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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영화와 만나는 전주국제영화제 <숏!숏!숏!>
한국단편영화제작 프로젝트 <번개와 함께 춤을>, <더 바디>, <비상구> 출품
 
임순혜   기사입력  2013/04/27 [16:30]
▲ <숏!숏! 숏!2013>의 이상우 감독, <번개와 함께 춤을>에 출연한 배우 김서형, 이진우 감독, 박진성 감독, 박진석 감독 감독     © 임순혜

  한국단편영화제작 프로젝트 <숏!숏!숏!> 기자회견 ©임순혜

한국단편영화제작 프로젝트 <숏!숏!숏!> 기자회견이 4월26일 오후2시, 시사회가 끝난 후 열려 전주국제영화제 김영진 프로그래머와 <번개와 함께>의 이진우 감독, <비상구>의 이상호 감독과 <더 바디>의 박진성 감독, 박진석 감독, 그리고 <번개와 춤을>의 주연 여배우 김서형이 참석해 대화를 나누었다.
 
2007년부터 이어진 전주국제영화제 기획 프로그램의 하나인 한국단편영화제작 프로젝트 <숏!숏!숏!>의  2013년 주제는 '소설, 영화와 만나다'이다.
 
단순한 영화제작 이상의 결과로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숏!숏!숏! 2013 : 소설, 영화와 만나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진 소설가 김영하의 세 작품을 독립영화 감독 세 사람이 풀어 낸다.
 
장편 <팔월의 일요일들>을 비롯해 다수의 단편 영화를 연출해 온 이진우 감독이 원작 <피뢰침>을 각색해 <번개와 함께 춤을>, <기담>의 원작 시나리오와 첫 장편 데뷔작 <마녀의 관>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박진성 감독과 그의 동생 박진석 감독은 원작 <마지막 손님>을 공동으로 <더 바디>를 연출했고,<엄마는 창녀다>, <아버지는 개다> 등 파격적인 소재의 저예산 영화로 주목 받은 이상우 감독이 <비상구>를 연출해, 한국 독립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 <번개와 함께 춤을>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이진우 감독의 <번개와 춤을>은 번개를 맞고 새로운 경험에 눈 뜬 사람들의 기묘한 의식과 로맨스를 다루고 있으며,  이상우 감독의 <비상구>는 20대에 들어선 우현이 모텔을 전전긍긍하며 탈출구 없는 삶을 사는 청춘의 일상을 그리고 있으며, 가장 많이 각색이 된 박진성 감독과 그의 동생 박진석 감독의 <더 바디>는 감독 특유의 판타지와 상상력을 덧붙여 원작의 '으스스한' 느낌을 극적으로 구현해 내고 있다.
 
<번개와 춤을>은 연기학원 실장인 미정이 우연히 벼락을 맞고 살아난 사람들의 모임을 알게 되고 모임의 리더인 동규를 통해 자신의 오랜 상처와 대면하게 된다는 내용을 다룬 영화로, 외양과 내면이 일치하지 않는 인물군상의 흥미로운 단면들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남들이 보기에는 우스꽝스럽고 재미있는 해프닝이지만 당사자들은 절실하게 갈구하는 치유의 모색과정을 그리면서 활기찬 극적 세계 이면에 잠복한 보편적인 인간의 불안과 두려움을 끄집어내며, 로맨스 영화의 장르 구조로 상투적이지 않은 인간관찰을 해내며, 현대인들의 불안을 감각적으로 전하는 작품이다.
 
26일, <숏!숏!숏!>시사회가 끝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진우 감독은 "김영하의 소설 <피뢰침>을 보았을때 이야기 자체가 먀력적이고 재미있어 영화로 만들게되었다"며 " 단편으로 소화할 수 없는 소설이어 어려움 많았다. 단편영화가 그 분위기 만들어낼 수 있을까 현실적 고민했다. 전체적으로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밝고 명랑하고 행복한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진우 감독은 <단순한 열정>, <살갗보다 얇은>, <바람이 분다> 등 다수의 단편 연출작들이 국내외 호평을 받았으며, 2005년 첫 번째 장편 영화인 <팔월의 일요일들>이 에딘버러국제영화제,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고, 2008년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섹션에는 단편 <모퉁이의 남자>가 상영된 바 있다.
 
▲ 박진성, 박진석 감독의 <더 바디>     © 전주국제영화제

 
<더 바디>는 박진성 감독이 동생인 박진성 감독과 함께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김영하의 원작「마지막 손님에서는 없었던 후일담을 새롭게 등장시켜 현실과 환상을 교차시키는 풍부한 감성을 선사하며, 시각적 스토리텔링의 모범을 보여주는 영화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 영화 감독이 영화 일을 하는 정수의 집에는 촬영에 쓸 시체 모형이 놓여 있다. 가짜이긴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꺼림칙함을 주는 시체 모형을 옆에 두고 영화감독은 공식적인 업무 얘기를 한다.
 
정체 모를 긴장감의 압박 가운데 크리스마스 캐롤이 조용히 흐르는 거실과 바람이 거세게 부는 바닷가 모래톱이 교차하는데, 아름다운 바닷가에 누워있는 여자의 시체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묘한 풍경을 자아내는 영화다.
 
박진성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서스펜스 영화를 좋아한다. 그 구조 도입하면서 발견의 재미를 만들어보자고 했다. 소설의 서술구조를 바꾸고 바닷가 장면을 추가했다"고 말했고, 박진석 감독도 " 서술 구사했을때 관객이 화가 나거나 속았다 생각하면 실패한 것이라 생각한다. 감동 줄 수 있고 쾌감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박진성 감독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Brooks Institute of Photography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했으며, 여러 영화의 스틸 카메라맨으로 참여하기도 했으며, 2007년 호평을 받았던 호러영화 <기담>의 원작 시나리오를 집필했고, 고골의 소설「VIY」를 각색한 옴니버스 영화 <마녀의 관>을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박진성 감독의 동생인 박진석 감독은 일본의 쇼비 음악전문학교 작곡과를 졸업한 뒤 일본에서 음악 감독과 작곡가로 활동했다. 다수의 뮤지컬과 다큐멘터리의 음악 작업에 참여했으며, <달마야 놀자>, <후회해도 소용없어>, <마녀의 관>, <로맨스 조> 등의 영화 음악 작업에도 참여했다. 형인 박진성 감독과 함께 <기담>과 <마녀의 관>의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하고 <더 바디>를 공동 연출했다.
 
▲ 이상우 감독의 <비상구>     © 전주국제영화제

 
이상우 감독의 <비상구>는 친구들과 뻑치기를 하거나 소일하며 일상을 보내며 모텔에 거주하는 우현은 화살표가 새겨진 그녀의 성기를 보며 '비상구'라고 이름을 붙인다. 
 
우현은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아무런 자의식이 없거나 애써 자의식을 잊고 살아가는 듯 굴며 오로지 폭력과 섹스를 통해서만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는데, 여자친구의 일로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감독은  남자 주인공의 탈출구 없는 삶을 거리에서 찍어내, 청춘의 모습을 통해 인간 삶의 극한적 양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한국사회의 무기력함을 과감하게 묘사해 사회적 분노를 표출한다.
 
이상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비상구> 소설보고  꽂혀서 영화 만들기로 결정했다. 원작에서 말투를 고쳐 만들었다. 너무너무 즐거운 작업이었다. 여배우 캐스팅 어려웠는데 배슬기님이 부모님께 여쭤보고 허락했다. 살찐 여배우를 원했다. 배우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상우 감독은 1994년 첫 장편 시나리오인 <제임과 마린>으로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은 후 미국으로 건너 가 UC버클리주립대 영화과를 졸업하고, 첫 장편 <트로피칼 마닐라>가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데 이어 <엄마는 창녀다>가 홍콩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해외에서 먼저 주목 받기 시작했으며, 전작들을 통해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명해왔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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