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한국여성인권영화제가 오늘(8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아트하우스에서 열린다.
8일 개막작으로 나탈리 패틸로 감독과 대니얼 A 닐슨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한 미국 다큐영화 <그래서 그랬죠, And so I Stayed>(92분, 2021년 제작)가 상영된다.
이 영화는 자신의 목숨을 지킨 대가로 긴 시간 감옥생활을 할 수밖에 없던 가정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생이별을 하고, 끔찍한 기억을 안은 채로 긴 수감생활을 견뎌내야 한다. 킴 다두 브라운은 수감 경험을 토대로 미국 뉴욕주에서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을 위한 법을 통과시키고자 운동을 시작한다. 또 다른 생존자, 타니샤 데이비스는 이 법을 통해 사법 정의를 되찾고자 한다.
이어 개막작으로 상영될 김승희 감독의 애니메이션 다큐영화 <호랑이와 소>(2019년)는 한국에서 이혼가정의 고달픔을 담았다.
이혼여성에게 쏟아지는 질책과 편견 때문에 이혼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는 자신의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하게 된다. 숨 쉬듯이 일어나는 이혼가정에 대한 차별의 이야기가 자전적으로 담겨있다. 또한 세대를 넘어 가족이 서로를 이해해가는 치유의 과정이 담겨있다.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인지를 독특한 비유적 연출로 일깨워준다.
이 외에도 우파정치인을 납치해 벌인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독일영화 <복수>, 이스라엘 영화 <여성병역 거부자>, 피해 이란여성을 다룬 <타투>, 스페인 여성의 스포츠 성차별을 다룬 <시니스카의 딸들 : 메달 뒤의 성차별>, 튀니지 대통령 선거를 놓고 한 무리의 여성들이 미용실에서 토론한 <미용실 대선 토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양로원 탈출 수녀들을 다룬 <할머니 수녀들의 모험>, 오랜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극복을 해 간 <마이 엉클> 등도 선보인다.
특히 가정폭력을 다룬 <착한 여자에겐 일어나지 않는 일>, 성폭력을 다룬 <썩은 사과 : 성폭력의 전당>, 코로나19 격리동안을 다룬 <코로나19를 지내는 33번째 방법>, 80대 여성 노점상 얘기를 다룬 <왕십리 김종분>, 몸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발산하는 <바다같은 몸>,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 문제를 다룬 <소개팅>, 다양한 여성들의 몸에 얽힌 내밀한 이야기를 다룬 <몸뚱이>, 한 여배우가 자신의 존엄성과 경력 중 하나를 택해야 할 상황을 그린 <여성용?>, 중요한 발표 때문에 발표장에서 아기의 출산을 다룬 <워킹맘의 노사관계>, LA의 한 여배우가 누드나 시체가 아닌 다른 배역을 간절히 바라는 <이번 배역은 뭐죠?> 등도 다뤄진다.
또한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들이 가부장제 맞선 <로테 초라! 무장조직을 만든 여성들>, 미국 위스콘신주 ‘태아 보호법’에 의해 '태아의 권리'로 임신한 여성의 인권을 박탈해 투쟁을 이어간 이야기를 다룬 <누가 인간인가>, 성소수자 인권문제를 다룬 <너에게 가는 길> 등도 제15회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선보인다.
여성인권영화제(Film Festival for Women's Rights)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여성폭력의 현실과 심각성을 알리고 피해자의 생존과 치유를 지지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2006년에 시작된 영화제이다.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 여성에 대한 폭력과 그 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구조의 문제점을 다루는 국내외 영화들과 함께 자신의 삶과 인권을 찾아가는 용감한 여성들의 이야기 담은 영화가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