지막 남은 기회마저 마다함으로써 열린우리당은 어떤 변화도 희망도 추동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줬다. 민의가 떠났으니 열린우리당의 역사적 소임은 끝났다고 보아야 한다.

 이대로 가면 정권은 한나라당 차지다. 지방정부를 완전히 장악하여 견제 없는 독주가 이뤄진다. 권력의 절반이 넘어갔고 나머지도 시간의 문제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정치권이니 정계개편에 관한 논의가 오간다. 하나 구심점이 없으니 제자리에서 맴돈다. 열린우리당이 중심점에 서기에는 추동력이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진보가 아닌 보수라는 생태적 한계성을 가졌다. 열린우리당을 방계조직으로 하는 집권세력의 사회-경제정책에서 보수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탄핵의 주역이 돌아왔다고 민주당이 환호하나 이 또한 주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 호남정당이란 한계성이 그것을 말한다. 민주노동당은 의회진출에는 성공했으나 외연확장에는 ‘노동당’이란 현실적 거부감이 가로막고 있다. 지지율 10%미만이라는 장벽을 넘지 못하는 정치실험은 이제 끝내고 문호를 활짝 열어야 한다. 고건씨의 희망연대는 정치적 실체가 없다. 이제 모든 진보세력이 규합하여 새로운 정당을 창건해야 한다. 

  비정치권을 포함하여 진정한 의미의 진보를 구현하는 국민적 정당을 말이다. 이것은 개혁과 변화를 열망하는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길이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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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8/03 [12:5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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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깔깔 2006/08/04 [17:35] 수정 | 삭제
  • 어떤 의미에서 DJ-민주당 보다도 못한 정권의 친위대 노릇을 관두겠다는 건 좋은 생각이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의미에서 정신은 못차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왜 민노당은 아니지요? 왜 처음 부터 사태가 이렇게 될 것이라고 예기해 오던 사람들의 정당은 끝까지 비토의 대상이지요? 노동당은 안되지요? 혹시 그 존재가 당신의 쪽팔린 친노행각 과거사를 들추기 때문인가요? 혹시 그 존재가 여전히 신자유주의적에 대해 제대로 대들 수 없는 당신의 애매함을 자꾸 찔러서인가요? 노동의 과소대표성이 이나라 민주주의를 절름발이로 만든다는 고언은 이럴때는 편의적으로 잘도 잊어 먹는군요...
    이제라도 정신을 차린다면 환영이지만, 먼저 지난 4년의 과거사를 제대로 청산하세요... 왕년의 친노외곽 여러분...
  • 2006/08/04 [14:56] 수정 | 삭제
  • 민주노동당+사회당+열린우리당의 임종인 의원같은 분이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추미애의원도 괜찮은 것 같고.
    그나저나 시민의 신문에 김영호 대표님의 인터뷰가 실렸더군요. 방송위원의 행태에 대해 조금 비판을 하신 모습을 보고, 용기있는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 정말 큰 문제인데..
  • dojoy 2006/08/04 [11:07] 수정 | 삭제
  • 잘 보셨습니다.
    이제는 새롭게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많은 인력이 노정권 아래서 소비되고 흙탕물이 튀었습니다.

    표현은 진보정당이라고 하였지만 건전한 상식 아래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보고, 바른것이 바르게 펼쳐지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정당이 절실합니다.

    돈과 권력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참 세상을 만들려는 뜨거운 마음이
    정말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