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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개혁, 조선일보 때문에 안된다?
파병·분양원가 공개철회 등은 자초한 것, '조선일보' 방해론은 정략적 발상
 
현실   기사입력  2004/08/10 [00:54]
* 본문은 대자보 황선주 논설위원의 "서프라이즈 김동렬은 노무현의 신돈?"(관련기사보기)이라는 기사에 대한 네티즌 간의 댓글공방에서 아이디 '현실'이라는 분의 글을 네티즌 여러분들이 추천을 해서 기사로 선정햇습니다. 대자보는 독자분들의 목소리를 소중히 여깁니다. '현실'님의 귀중한 의견에 감사드리고, 이 글에 대한 네티즌 여러분들이 다양한 평가를 환영합니다-편집자 주.

노무현 대통령 비난보다 수구 꼴통을 직시하라고

굳이 *빠이거나 아니거나 밝힐 필요가 없는데 꼭 몇몇 분들은 "나는 *빠가 아니다"로 글을 시작하는 분들이 있더군요.

노빠가 아니시라니 이야기가 훨씬 편하겠습니다. 어느 노빠가 쓴 글 중에 "노무현은 조선일보와 싸우고 있으며, 다른 모든 걸 떠나서 지금은 조선일보(및 딴나라)와 싸우는 것이 중요하므로, 그는 개혁적이다. 그러므로 노무현에게 딴지를 거는 것은 정치적으로 수구적인 효과를 가져온다-제가 표현을 좀 완화했습니다" 이렇게 된 게 있더군요.

조선일보가 수구 신문이고 언론 개혁의 대상인 것은 공감합니다만, 조선일보가 수구이고 개혁의 대상인 이유는 그것이 기득권층의 말을 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기득권층의 시각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그것을 통해서 정상적인 의견들을 가로막고, 기득권층의 아귀다툼을 숭고한 애국적 행위인 양 호도하는 데 그 폐해가 있는 것이죠.

노무현은 조선일보와 싸운다고 하면서, 파병과 원가 공개 거부 등 실질적으로 (오죽하면 조갑제의 찬탄을 들을만큼) 기득권층의 이해에 부합하고 있으며, 참여정부와 개혁이라는 말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그 뜻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어설픈 솔직함을 빙자해 이전 정권보다도 노골적으로 숭미 정책을 펼치면서 그게 자주요 애국이라고 호도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을 해서, 국민들은 상대파와 잘싸우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아준게 아니고, 일을 하는 정치인들을 바라고 있습니다. 노대통령이 여지껏 개혁이다 혁신이다 하면서 이놈 탓, 저놈 탓 말고 한게 뭐가 있습니까.

이런거 저런거 다 떠나서, 개혁이라면 민생 문제부터 (당장의 효과를 내라는게 아닙니다. 뭔가 희망적인 기미라도 보일 만큼) 정리하고 넘어가는게 순리입니다. 중간층이 와해되서 다 극빈층으로 나앉기 일보 직전인데, 그 해법이 부동산 폭리 유지와 전국 골프장 400개 건설이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지요. 부자 한사람이 10억씩 쓰고 돌아다녀 봐야 경제 구조만 삐딱해지고 체질은 더 허약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보다는 1만명이 10만원씩, 또는 10만명이 1만원씩 지출을 더 할 수 있도록(=소득이 더 늘어나도록) 하는 정책을 고민해야죠.

어느 정부에나 악재도 있고, 그 정부에 국한되지 않는 정치 구조, 행정 구조의 결점이 정부의 잘못으로 비쳐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당의 공약인 중요 경제 정책이 대통령 말한마디로 뒤집어지거나, 대통령이 자기 입으로 1년 사이에 몇번씩 말을 바꾸고도 그것이 개혁이노라 태연히 말하는 경우는 없었죠.

노무현은 정치(=제한된 조건에서 우위를 점하는 기술)에는 최고의 선수인지 몰라도 정치(=조건을 바꾸어 상황을 바꾸는 기술)에는 매우 무능합니다. 특히 민의를 위임받은 주권의 대행자로서 국민의 뜻과 처지에 부합하는 활동을 펼쳐야 하는 정치에는 문외한이라고 밖에 볼 수 없네요. "무능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던 노혜경씨의 일갈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개혁지지자들이 팔짱만 끼고있는 '방관자'라는 평가에 대해

조선일보가 미워서 없애버리겠다고 생각했으면, 한겨레에 힘을 몰아주어서 조선일보를 먹어버리든지, 언론 개혁이 하고 싶으면 문화부 장관 정도로 충분하지 않은가 하는 겁니다. 물론 조선일보 뒤에 더 큰 권력이 존재한다면 그만한 큰 권력, 대통령의 지원도 필요하겠지요. 그러나 대통령이 민생이고 외교고 자존심이고 다 팽개치고 조선일보와 전력을 기울여 싸우는 모습은 '이상하다.'라는 겁니다.

위에도 말씀드렸듯이, 조선일보를 싫어하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상적인 언론의 득세'입니다. 즉, 비정상적인 언론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정상적인 언론을 원하는 것이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비정상적인 언론과 싸우는 사람을 원하는게 아닙니다.

쉽게 말해서 한나라당과 싸우는게 주 목적이면 민주당과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그 차이점이라고 스스로 그렇게 목놓아 부르짖었던 개혁, 민생, 자주외교 모두 열우당 스스로 저버렸습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리고 이제와서 '한나라당과 싸우고 있으므로' 개혁이라 불러주오....라니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저더러 방관자적이다.. 라고 하니 한마디 덧붙이겠습니다만.. 저는 어느 정당의 당원이고 나름대로 그 정당에 시민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피끓는 가슴을 안고 헌신적으로 물불 안가리고 참여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 일도, 제가 속한 정당이 할 수 있는 일도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게 없더군요. 약간 패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대의제 정치에서 정치인이란 저런 이야기들을 귀담아 듣고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되도록 많은 정보를 보려고 하고, 많은 사람과 어떤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어합니다. 방관이라면 방관이고, 나름대로의 참여라면 참여죠. 참여정부란 말의 진짜 의미는 이런 시민들의 참여를 잘 수렴하겠다는 것 아니었나요?

국민 60%에 이르는 파병 반대의 목소리가 청와대라는 권력의 벽, 그리고 그 주변의 노무현 지지자라는 필터를 거치고나면, '대통령 흔들기', '국론 분열', '멍청한 시민들의 대책없는 주장'으로 바뀌어서 전달되는 모양입니다. 이게 참여정부고, 민주주의인가요? 시민 참여와 민주주의 원칙이 결여된 이전투구가 개혁일까요? 최근 개봉한 영화 '헬보이'처럼 지옥에서 온 놈으로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사례도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헬보이가 더이상 '어둠'이 아닐 것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현재로 봐서 노무현은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대통령이 아닙니다. 단지 조선일보와 싸운다는 것만으로는 비민주적이고 반개혁적인 기존 부패 수구 정치인 간의 권력 다툼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듭니다.

65%의 국민이 희망 없이 살아가는 상태, 60%의 국민이 판대하는 파병을 강행하는 정부, 자주 외교하겠노라며 진심으로 미국에 감동먹고 돌아온 대통령, 400백만의 신용불량자 양산과 400개 골프장 설립 추진, 30년 이상 일해도 살 수 없는 집값과 부동산 원가 공개 철회... 뭐 이런 것들이 '현실'입니다. 누군가를 지지하는 것도 좋고, 정치적 소신을 가진 것도 좋지만 fact는 인정하고 넘어갑시다.

수구꼴통 조선일보 때문에 모든 일이 안된다?

조선일보의 논조는 보수적입니다. 그것이 문제인가요?

저는 유모씨와는 달리 매우 자유주의적 성향을 지녔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을 인정합니다. 물론 기득권층의 - 자본가의 관점 역시 인정합니다. 나와는 세계관이 틀리고 적대적 입장이긴 하지만, 그러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러한 관점에서 세상을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내가 조선일보를 문제라고 보는 이유는 그것의 논조가 친자본적이고 보수적이어서가 아닙니다. 조선일보는 자신의 주장을 달성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사실을 왜곡하려고 하며, 실제로 왜곡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일차적인 문제는 언론이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는 평범한 사실입니다. 그들이 기득권층의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논쟁과 토론과 정치로 해결할 문제이지 안티나 비난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닙니다. 이점에서 몇몇 안티조선류 및 노무현 지지자들이 혼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조선일보의 독자층이 누구건 박근혜를 미는 사람이 많건 그건 그 사람들의 선택입니다. 물론 그 선택이 공정한 정보의 경쟁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짚어봐야겠습니다만 저는 매우 절망스러운 결과라 하더라도 일단 승복합니다.)

제가 어느 정당의 당원이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님이 저더러 '방관자'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방관자는 비판할 자격이 없다(?). 백번 양보해서 님의 말이 맞다고 치고, 제가 방관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한 것이었지요.. 그러므로, 님의 말씀처럼 저는 정부와 여당에 대해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는 중입니다. 님이 지지하는 정부와 지지하는 여당이라고 해서 완전무결할 수는 없는 겁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지금 정부와 여당은 잘못하고 있습니다.

파병반대가 60% 정도 됩니다. 찬성하는 사람은 40% 정도 되겠지요. 부동산 원가 공개는 언론이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여당) 사람들이 내 진의를 잘 모르고 공개한다고 성급하게 말했던 것 같다. 공개 안한다."고 했던 것이지요.

신용불량자 중에는 사치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잠시 검색해보시면 통계를 구할 수 있는데, 대부분이 가계 파산입니다. 30대, 40대의 가정을 가진 사람들이 줄줄이 거리로 나앉고 있습니다. 몇 천만원 과소비로 인한 신용불량이요.. 그게 가끔 뉴스에 나오는 이유는 뉴스꺼리가 될 만큼 희소한 사례라는 반증이지요.

조선일보 독자들은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입니다. 그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들의 주장을 한 사회세력의 주장으로 인정하고 들어줄 수 있습니다. 이때 진짜 토론이 되는거겠죠. 그러나 현재 나는 조선일보를 "거짓말장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들은 사실을 말하려하지 않기 때문이죠.

조선일보와 싸우는 노무현은 어떻습니까? 그가 진실을 말합니까? 국익이 뭔지 아무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았죠. 왜 미국에 가서 감동했는지 가르쳐주지 않았죠. 왜 난데없이 유신이냐 미래냐라는 이분법이 나오게 되었는지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단지 "저사람들이 싫으면 나를 따르라. 그러나 노무현을 따르면 어디로가는지는 묻지마라." 이런 식입니다.
 
제발 우리 아이들 대에는 그런 내용없는 헛소리들 말고 진짜 내용을 제시하고 우리 아이들이 판단하는 그런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회는 아마 꽤나 오래도록 오지 않을 것입니다. 권력은 가깝고 진실은 머니까요. 그러므로 지금 당장 진실을 찾아 떠나지 않을 거라면,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고 요것도 갖춰지고, 조것도 준비된 이후에" 진실을 받아들이겠다는 식의 말장난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독자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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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8/10 [00: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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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 2004/08/10 [09:10] 수정 | 삭제
  • 노무현이라는 이름과 개혁이라는 이름은 이제는 너무 안어울리는군요.

    노무현이 조중동 씹는거는 마치 누워침뱉기 같아, 효과도 없는 듯하고.

    노사모와 조중동의 너무도 닮은 모습에 자주 깜짝 놀랍니다.

    이제는 적응이 되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