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우석 사태의 핵심인 '난자 기증(과 매수)'에 관해 신정모라 기자가 일반 누리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문자답 형식으로 그 사회문화, 종교, 윤리적 의미를 나름대로 설명하는 글을 보내와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난자를 실험재료로 할 수 있는가 질문: 체세포 복제를 통한 배아줄기세포 연구 대신 수정란 줄기세포 연구를 국가가 지원해도 되는가? 신정모라: 제대혈이나 난자가 아닌 체세포복제 방식을 이용한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일부 종교계에서도 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 '난자를 실험재료로 할 수 있는가'란 문제에 대해서 현재 인류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성주의에선 배아줄기세포는 물론, 성체줄기세포 연구 중에서 난자를 이용한 수정란줄기세포 연구는 반대한다. 난자를 재료로 하는 줄기세포로 환자맞춤용 의학이 발전하여 실용화하려고 한다면, 여성계와 종교계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다. 이번 황우석 사태처럼 실패하리라고 생각한다.
황우석 사태는 발단은 PD 수첩이지만 불공평한 한국 과학계의 현실에서 문제가 터졌다고 본다. 다음 번에는 인구의 반을 넘어선 여성들이 난자를 사용한 어떤 연구도 실용화 할 수 없도록 투쟁해 나갈 것이다. 이 점은 학계에서 명심해 주길 희망한다. 환경운동가, 여성주의자, 종교계, 의학계, 생명공학계에서 각각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마당에 합의점을 도출해 내려면 긴긴 진통이 선행되야 할 것이다. 난자를 생명의 시초로 느끼는 여성들의 모성이 존재하는 한 이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논의들 속에 정작 난자제공 당사자인 여성들의 목소리가 아직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와 천주교에서는 난자의 생명성을 가지고 반대한다. 한국 불교계에서는 서로 의견도 맞춰보지 못하고 승려들 각자 따로 놀고 있다. 불교내에 자체비판세력이 없기 때문에. 생태불교학자들은 난자의 생명성을 인정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천주교 입장과 비슷한 견해를 피력한다. 일부 불교 승려들은 황우석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적극 지지하는 발언을 하였다. 지율스님처럼 생명의 소중함을 실천하는 양심세력이 있는 반면에, 불행히도 유교화된 한국불교는 세속화되어 종교인지 이데올로기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되었다. 돈, 권력지향적인 종단이 세력확장 욕심을 애국주의나 호국주의로 변질시켜 불교교리마저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으로 같다 붙이곤 한다.
이들이 난자기증을 합리화하기 위해 언급하는 금강경, 보시의 원칙에도 난자기증이 맞지 않는다. 육체를 실체로 보지 않음으로 자기의 팔다리를 자선처럼 기꺼이 타인을 위해 보시할 수 있다는 것. 그런 보시의 의미와 생명의 시초라고 생각하는 난자를 기증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모성은 인륜의 기본이다. 여성이 난자를 생명의 시초로 인식하는 이상 보시하는 물건이 청정할 것이란 원리에 어긋난다. 특히 난자제공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이 되고 통증과 후유증도 심한 점에 미루어 난자 제공을 자발적으로 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황우석에게 제공된 난자는 대부분 매매된 난자들이었다. 난자매매가 가난한 여성이나 정신질환을 앓아 판단능력이 없는 여성들 상대로 이루어졌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사회문제를 도외시하고 일부 승려들이 아직 난자의 생명성에 대한 합의점도 인류가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스런 여인들아, 보시하라'고 종용하는 건, 결국 정신병을 앓고 있는 여성의 약점을 이용해 건강을 빼앗는 것과 같다고 본다. 불임여성들이 난자제공을 하는 경우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이번에 황우석의 논문 조작을 위해 여성들에게 난자 기증을 하라고 주문한 종단의 승려들은 반성해야 한다. 정치인과 언론인이 MBC에 사과하는 모습을 보았고 일부 인터넷 사이트도 반성문을 올렸다. 그러나 불교언론은 반성문은커녕 황우석이 이미 대중에게 신용을 잃은 시점에서도 세속적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황우석의 인터뷰를 실었다. 불교신문이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인터뷰 대신 난자제공자들에게 사과하고 반성문을 올려야 했다. 불교의 이런 몰염치한 태도는 독실한 신도인 황우석의 반성할 줄 모르는 몰염치에서도 엿볼 수 있다. 종교인이 진정 난치병 환자를 돕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런 참된 인간성이라면 그 돕는 과정에서 피 흘리는 난자 제공자들의 고통스런 후유증도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기독교와 천주교는 자체 비판세력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 태도를 변신해 왔다. 한국 불교는 자체비판세력이 없다. 우리나라에 도입된지 역사가 오래된 터라, 분화되고 세속화되어 종교라고 봐주기조차 어렵다.
황빠(황우석 교수 적극적 지지자를 지칭-편집자 주)라는 집단의 비이성적인 광기어린 행동은 황우석이 전생에 이순신이라고 믿는 점에 기인한다. 한국불교의 샤머니즘화된 전생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순신은 일본군을 죽였고, 황우석은 100명 정도의 여성 건강을 해치면서 난자들을 2년 사이 1600∼1700개 가량 죽였다. 미공개된 난자수도 있을테니 상상해 보라. (일본군 죽인 숫자만큼 난자도 죽였다면 생명을 해친다는 점에 공통점은 있다.)
질문: 황우석의 논문조작이 밝혀진 시점에서도 황우석을 위한 촛불집회 등을 시도하는 집단현상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신정모라: 황우석은 연구윤리 위반을 했다. 또 그는 난자매수범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성매수범을 떠올리면 비슷한 거라고 본다. 성매수범이 있기 때문에 포주들이 불법으로 가난한 성매매 여성을 현대판 노예로 착취하고 있다. 난자매수범이 있기 때문에 미즈메디, DNA BANK같은 포주가 존재하는 것이다.
윤리적으로 가장 큰 죄를 짓고 있는 자는 난자 수요자이다. 형사상으로 포주가 가장 큰 중벌을 받지만 사실은 성매수범이 인륜도덕상 제일 책임이 크다. 마찬가지로 난자수요자인 황우석은 난자매수범으로서 윤리적으로 제일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사실 연구윤리 위반을 스스로 인정했을 때 황우석은 끝난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 단계에서 끝났을 것이다. 논문조작은 학계가 정화되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고 우리사회 부정의 한 면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학계에서 용서가 안 된다. 황빠라는 집단이 이런 범죄가 이미 드러난 황우석을 여전히 옹호해 왔고, 음모론을 퍼뜨리거나 집단으로 여론형성을 조작하거나 하는 수법을 사용해 왔다. 이들은 반성을 모른다. 심지어 <동네수첩>이란 것을 만들어 퍼뜨려 순진한 사람들에게까지 황빠의 집단 최면 망상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 외환관리법위반, 뇌물, 배임, 횡령등 의심스런 형사상 문제가 부각되는 황우석 사태 와중에도 이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는 건, 순전히 황빠라는 전생론자들 책임만으로 보기 어렵다. 한국사회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만 만들 수 있으면 어떤 범죄도 용서된다는 사고방식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2005년 논문이 조작이 아니었다면 황우석은 난자매수범인데도 용서되었을까 라는 의문점은 인류를 경악하게 한다는 걸 한국의 권력층은 깨달아야 한다. 김정일 정권처럼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 뻔하다. 이렇게 되었다면 전세계에서 한국상품 불매운동이 불처럼 번졌을 것이다.
전생을 믿는 이들은 현대 과학의 혜택 속에서도 문명화가 안된 아프리카 원시무속 신앙자들과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이사, 사업, 취업등등, 인생의 중대 문제를 결정할 때 점을 봐서 날짜를 잡는 등 과학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40, 50대 아줌마들 중에서 비이성적이고 비과학적인 신비주의자들이 의외로 많다. 이들에게 이성적 판단을 요구하는 건 무리이다.
이성을 가진 언론과 포털 사이트가 이들의 여론몰이를 허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이들은 겁이 많아 혼자서는 행동 못하고 집단으로 몰려다닌다. 황우석을 옹호하기 위해 혀에 몽둥이를 달고 다니면서 비판하는 개인들에게 인신공격을 해댄다. 뉴스 포털사이트가 아무런 제제조치를 하지 않는 게 문제이다. 여론몰이 목적으로 수단방법 안 가리고 비판하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해도 된다는 법은 없다. 사람은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경향이 있는데, 이성이 마비된 신비주의자들은 더욱 그러하다.
이들은 최근 자기네들끼리 <동네수첩>을 만들어 서로 돌려 보면서 고립된 자기들 처지를 위안받기도 했다. PD수첩 보다 이해하기 쉽다고 한다. 음모론을 이해하는 데는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성적이고 냉정한 판단력이 요구되는 MBC PD수첩은 전혀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가 안되니까 용서도 할수 없다고 분노한다. 신비주의자들은 사기성이 농후한 신비감을 주는 사람만 믿는 경향이 있다. 사기성이 없어 신비감이 없는 아픈 현실은 진실이므로 믿지 않으려 한다. 이들이 하는 말은 이런 식이다.
"노성일 얼굴을 봐라. 거짓말하는 얼굴이다. 황우석 얼굴을 봐라, 거짓말하는 얼굴상인가?" 이들의 판단능력은 여기까지이다. 사람의 인상! 그 사람이 주는 신비감! 그 사람이 전생에 누구였던가! 이것이 이들 행동의 주된 근거이다. 여기서 이들의 음모론이 파생한다. 그 음모론은 믿음이란 샤머니즘에 녹아들어 '믿습니다. 황우석에게 끝까지 속아 봅시다'란 손학규의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어떤 나쁜 범죄를 저질러도 줄기세포만 만들어 돈벌이하면 영웅이 된다는 식이다. 원천기술만 있으면 난자 그까짓거, 난자매수범이 되어도 좋다. 원천기술만 있으면 논문조작 좀 하면 어떠냐 이런 식이다. 그 원천기술도 없다고 하니까 이제는 배반포까지 기술만 있어도 되고, 나머지 배양기술은 미즈메디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황우석은 어떤 짓을 해도 이순신이란 영웅의 전생을 가지고 있으니까 결국 영웅으로 숭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여론몰이는 여론이 아닌 광기라는 것을 확인해 주는 좋은 기회였다.
질문: 이번 사건이 어떤 식으로 해결되어야 하는가?
신정모라: 과학계의 연구풍토가 개선되길 희망해 본다. 논문 저자는 가장 기여도가 높은 순서대로 하고 감독 교수가 아닌 실제 발명가와 실제 연구자를 제1저자로 하는 풍토로 바뀌어야 한다. 이것만 바뀌어도 획기적인 과학발전이 기대된다. 실제 연구도 하지 않은 자들이 논문 저자로 참여할 수 없게 확실한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논문진실성 위원회같은 조직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생명윤리 논의가 적극적인 테마로 부각되길 바란다. 국가인권위원회처럼 생명윤리위가 실제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황우석은 과학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였다. 그렇다고 본인의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건 아니다. 난자 제공 피해자들은 황우석의 윤리위반과 후유증 고지의무 의반, 도덕적 책임등을 이유로 해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여성단체는 난자 제공으로 정신적 고을 받고 있거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피해자들을 단체로 모아 국가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야 할 것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반드시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 여성단체에서 이런 사건이 터졌는데도 여성가족부의 책임을 묻지 않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서로 감싸주기 문화는 좋은 게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 지은희 전 장관을 경질하고 여성의 실제적인 지위를 마구 떨어뜨리고 있는 여성가족부를 탄생시킨 것에 대해 속으로 불만이 많았었다. 지은희 전 장관이 잘하고 있던 성매매특별법이 유명무실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지은희 전장관이라면 자발적 난자기증자들이 집단 망상에 빠져 난자제공피해자들이 받아야 할 진달래꽃을 난자매수범에게 깔아 주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노 대통령의 본질을 여성계가 깨달았기에 현정부 반대투쟁에 여성모두가 참가해야 한다. 박기영 보좌관의 행태에서 노 정권의 여성 무시 정책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직 소수자 입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여성세력이 민주노동당과 코드가 맞으므로 민주노동당에 힘을 실어 주었으면 좋겠다.
여성국회의원 중에 난자기증을 하겠다고 뭉쳤던 국회의원들은 마땅히 '정신대' 대책위에서 책임추궁을 해야 할 것이다. 인류의 관점에서 '정신대' 지원보다 더 나쁜 것이 난자기증이다. 난자매수범의 반인륜 범죄에 협조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인류에게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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