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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증시 위력은 과연 어디에서?
[진단] 투자자, 국내 시계열자료 외에 국가간 비교자료도 꼼꼼히 챙겨야
 
홍헌호   기사입력  2008/01/26 [10:29]
최근 전세계 증시가 미국 뉴욕증시의 움직임에 따라 크게 출렁이고 있습니다. 이른바 디커플링 현상(decoupling현상 : 선진국 증시와 신흥개도국 증시의 탈동조화현상)이 지배하던 시기가 끝나고 다시 동조화현상이 심화되는 리커플링 현상(recoupling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아마도 여전히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최근 몇 년간 브릭스 등 신흥개도국들이 미증유의 고도성장을 하며 주식투자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도 했지만 신흥개도국 증시가 세계증시을 쥐락펴락할 날은 그렇게 가까이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에 신흥개도국에 대한 기대가 클수록 이들 나라들의 주가는 높게 형성되기 마련입니다. 2007년 중국 상장기업들의 평균 PER(주식 1주당 연간 순이익 대비 주가 비율)는 60배 이상으로 선진국의 평균 PER인 20배보다 훨씬 더 높았습니다.

그러나 주가는 또한 미래에 대한 과도한 ‘장미빛 환상’을 담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왜냐하면 투자자들이 미래를 제대로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세계증시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투자자들을 불안케 하는 뉴욕증시의 위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도대체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몇 가지 중요한 지표들을 토대로 미국경제의 위상을 검토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1)미국 등 선진국들의 GDP 비중

[자료-1]미국 등 선진국들의 GDP 비중(2006)
*전세계 GDP 총합 : 48조 3105억 달러
*선진국 GDP 총합 : 35조 8859억 달러(전체의 74.3%)
*미국의 GDP 총합 : 13조 1947억 달러(전체의 27.3%)
*개도국 GDP 총합 : 12조 4246억 달러(전체의 25.7%)
*브릭스 GDP 총합 :  5조 5709억 달러(전체의 11.5%)
*중국의 GDP 총합 :  2조 6446억 달러(전체의 5.5%)
(자료 출처) : IMF.
(주) IMF가 인정하는 선진국 30개국은 OECD 회원국 30개국 중에서 멕시코,터키,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등 6개국을 제외하고 대신 싱가포르,대만,홍콩,키프로스,슬로베니아,이스라엘 등 6개국을 포함시키고 있다.  
 

IMF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06년 현재 선진국들의 총GDP는 36조 달러 정도로 전세계 총GDP의 74.3%를 차지합니다. 이런 비중은 개도국 180여 나라의 총GDP보다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그리고 또 미국의 총GDP 비중 또한 27.3%로서 개도국의 총GDP 비중 25.7%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미국 경제는 결코 소홀히 취급하기 어려운 막강한 존재인 것입니다.

(2)미국 등 선진국들의 수입시장 비중

[자료-2]미국 등 선진국들의 수입시장 비중(2006)
*전세계 수입시장 규모 : 12조 2243억 달러
*선진국 수입시장 규모 : 6조 7224억 달러(전체의 55.0%)
*개도국 수입시장 규모 : 5조 5019억 달러(전체의 45.0%)
*미국의 수입시장 규모 : 1조 9194억 달러(전체의 15.7%)
*브릭스 수입시장 규모 : 1조 2426억 달러(전체의 10.2%)
*중국의 수입시장 규모 :     7916억 달러(전체의 6.5%)
(자료 출처) :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

[자료-3]전세계 평균경제성장율과 수입시장확대율
(연도)(경제성장율)(수입시장확대율)
2003---4.1%---16.3%
2004---5.6%---21.5%
2005---5.2%---14.1%
2006---5.7%---15.5%
(자료 출처) : IMF,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

주지하다시피 2003년 이후 세계경제는 높은 경제성장과 무역시장 확대 간의 선순환에 힘입어 유례없는 호경기를 누렸습니다. IMF 발표자료에 의하면 전세계 평균 경제성장율은 1980년대에 3.0%, 1990년대에 3.1%였던 반면, 2000년대 평균 경제성장율은 4.0%를 넘어 섰고, 2004년 이후에는 줄곧 5.0%를 넘어 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이런 호경기가 앞으로도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특히나 전세계 총GDP의 74.3%와 전세계 총수입액의 55%를 차지하는 선진국의 경기, 그리고 전세계 총GDP의 27.3%와 전세계 총수입액의 15.7%를 차지하는 미국의 경기가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최근 몇 년간 신흥개도국들의 고도성장에 심취한 사람들은 선진국들의 경기와 무관하게 이들만의 힘으로도 새로운 신흥개도국들의 성장을 이끌어내며 전세계 경제의 고도성장을 지속시키리라 기대하곤 합니다.

그러나 브릭스의 최근 성장률이 아무리 높다 한다 하더라도 이들이 전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습니다. 여전히 브릭스가 전세계 총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5%, 전세계 총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2%에 불과합니다. 중국경제 또한 전세계 총GDP의 5.5%, 전세계 총수입액의 6.5%를 점유하고 있을 뿐입니다.

현시점에서 향후 세계경제의 미래를 점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진국들이 경기침체에 빠질 때 중국 등의 브릭스가 새로운 신흥개도국들의 성장을 어느 정도 이끌어 내어 선진국들의 침체를 상쇄해 낼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인데 이들의 영향력은 아직은 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닙니다.

(3)미국 등 선진국들의 FDI(외국인 직접투자)유출입 비중

일국의 경제에서도 그렇지만 세계경제에서도 계층간, 부문간, 국가간의 동반성장이 가능해야 장기간의 고도성장이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각각의 계층, 부문, 국가는 ‘생산자이자 소비자’, ‘수요자이자 공급자’라는 중첩적인 지위를 가지고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중-일 3국 관계일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과거 한국의 성장이 일본에게 위협이자 기회였듯이, 최근 중국의 성장 또한 한국과 일본에게 위협이자 기회라고 말합니다. 중국의 성장은 우리의 해외시장과 내수시장을 위협한다는 의미에서는 위기요인이지만 우리에게 중국 내수시장이라는 넓은 시장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는 기회요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에게 의미있는 시장이란 선진국의 고부가가치 상품을 소화할 수 있는 시장을 말하는 것인데 중국 등 브릭스가 고도성장한다는 것은 이들이 선진국에게 의미있는 시장, 즉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시장이 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브릭스의 성장은 선진국에게는 경제성장의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강력한 경쟁 상대의 출현이라는 의미에서는 위협요인도 되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자료-4]에서 보듯이 유감스럽게도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교류는 선진국 간의 교류만큼 활발하지 못합니다. 무역 비중과 FDI 유출입 비중을 보더라도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교류는 선진국 간의 교류에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 갈수록 중간재 중심,자본재 중심의 무역이 늘고 있는데 무역상대국의 기술수준이 현저하게 낮으면 무역이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브릭스와 뉴브릭스가 세계경제를 주도하려면 필수적으로 뉴브릭스들이 중국에 버금가는 기술 성장을 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 뉴브릭스들은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합니다. 원자재 대국들도 넘치는 달러로 흥청망청 고도성장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기술혁신을 수반하지 못한다면 이들의 고도성장세는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입니다.

[자료-4]1990년 이후 주요국 FDI(외국인 직접투자)유입액 비중
(연도)--(선진국)---(미국)---(중국)
1990---82.2%---24.0%----1.7%
1992---67.8%---11.3%----6.5%
1994---58.3%---17.7%---13.3%
1996---61.0%---21.5%---10.6%
1998---71.8%---24.6%----6.4%
2000---81.2%---22.2%----2.9%
2002---71.1%---12.0%----8.5%
2003---64.0%----9.4%----9.5%
2004---61.8%---18.3%----8.2%
2005---62.4%---10.7%----7.7%
2006---65.7%---13.4%----5.3%
(자료 출처) :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

[자료-5]70년대 이후 대륙별 성장률 추이
(대륙)---(70~79)-(80~89)-(90~98)
전세계----42.8%--38.7%--36.7%
선진국----36.9%--32.0%--23.2%
개도국----55.6%--49.8%--58.2%
아프리카--44.7%--27.8%--25.4%
아시아----58.2%--98.7%--85.0%
중동-----85.4%---7.9%--48.8%
중남미----68.9%--22.1%--34.3% 
(자료 출처) : IMF.

[자료-4]는 1990년 이후 주요국 FDI(외국인 직접투자)유입액 비중을 나타낸 것입니다. 자료에서 볼 수 있다시피 여전히 선진국으로의 FDI(외국인 직접투자)유입액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그만큼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는 긴밀한 상호의존관계나 산업연관관계가 구축되어 있지 못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료-5]에서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중동의 부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는 기술혁신에 기반하지 않고 원자재 가격에 의존하는 경제성장이 얼마나 허망한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980년대 중남미 외환위기의 주요 요인도 원자재 가격의 폭락과 관련이 큽니다.

투자자들은 국가간의 비교자료도 꼼꼼히 들여다 보아야  

이제 글을 정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중국 등 브릭스의 역량만으로 선진국의 경기침체를 상쇄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여전히 브릭스가 전세계 총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5%, 전세계 총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2%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또  브릭스의 뒤를 이어 가고 있는 신흥개도국 몇몇 나라들의 비중은 거론할 만한 수준이 못 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세계경제에서 선진국이 차지하는 비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그리고 선진국 간 경제는 아주 긴밀하게 산업연관관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거대한 비중의 미국경제 침체는 서브프라임 사태와 별도로 유럽경제에 치명타를 가하는 것이며 개도국 경제에도 치명적인 것입니다.

따라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선진국 경제나 미국경제를 소홀히 취급하고 국내 경제만 들여다 보아서는 곤란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간 우리나라 기업들만 실적이 좋은 것처럼 오해해서도 곤란할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시장을 올바로 해석하려면 국내의 여러 시계열자료들 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비교자료도 꼼꼼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필자는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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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1/26 [10:2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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