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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盧, 돌아갈 수 없는 다리 건너’ 경고
보수집회 ‘국민저항의 시작’이라고 격찬, 한나라당 ‘무생물 정당’ 비난
 
취재부   기사입력  2004/10/05 [15:59]
조갑제 월간조선 사장이 자신의 홈페이지(www.chogabje.com)에 지난 10월 4일 시청 앞 보수집회는 ‘국민저항의 시작-역사가 움직인 날’이라는 선동적인 취재기를 올렸다.

▲극우집회장에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월간조선 구독권유 도우미들과 판매대     © 대자보

조 사장은 취재기에서 ‘국가보안법 사수국민대회’는 시청이 생긴 이후 최대의 인파가 “노무현 정권을 ‘친북좌파’라고 규정하면서 물러나라고 외쳤다”고 주장했다. 또한 집회 이후 예비역 장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다가 경찰로부터 물대포를 맞은 것은 ‘4.19’에 묘사, 경찰을 향해 ‘김정일의 경찰이냐’며 집회참가 시민의 입을 빌어 반정정서를 자극했다.

조 사장의 이날 취재기는 크게 두가지로 읽힌다.
 
하나는 국보법 폐기 의사를 밝힌 노무현 대통령을 “헌법정신과 대한민국의 건국정신을 위배한 헌법위반 전과자”로 규정, 국보법 폐지 철회라는 ‘개과천선’을 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국민과 주류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이 경우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라는 경고이다.
 
다른 하나는 보수집회에 보수세력을 대표한다는 한나라당의 외면에 대한 분노와 강력한 경고 메시지이다.
 
조 사장은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면 오늘은 전 의원, 전 당원들이 서울 시청 앞으로 나와야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김용갑, 박성범, 김문수 의원 단 세명만 참가한 것은 한나라당이 ‘무생물 정당’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이라며 질타했다.

▲지체높으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도 이날은 단하에서 \'꿔다 논 보리자루\' 마냥 어색하게 자리를 지켰다. 이들 옆에 서있는 사람은 극우집회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독일출신 의사 폴로첸 씨     © 대자보
 
특히 조 사장은 “그 당의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를 외면하는 국회의원은 정치인이 아니며,  애국심은 커녕 그 바탕이 되는 진정한 분노도 정의감도 이념도 없는 정당에게 대한민국이 자신의 운명을 맡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기회주의적 인간형들이 한나라당의 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는 한 이 정당은 국민들로부터 배신의 저주를 당할 것이다. 열린당에 대한 분노보다 한나라당에 대한 배신감이 더 무서운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악담을 잊지 않았다.
 
지난 10월 4일 시청 앞 보수집회는 최근 고양된 반북친미 정서와 함께 한국기독교총연맹과 공동 주최인 만큼 그 어느 때 보다 집회 참여인원이 많았다. 그러나 시청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대형교회에서 동원된 가정주부와 50-60대 노인들, 그리고 유니폼처럼 맞춤형으로 제작된 군복을 입은 재향군인회 소속 예비역 군인이 대부분이었다.
 
조 사장 자신의 취재기에도 밝혔지만, "우리는 보수세력의 집회장에 얼씬거리면 표가 달아날 것이라 생각한다"는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의 언급은 최근 반노 정서로 가득찬 보수집회의 성격을 단적으로 집약해 준다.
 
무엇보다 이날, 가장 선동적인 구호는 “우리도 武器(무기)를 들어야 합니다!”라며 ‘월간조선은 거짓과 선동을 무력화시키는 진실의 무기입니다. 월간조선 애독은 애국의 한 표현입니다“라며 대중들의 반공정서에 깃대어 ’무기‘ 운운하며 구독권유 삐라를 수 만장이나 뿌린 월간조선에 있을 것이다. 
 
다음은 조갑제 사장이 자신의 홈에 올린 글 전문이다.

  국민저항의 시작-역사가 움직인 날
 
▲10월 4일 시청 극우집회장에 수만 장이나 뿌려진 월간조선 구독권유 삐라. 편집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바뀐 조갑제 씨는 "우리도 무기를 들어야 합니다!"로 노골적인 선동을 아끼지 않았다.    © 대자보
  反核反金 국민대회(운영위원장 서정갑)가 주최한 국가보안법 死守국민대회를 취재하고 지금 막 회사로 돌아왔다. 월드컵 때를 포함하여 서울시청 광장이 생긴 이후 최대의 인파가 오늘 오후 노무현 정권을 친북좌파라고 규정하면서 물러나라고 외쳤다.
 
  온건한 이 애국시민들은 행사를 끝낸 뒤 군복 입은 예비역 장교들이 탄 지프차에 함께 올라 경찰을 향해서 행진했다가 물대포를 맞았다. 이는 1960년4월19일의 장면을 연상시키는 일종의 시민봉기였다. 4.19때는 언론과 국민이 경찰을 독재정권의 주구라고 규정했다. 시민들은 이번엔 경찰을 향해서 "부모뻘 되는 사람들을 두들겨패는 너희들은 김정일의 경찰이냐"고 외쳤다.
 
  애국단체들은 오는 10월7일에는 부산에서 국보법 死守 집회를 또 연다고 한다. 이제 국민 저항의 불길이 당겨진 것 같다.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 기성세대가 들고 일어난 이날은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뜨거워지기도 어렵지만 일단 달궈지면 식기도 어려운 것이 보수층이다. 이날은 국민저항운동의 점화날이었다.
 
  이날 기독교인들이 목사들과 함께 대거 참여한 것도 조직적 저항의 길을 열었다는 느낌을 준다. 원래 反共인 한국 기독교가 드디어 생존투쟁의 場을 발견한 것이다. 교인들은, 국보법 폐지는 기독교의 敵인 김정일을 이롭게 하고, 사학법 개정안은 기독교 재단이 많은 학교에서 신앙의 자유를 제한하려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대우하지 않았다. 국가보안법이 자유와 체제를 지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법인데 이를 폐지하여 박물관에 보내라고 악담한 盧武鉉 대통령은 김정일을 이롭게 하고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한 사람이라고 참석들은 규정하고 있었다. 주류 국민층이 대통령을 민족의 원수 김정일의 친구로 보는 구도에서는 타협이 불가능할 듯하다. 국민의 다수가 생각을 바꿀 수는 없고 헌법정신과 대한민국의 건국정신을 위배한 헌법위반 전과자 노무현 대통령의 改過遷善(개과천선)만이 그를 파멸로부터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행자부 장관은 국회의 탄핵의결을 반대하는 친북세력의 불법야간 집회를 허용했던 사람이다. 그는 지금 체제와 자유와 헌법을 지키자고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는 애국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게 하고 이를 저지했다. 그의 아버지는 노무현 대통령의 장인과 함께 양민학살에 가담했던 사람이다. 아버지의 잘못이 아들에게 전가될 수는 없지만 '정권에 의한 친북세력 비호, 애국세력 탄압'으로 비쳐진 오늘의 시위 현장에서는 그 아버지의 전과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것이 민심인 것이다.
 
  한반도에서 김정일과 친북세력만이 원하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와 국군과 국정원과 경찰과 검찰, 그리고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보안법의 폐지를 지시한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국민들이 화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청 극우집회에 뿌려진 수 만장의 월간조선 구독권유 삐라들을 보면, 과연 월간조선이 진정 이땅의 보수주의를 자처할 수 있나 하는 회의가 든다.     © 대자보

  오늘 한나라당은 무생물 정당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참석한 이 당의 국회의원이 김용갑, 박성범, 김문수 의원 단 세명뿐이었다.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면 오늘은 全의원, 全당원들이 서울 시청 앞으로 나와야 했었다. 그 당의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를 외면하는 국회의원은 정치인이 아니다. 애국심은 커녕 그 바탕이 되는 진정한 분노도 정의감도 이념도 없는 정당에게 대한민국이 자신의 운명을 맡기지는 않을 것이다. 이날은 노무현 세력 패퇴의 날인 동시에 한나라당 몰락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국민의 분노에 동조도 반대도 하지 않는 무생물 정당은 열린당보다도 나을 것이 없다.
 
  며칠 전에 만난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우리는 보수세력의 집회장에 얼씬거리면 표가 달아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회주의적 인간형들이 한나라당의 정책에 영향을 주고 있는 한 이 정당은 국민들로부터 배신의 저주를 당할 것이다. 열린당에 대한 분노보다 한나라당에 대한 배신감이 더 무서운 결과를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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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0/05 [15:5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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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수 2004/10/05 [21:15] 수정 | 삭제
  • 이 녀석도 다분히 연구대상감이다. 아무리 인간이 환경의 동물이라한들 어쩌면 이렇게도 돌변할 수 있는 것인지 임상실험을 해보아야겠다. 김문수, 이재오, 김덕룡, 김영삼 등등, 연구대상인 인물들 한나라당엔 꽤나 되지?
  • 나먹물 2004/10/05 [21:10] 수정 | 삭제
  • 어떻게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같은 먹이를 취해 소화를 시키는 유사 소화기관을 가졌을 인종인 듯한데 이토록 다른 생각을 뿜어낼까? 독사가 먹이를 먹으면 치명적인 독을 만들고, 누에는 뽕을 먹고 명주를 생성시키듯 우리는 같은 종이면서도 독사와 누에와 같은 다른 구조를 가졌나보다.
    이렇게 이해를 하려고 해도 쌓이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놈 조갑제를 상대로 법원에 위자료 청구소송 제기하여야겠다.
  • torpedo 2004/10/05 [20:20] 수정 | 삭제
  • 요즈음 레밍떼들이 휴거 다가온다고 시끄럽읍니다.
    그 앞줄에 깝제도 끼어 있더군요.
    휴거 사기라면 그나마 나머지 졸개들이 살아 남는자도 있을지도...
    내가 보기에는 절벽으로 달려가는것 같은데...
    북극의 레밍(북극쥐) 마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