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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한국 대표팀, 클린스만은 ‘無전술’인가?
[김병윤의 축구병법] 아시안컵 우승 도전 클린스만호 주어 축구의 '허'와 '실'
 
김병윤   기사입력  2024/01/25 [15:52]

지도자는 '덕목'을 갖춰야 한다. 즉, 지식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책임감이 포함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은 과연 이에 얼마만큼 부합하는 지도자일까. 이 같은 우문에 우선 세계적인 공격수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서, 축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췄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래선지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확고하게 '공격축구' 구현에 대한 신념을 밝혔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공격 축구를 뒷받침하는 전술, 전략적 축구가 실종된 '無전술' 축구로 일관하며 비난은 물론이고 의구심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무릇 지도자는 자신히 밝힌 말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클린스만 감독에게 요구되는 것은 주어인 공격축구 실현의 구체적이고도 세밀한 목적 내용을 제시하고 이의 실행을 경기에서 입증해 보여야만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지도자로서 천하의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도 지도 능력을 인정받기 힘들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점이 있다. 그것은 단순한 주어식 말 축구를 남발하는 지도자는 지식은 물론 능력 역시도 의심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스포츠 종목 중 가장 단순한 스포츠는 축구다. 이는 경기 규칙이 17번 밖에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어느 누구나 쉽게 축구를 접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선수가 아닌 일반 축구팬도 축구 지식은 해박하여 전문가 수준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클린스만 감독이 추구하고 있는 목적어가 실종된 공격 축구가 비난받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명장으로 평가받는 지도자에게는 특별함이 있다. 그 특별함은 바로 주어 축구를 뒷받침하는 목적어 축구에 부합하는 지도 능력으로 선수 발전에 의한 팀 경쟁력 우위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세계 축구에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말이 있다. 그것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지도자로 성공하기 힘들다'라는 말이다. 이는 선수 시절 때 자신에 입장만 생각하는 자기 주관적 지도 능력을 보여주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로 인하여 비롯되는 특징은 능력의 특별함이 아닌 주어의 말 축구 뿐이다. 그렇다면 클린스만 감독이 이에 해당되는 지도자라고 평가한다면 이는 비약일까?

 

▲ 독일출신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축구'를 강조했지만,2024년 아시안컵 예전전에서도 공격축구에 걸맞는 전술 전략개념이 없어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무릇, 한 국가의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지도자라면 지식을 바탕으로 한 듣기좋은 주어 축구에만 몰두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지식과 목적어 축구를 겸비한 지도 능력을 발휘하여야 한다. 우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를 통하여 중국의 알렉산다르 얀코비치(52.유고슬라비아), 베트남 필리프 투루시에(69.프랑스) 감독의 뜬구름 잡기식 주어식 말 축구가 얼마나 치욕스러운 승부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접했다.

 

연봉이 자그마치 29억 원에 달하는 클린스만 감독이다. 이를 직시할 때 과연 클린스만 감독이 그런 높은 연봉을 지급받으면서 책임감 있는 언행을 하고 있는가도 의문이다. 이점에 있어서 1년여 동안 계속 비난의 도마에 올라 있다는 사실에 더 이상 거론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행동은 생각의 모순에서 나타나는 습관이다. 따라서 클린스만 감독이 어떠한 정당성을 주장한다 해도 한국 축구 정서상 지도자로서 평가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지금 한국 축구는 클린스만 감독의 주어 축구에 손을 놓고 있다. 역대급 선수구성, 역대급 최강전력, 역대급 코칭 스태프 구성, 역대급 연봉 등 그야말로 '역대급' 꼬리표를 4개씩이나 달고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역대급 졸전으로 조 순위 유불리를 따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초래시킨 클린스만 감독이다. 이는 아시아축구 선두 주자로서 64년만에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나선 한국 축구에게는 그야말로 수치와 치욕이 아닐 수 없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이제 부터라도 주어 축구를 버리고 목적어 축구에 부합라는 가슴으로 하는 축구의 지도 능력을 보여줘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지도자에게 부여된 책임이며 역할이다. 현재 역대급 선수들은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無전술' 주어 축구 민낯인 부상 악재 등에 직면하며 최악에 상황을 극복하려 심장으로 축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좋다", " 우리는 계속 좋아질 것이고, 매 경기에서 나은 모습이 나올 것이다", "빠른 템포를 유지하면서 승점 3점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옵션이 많다. 내일 옵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와 같은 허구성 주어 축구만 앵무새처럼 되뇌이고 있다.

 

그렇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이같은 주어 축구가 비현실적이라는 것쯤은 이제 축구 문외한도 알 정도다. 작금의 한국 축구는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감 있게 내비친 "내가 싫으면 다른 사람을 찾으면 된다"라는 말을 잊지않고 있다. 따라서 클린스만 감독은 이 순간부터 겸손한 가운데, 가슴에서 비롯되는 지도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옳고, 한편으로 지도자로서의 자세이기도 하다.

 

그래야만 역대급 선수들은 여전히 뜨거운 심장으로 축구에 신명날 수 있고, 또한 한국 축구는 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동안 누누히 외친 '우승'에서 갑자기 '좋은 성적'으로 한발 물러선 클린스만 감독이다. 혹여 이로 인하여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한'을 푸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만 하다. 

 

(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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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25 [15:5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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