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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종북주의'가 아니야 바보들아!
[쟁점] 진보지식인들의 빗나간 촛점, 길잃은 민노당 분당 논쟁에 부쳐
 
각골명심   기사입력  2008/01/03 [18:00]
도대체 어쩔려고들 이러나
 
민주노동당 균열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그동안 출발점 부터 NL과 PD로 양분되어 보이지 않는 헤게모니 싸움을 해온 민노당 내의 충돌은 그렇다 치더라도 소위 우리사회 진보 지식인 그룹을 대변하는 홍세화, 진중권, 박노자, 손석춘 등으로 이어진 외곽때리기는 그 분들의 본래 진의와는 상관없이 마치 불에 기름을 끼얹은듯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번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고 절박한 심정으로 이 글을 쓴다.
 
그동안 사건의 개요는 대략 이렇다. 지난 대선에서 당내 최대세력이라는 자주파(NL)의 지지를 받아 대선후보로 선출된 권영길 후보의 '코리아연방공화국'에 대해 당내 평등파(PD)로 분류되는 조승수 전 의원의 이의 제기가 있었고 이는 대선이라는 정당의 가장 큰 행사를 목전에 두고 유야무야 묻혀지는듯 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결국 권영길 후보가 평소 당 지지율에도 턱없이 못미치는 겨우 3%의 저조한 득표율로 참패를 함에 따라 '민노당 쇄신론'으로 다시 불거졌고 여기에 진보사회 지식인들이 가세함으로서 급기야 '분당이냐 아니냐'의 극단적 상황으로까지 번지며 마치 복마전(伏魔殿)을 연상케 하고 있다.
 
나는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좀더 냉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동안 민노당은 (현재 제도권 정당으로서는) 유일한 '진보정당'이라는 높은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단지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외쳐온 집단'이라는 국민일반의 따가운 시선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나는 이것이 전적으로 민노당의 잘못이라고만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현재 한국사회의 일반적 정치의식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몇가지 문제들, 즉 주류와 비주류 문제라든지 국민의식 문제라든지 민족(분단)문제라든지 심지어 미디어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하나라도 민노당 입장에서 녹녹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 이해한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나는 바로 여기에 기존 민노당의 가장 큰 문제점이 있다고 본다. 즉 정당의 최고 목표가 '집권을 통한 자기 정체성의 가치실현'에 있다면 적어도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보편적 속도 정도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융통성과 순발력 정도는 필요불가결한 조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노당은 더도 덜도 말고 바로 여기에 실패한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민노당의 변화와 변혁논의의 촛점도 바로 여기에 맞춰져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80년대 담론으로 21세기를 논하는 것은 그야말로 '갓쓰고 양복입자'는 우스꽝스러운 꼴 아닌가 말이다. 즉 난데없이 '종북주의' 논란이 웬말이란 말인가.
 
정말 종북주의가 문제였나
 
좀 솔직해 보자. 'NL'이고 'PD'란게 도대체 뭔가. 단적으로 말해 80년대 '사회변혁운동' 이론 아닌가. 그리고 완성된 이론체계도 아닌 이 둘의 차이점이 과연 있기나 한가. 도대체 원류가 뭔가.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NLPDR:National Liberation People's Democratic Revolution )이란 한 뿌리 아닌가 말이다. 그럼에도 이걸 굳이 갈라 '민족해방', '민중민주'로 몇십년 동안 서로 지지고 볶고 해야만 하나? 내가 보기에 그저 잘 봐줘야 '밥먹고 물마실 건가, 물마시고 밥먹을 건가' 정도의 차이밖에 없는 이 케케묵은 구닥다리 운동이론을 가지고 어느쪽이든 상대를 수용하면 마치 당장 지구멸망이라도 온다는듯 꼭 이렇게 극단으로 치달려야만 하나? 이러고도 당신들이 정말 '진보' 맞는가?
 
노파심에서 미리 말한다. 나 역시 이번 대선에서 민노당이 '코리아연방공화국'을 모토로 들고나온 것은 매우 중대한 실패요인이자 명백한 과오라고 생각한다. 또한 더 근본적으로 정파성에 치우친 후보선출 과정과 이후 일련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해서 당연히 이에 대해 책임질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하고 아울러 높은 강도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마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소위 '자주파'에 대해 어떤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다.
 
하지만 말이다. 지금 민노당 안에서 평등파 등을 중심으로 자주파를 소위 '종북주의'란 매우 위험한 딱지를 붙여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참으로 해괴하고도 이해가 안가는 일이다. 왜 그런가. 정말 진중권 주장대로 민노당 안에는 종북주의자(김일성 추종세력)들이 너무 많아 그것이 '숙주를 위협할 정도'라는게 사실이라면 이는 단지 '분당'을 할 문제가 아니라 명백히 '당해체'를 해야할 문제이다.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린가. 그렇다면 이런 사실을 꼭꼭 숨기고 국민 표 얻어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대국민 사기를 친것이고 또 지금까지 알면서도 침묵을 지켜온 평등파등 다른 제정파들은 과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우며 당만 깨서 나가면 된다는 소린가 뭔가 말이다.
 
종북주의는 결코 용납의 대상이 아니다
 
보자. '종북주의'에 본질이 도대체 뭔가. 그것은 바로 '주체사상'으로 대변되는 '김일성주의'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말해 지금까지 이런 종북주의자들이 최대 정파로서 사실상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었으니 민노당은 북한의 꼭두각시인 '조선노동당 지부' 역할을 했단 말인가?
 
민주국가에서 개인이 가지는 '사상의 자유'는 얼마든지 포용과 이해의 대상이다. 그러나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란 것은 이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정당은 집권시 자신들이 가진 사상과 이념을 정책으로 구체화 해서 실현할 것을 목표로 하는 '정치결사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특정 정당이 만약 기존 국가체제와 정체성을 전면 부정하는 집단이 모인 곳이라면 이는 정당이 아니라 사실상 체제전복을 위한 '혁명결사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임으로 소위 '민주국가'를 지향하는 나라에서 도대체 어느 국민이 있어 이를 용납할 수 있단 말인가.
 
누군가는 '종북주의'도 포용못하면 진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이거야말로 무슨 말도 안되는 터무니 없는 소리란 말인가. 세상에 어느 진보가 있어 인민의 기본권과 거주의 자유 조차 없는 18세기식 봉건왕조사회를 꿈꾸는가 말이다. 그것도 개인도 아닌 정당이 그런 구체제 추종을 포용할 수 있어야 진보라니 차라리 조선왕조부활하는 것이 진보의 최대 목표요 최고 덕목이라 우기는게 더 설득력 있지 않을까.
 
진보란 무엇인가. 바로 구체제와 구시대적 잔재를 타파하고 보다 진전된 인간중심의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무리들을 통칭해서 일컫는 말이 아니던가. 그러므로 여기서 확실히 명토박고 가자. '종북주의'는 진보정당이라면 포용에 대상이 아니라 명백히 배척의 대상이다! 또 종미주의는 되는데 종북주의는 왜 안되느냐고 그리도 묻고 싶다면 먼저 진보가 아닌 보수쪽에 가서 트집을 잡을 일이다. 왜냐하면 보수야말로 누구보다도 구체제와 가치를 고수, 유지하려는 무리임으로 서로 상충될 것이 별로 없을 테니 말이다.
 
변혁의 중심과제 다시 잡아라 

▲2008년 새해맞이 민주노동당 단배식     © 민노당 정택용 기자

 
나는 얼마전까지 민노당 양대 계파가 총선불출마와 지도부 일괄사퇴를 발표할 때 까지만 해도 이러한 시도들이 매우 신선하고 긍정적이란 판단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변혁의 촛점과는 일정 거리가 있는 종북주의 문제로 서로 도를 넘어선 난타전을 바라보면서 이땅에 제대로된 진보정당을 소망해온 자로서 지금 그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물론 친북주의도 아닌 소수의 종북주의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면 반드시 털고갈 문제이다. 그리고 부연하지만 만약 누구 말대로 종북주의자가 다수라면 결코 털어서 될 문제가 아니라 당해체를 해야한다. 왜냐하면 종북주의는 명백히 진보의 가치에 반하는 문제임으로 대다수 민노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지금까지 진보정당이란 포장으로 기만해온 죄, 그 하나만으로도 해체 이외의 다른 길은 감히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을 맺겠다. 외곽의 비판적 지지자의 위치에 있는 나로서는 내부의 실제상황을 잘 모르니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나는 민노당이 최소한 후자 정도로까지 썩어 있다고는 믿고 싶지가 않다. 해서 이 전제에서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NL과 PD를 한솥에 넣고 녹여라
 
즉 NL과 PD를 원래 모습인 NLPDR로 환원하여 이론적 체계를 시대에 맞게 좀더 발전적 모습으로 새롭게 정립, 계승하던지 그게 아니라면 과감히 박물관에 보낼지어다. 만약 이정도도 못하는 소아병 집단이라면 앞으로 진보정당 자처하지 마라. '분당'이란 모든 노력을 다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빼들 수 있는 '최후의 칼'이란 것을 양 정파가 먼저 심사숙고하길 바란다.
 
둘째, 반신자유주의적 가치를 구심점으로 다시 뭉쳐라
 
역사적으로 모택동과 장개석은 서로 정반대의 이념에도 불구하고 제국주의에 맞서 하나로 합치는 국공합작을 단행하기도 했다. 하물며 별로 다를것도 없이 한뿌리에서 출발한 한줌도 안되는 개념정도를 놓고 서로 등을 돌려 분당 운운 한다는게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공당으로서 낯부끄럽지도 않는가.
 
이제 신자유주의가 또다른 제국주의의 변형이라는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반신자유주의적 이론체계는 아주 미약한 실정이다. 그러니 이것을 좀더 구체적으로 체계화하고 정치적으로 시대적 프레임을 걸 필요가 충분하다. 보다 큰 가치를 놓고 대의를 위해 서로 조건없이 뭉칠 때 비로소 제대로된 진보정치, 진보정당이 탄생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하고 또 명심할 지어다.
 
셋째, 당의 문호를 완전 개방체제로 바꿔라
 
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기존 민노총의 당내 영향력을 최대한 배제하고 동맹관계 정도로의 재정립이 절실히 요구되며 원래 안대로 양대 계파는 조건없이 '총선불출마'와 '지도부총사퇴'의 대국민 약속을 이행하라. 또한 비대위는 천영세 체제 아닌 보다 대중적 친근감과 중량감 있는 심상정이나 노회찬을 전면에 내세워 우선적으로 이미 검증된 진보학자들에 대하여 대대적 문호개방과 함께 적극적 영입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이후 총선에 대한 전략과 일체의 공천권은 물론 향후 대중적 진보정당으로서의 기본 뼈대를 갖추는데 대한 전권을 일임할 것을 제안한다.
 
나는 누구보다도 그동안 민노당 의원 개개인의 의정활동과 민노당원들이 약자의 편에 서서 해온 투쟁들에 대하여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지 못하고 자중지란으로 망한다면 두고두고 진보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것이라는 점 또한 노파심에서 거듭 경고한다. 즉 만약 이정도 수준의 강도 높은 환골탈태가 선행되지 않고 그것이 분당이든 아니면 미온적 봉합수준에 그치고 만다면 앞으로 진보정당으로서의 만개할 꿈을 접는 것은 물론 더이상 선의의 국민적 호의마저 조금도 기대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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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1/03 [18: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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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YZ 2008/02/06 [10:23] 수정 | 삭제
  • 10여년간 밖에서 민노당을 바라본 입장에서 민노당은 전반적으로 상승세 입니다. 지지율 또한 그렇구요, 국회에서 차지한 의석수 또한 그렇습니다.

    물론 이번 대선에서의 낮은 득표수는 잠시 주춤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민노당 지지자 입장에서는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민노당은 10여년 전과 비교해서 여전히 엄청나게 성장해 있는 것이 사실이고, 또한 분열과 반목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신당/민주당의 상황을 보며, 어쩌면 지금이야 말로 민노당이 '진보'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세
    력으로 거듭날 수도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전반적 상승세'가 '민노당이 이 상태에서 혁신해도 잘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근거입니다. 신당 창당은 이전에도 이미 있는 '사회당' 같은 것이 하나가 더 생긴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노선과 관점이 치유 불가능 정도로 벌어져 있다는 것은 10년전에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 아니었습니까? 그 때부터 쌓인 감정은 언제나 폭발직전 아니었나요? 왜 지금까진 골병들고 안죽었습니까? '이제 임계점이다',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건 다분히 주관적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군요.

    단결하자는게 아닙니다. 다만 당내 투쟁으로 진행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입니까?
  • 2008/01/22 [12:05] 수정 | 삭제
  • 안녹고 지들 맘대로 하려는 게 문제죠
  • zz 2008/01/05 [19:57] 수정 | 삭제
  • 외국이나 다른 재3국으로 가야지. 북한을 조국으로 생각하는 마인드 갖곤 언제든지 수구냉전반동의 밥밖엔 안될거다.고정관념들을 깨셔.
  • z 2008/01/05 [19:31] 수정 | 삭제
  • 문제는 대선때나 총선때 되면 노무현을 선택하고 열린우리당을 선택하는것이 현실이다 이러고 권영길이나 민노당을 찍으면 사표된다 하는 이런 소리를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유포하고 퍼트린다는 것이다. 꼭 선거때만 되면 그런 말을 퍼트려서 표를 갉아가려는 세력이 있는데 그놈들. 뭐 십중팔구는 도로열우당이 보낸 첩자들이겠지만 그놈들과도 교묘하게 일치하는 부분이 있단 말이지.
  • 구국결단 2008/01/05 [16:57] 수정 | 삭제
  • 이글은 그냥 기존의 "민주세력 단결론"의 재탕에 불과하다. 거의 선동수준
  • 강리 2008/01/05 [16:41] 수정 | 삭제
  • 손석춘은...진보진영단결론 정도되겠고
    김근태는 .. 반 수구 단결론 정도되겠죠.

    김근태의 대통합론이 실패로 결과하는것과 마찬가지로..
    손석춘식 진보통합론도 실패요인이지 성공요인은 되기 힘듭니다.

    윗글쓴님은 친북이나 종북이나 분리하나본데 같은 줄기라 봅니다.
    엔엘이나 주사파나 같은 반미친북 뿌리에서 나온거죠.
    하지만 간첩행위를 하지않는한 그들도 활동권리는 있다고 봅니다.
    그게 민주사회죠.

    그렇지만 그들이 남한사회를 식민지로 인식하는한 그들에게서
    서민정치대변자로 기대하지는 못할것같습니다. 그것이 이번에 증명된것이고
    평등파들은 하루빨리 독립해야 집권시기를 당기는 계기가될겁니다.

    자유주의 진영에서 신자유주의자들이 주도하는 대통합당 보다는
    새로운 사람중심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창조한국당이 뻗어나가야 하는것처럼

    진보 진영에서는.. 자주파들이 주도하는 민노당에서 어서 독립해
    서민입장을 대변하는 새진보정당이 성장해 나가야 할것입니다.

    이런 흐름들만이... 절대강자 한나라당 정치를 빨리 대체할 실천들일겁니다.
  • 2008/01/05 [06:08] 수정 | 삭제
  • 손석춘 씨의 민노당 단결론이 아무리 진정성이 있다 해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더군다나 곪아터질 대로 터져버린 적폐를 그대로 안고서 단결하자는 주장은 민노당을 아끼는 게 아니라 모두 그대로 죽으라는 논리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시대착오적인 게 맞습니다.

    각골명심 님은 여전히 민노당 사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노당 주류인 주사파(NL)의 문제가 종북주의에도 있고,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종북주의를 조직 단결의 무기로 보수정당보다 추잡한 짓거리도 서슴지 않으며 패권을 휘둘러왔다는 점에 있습니다.

    민노당 주사파(NL)가 지금 당에서 하는 짓이나 과거 동교동계와 후단협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했던 작태나 하나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더 악질적인 행태도 있습니다.

    자주파의 조직 운영의 논리가 김정일 군사왕조집단이 하는 것처럼 파쇼적이란 뜻이죠. 상대 정파들이 지금 치를 떠는 건 바로 그런 것에 질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 참패로 폭발한 겁니다.

    이렇게 곪을 대로 곪아서 마침내 폭발한 게 작금의 민노당 사태여서 단순히 좋은 게 좋은 식으로 덮고 갈수도, 그런 식으로 봉합될 수도 없게 된 겁니다.

    각골명심 님은 해결책으로 "이미 검증된 외부 진보인사들에게 당 쇄신의 전권을 맡겨 제대로된 민중정당, 진보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자"고 하시는 데 이것이야말로 착각입니다. 외부 진보인사만 양쪽으로부터 골병들고 문제는 치유되지 않고 속으로는 더욱 썩어들어가는 결과만 낳을 것입니다.

    민노당 양 정파의 싸움은 둘이 직접 대면해서 풀어야할 사안이지 누가 중간에서 중재해서 되는 상태는 이미 지났습니다. 그동안 민노당이 양 정파에 소속되지 않은 중간적인 인사를 대표로 해서 단합을 시도하지 않은 게 아닙니다. 김혜경 전 대표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지요. 결과는 전혀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민노당이 각골명심 님이 그토록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에 제대로 대항하는 사업을 펼칠려고 해도 자주파(NL)의 종북관에 근거한 통일사업 우선주의 때문에 번번히 뒤로 밀리거나 가로막혀 왔다는 사실입니다.

    또 한가지, 각골명심 님이 "신당 창당파"에 대해서 아주 천박한 인식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가 바로 "털컥 당부터 깨고보자는 극단의 카드를 먼저 빼들면 도대체 어쩌자는 거냐."는 인식입니다.

    민노당 내 신당 창당파가 대선 참패 때문에 갑자기 불거져 나온 주장이 아닙니다. 어쩌면 지난 4년 동안 참고 참으며 억눌러 왔던 것이 대선 참패로 임계점을 넘겨서 폭발했다는 것이 정확한 인식입니다.

    신당 창당은 옳지 않고 단결만이 필요하다고 주장할려면 "민노당이 이 상태에서 혁신해도 잘될 수 있다"는 근거도 함께 제시해 주세요.

    그리고 신당 창당파 중에 아무 생각 없이 당부터 깨자고 주장한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동안 정치적 행보를 통해서 노선과 관점이 치유 불가능 정도로 벌어져 있고, 쌓인 감정까지 폭발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 상태론 모두가 골병들고 죽는 길이 훤히 보이기 때문에 차라리 깨끗하게 갈라서서 각자 갈 길 가는 게 모두를 위해서 낫겠다, 즉 신당 창당파가 밖으로 나가 새로운 진보정당을 창당해서 제대로 된 반신자유주의 정당을 건설하는 게 낫겠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 뿐입니다.

    지금처럼 자주파의 패권주의에 짓눌려 있어서는 더이상 반신자유주의 민생 노선을 제대로 펼칠 수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진보신당 창당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겁니다. 이걸 밥그릇 싸움으로 간단하게 치부하는 각골명심 님의 주장이 얼마나 민노당에 대한 인식이 천박한 지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반신자유주의 민생 노선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현대적 좌파 정당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을 그저 평범한 국민들의 인식이라는 각골명심 님의 추측에 근거해 밥그릇 싸움으로만 일축한다면, 손석춘 류의 단결론이야말로 범여권의 후안무치한 무책임주의와 무변화주의와 똑같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돠겠지요.

    이렇듯 자주파와 결별하고 제대로 된 진보신당 창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일련의 흐름이 마치 그동안 아무 문제 없다가 대선에 참패하니깐 불쑥 불거져 나온 것인양 치부하는 인식 수준이 바로 민노당에 막연히 애정만 있지 내부 사정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방증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그래도 단결하는 게 좋다는 공자 님 같은 충고는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안타까운 것은 안타까운 것이고 현실은 현실이니까요.

    민노당 사태, 어쩌면 심상정, 노회찬의 비겁주의와 기회주의 때문에 각골명심 님이 바라는 대로 적당히 봉합하는 수순으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민노당 정치인들이 총선 준비가 급하니까 서로 얼른 사태 수습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면 그렇게 될 수도 있어요.

    그러나 그런 식의 봉합은 민노당을 살리는 게 아니로 몰살시키는 겁니다.

    각골명심 님은 대통합민주신당이 저렇게 참패하고 나서도 정신 못차리고 아무도 책임 지는 사람 없이 당권 싸움하고 있는 걸 보고 무슨 생각이 드십니까? 총선에서도 몰살당할 거라는 직감이 스쳐가지 않나요?

    민노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민노당의 무책임과 적당주의만 예외가 되어야 합니까. 민노당 자주파가 바라는 혁신은 대통합민주신당 당권파의 혁신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지금 그런 정도로 혁신해서 각골명심 님이 그토록 앞세우는 국민들의 성에 차기나 하겠습니까.

    대통합민주신당이나 민노당이나 지금 모두 암환자들입니다. 단순히 신경통을 앓고 있는 한가한 집단이 아닙니다. 곪아터진 종양을 제거하지 않으면, 사망 날짜 받아놓은 시한부 인생들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단결론은 수술하다 말고 대충 봉합하자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손석춘 류의 단결론이 민노당을 살리는 게 아니라 아예 뒈져라고 초지는 겁니다.

    모두 해체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환골탈태해도 모자랄 판에 왠 단결론입니까? 지난 대선 때 썩어빠진 인간들의 대동단결론으로 대참패하고도 아직도 부족합니까? 정신 나간 소리입니다.

    국민들은 대통합민주신당이나 민노당이나 별 차이 없는 정치집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민노당이 살 길은 별 차이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민노당 자주파? 정치 행태로만 보면 범여권 주류하고 하나도 다를 바 없습니다.


  • 각골명심 2008/01/04 [08:35] 수정 | 삭제
  • (두분 의견에 함께 답변드리겠습니다)

    먼저 "양대계파의 총선불출마...지도부총사퇴..."에 대한 부분은 제가 지난 연말 그런 움직임이 있다는 기사를 접한후 그 후속기사들을 꼼꼼히 챙겨보지 않은 이유로 fact라는 측면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이에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그것이 흠님의 지적처럼, "기본 팩트가 잘못되었으니 이어지는 해법도 하나마나한 소리"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연 그런가?'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 글의 논점은 그 사실이 주안점도 아닐뿐더러 또 그 일련의 변동된 사실유무가 제가 제시한 해법과는 사실 별 상관도 없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제 컴이 문제가 있는지 최초 답변글을 써서 올리려다가 허무하게 다날려 조금씩 끊어서 올립니다..)

    저 역시 흠님의 의견처럼 최근 홍세화씨를 비롯한 몇몇 진보지식인들의 견해에 대해 많은 부분을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위와 같은 글을 쓴 이유는 비록 민노당 당원은 아니지만 전적으로 민노당에 대한 애정때문이겠지요..아니 정확히 말해, 지금 이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모든 정황들이 더이상 의 출현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절박감이겠지요..

    그렇습니다. 흠님의 말씀처럼 저는 민노당 내부사정에 대해 그리 밝지 못합니다. 결국 민노당에 대해 안다는 것은 일반과 마찬가지로 기사들을 통해 알려진 부분들이 고작이겠지요.

    하지만 그것이 곧 민노당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할 수 없다거나 내부사정을 잘 모르므로 진단과 해법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때론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고 해법 또한 보다 근본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그런 가능성 조차 먼저 전제로서 묵살해 버리는건...제가 흠님의 의견을 접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느낌...'콱' 가슴이 막히며 과연 '소통'이 가능할까...회의하면서 이글을 씁니다.

    제글의 촛점은 보시다시피 크게 '종북주의'에 대한 우려와 문제점, 그리고 해법 두 부분입니다.

    제가 왜 '민노당에 대한 애정때문에 이 글을 썼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분당을 하든 안하든, 당이 쇄신되든 안되든...이 '종북주의'라고 대중 일반에 한번 전파된 이후의 그것이 가진 무서운 파괴성과 휴유증 때문입니다.

    최종적으로 갈라선다 할지라도..서로의 가슴에 두고두고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때문입니다.

    제가 이 글을 올린 후에 올라온 프레시안 기사를 보니...그나마 노회찬 의원이 참으로 현명한 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극단의.. 마치 막장을 보는듯한 상황에서 그나마 이성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종북주의 보다는 사실 패권주의가 문제이며...종북주의라기 보다는 북한핵 관련 등등...친북적인 태도는 좀 있었다..'는 부분들 말입니다.

    물론 저는 엄연히 종북주의가 존재함에도 이것을 쉬쉬하며 덥고 넘어가자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는 어떤 경우가 온다 할지라도 반드시 털고 가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는-상대 정파 전체에 먼저 꼬리표 부터 붙이고 보는 극단의 방법- 서로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지언정 결코 털어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정말 친북주의자들도 아닌 들이 있기는 있는건가. 있다면 도대체 얼마나 있을까. 과연 진중권 주장처럼 당 자체를 무력화 시킬 정도로 많다는게 사실일까...그렇다면 지금까지 그 나머지는 도대체 뭘 했나. 평등파가 분당해 나간다고 과연 이렇게 한번 각인된 '주홍글씨'에 대해 책임을 면할 수 있을까...그들 역시 알면서 방기해 왔단 이유만으로도 결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건 사실 아닌가...그렇다면 분당하면 모든게 다 잘될거란 홍기표식 주장 역시 중대한 헛점을 내포하고 있는건 아닌가...등등 수많은 생각들이 꼬리를 물더군요...

    다른 면에서 정파문제...전 이미 오래전부터 이 부분만 생각하면 우선 민노당에 대해 화부터 납니다. 아마도 이점 때문에 제가 아직까지 민노당원이 안되고 외곽에서 비판적 지지자로 머물러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이든 조직이든...도저히 허물 수 없다는 느낌을 주는 꽉 막힌 벽을 느낀다면, 그래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도 소용이 없겠구나를 느낀다면..누구나 우선 절망감 부터 느낄 것입니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그나마 자신이 가진 지향점을 현실정치에서 반영해 낼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란 점에서 아예 외면할 수도 없음으로 이러한 모순적 상황에 대해 분노감 또한 어쩔 수 없는것 같습니다...

    해서 어떻게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타협점을 찾았느냐하면...민노당이 하는 대의적인 일들에 대해서는 지지를 아끼지 말자. 하지만 결코 민노당원이 되고 싶지는 않다....이것이 바로 개인적인 저의 민노당에 대한 감정과 입장입니다.

    저들 소위 양 정파가 지향한다는 이념, 가치...다시 말씀드리지만 제가 보기엔, 막말로 표현해서 미친놈들 널뛰기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비단 저 하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왜 많은 지식인들이 민노당을 떠나고...애정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정작 직접 뛰어들지 않는지...저들은 아직도 전혀 모르고 있는것 같습니다.

    흠님의 논조를 보니 평등파에 손을 들어 주고 계신데...이 모두를 다 자주파 때문이라 하시겠습니까? 그러고 분당해 나가면..이런 고질적인 벽창호적 사고가 사라지리라 생각하십니까? 제가 보기엔 '아니올시다' 입니다.

    저는 지난번 소위 민주화 원로라면서 무조건적 대동단결론을 주장하는 분들께 호된 비판을 가했습니다. 님은 맨 마지막 부분에서 손석춘씨에 대해 그와 같은 견지에서 비난을 하십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이 둘은 분명 차이점이 큽니다. 가장 큰 차이가 뭔지 아십니까? 바로 원로들의 주장은 통합신당이란 특정 당에 대한 정파성을 띠고 있지만 손석춘씨의 주장은 그것이 배제된 진정성과 대의를 품고 있다는 차이입니다. 그게 과연 비난받아야 할 일일까요? 민노당 당신들 때문이 아니라 저 신자유주의 하에서 신음하는 민중들을 위해 한줌세력이라도 뭉치자는 절박한 심정이 왜 '대동단결론'이란 이유만으로 동일한 잣대에서 매도되고 돌팔매질 당해야 합니까...

    제가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무슨 생각이 드는지 아십니까...
    제가 본문 글에서 제시한 해법이란 것은 어쩌면 민노당 내부에 있는 분들께는 택도 없는, 황당한 개인적 희망사항쯤으로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점을 한번 살펴봐 주십시요.
    제가 보기엔 아무리 봐도 민노당은 자체적으로 제대로된 변혁을 이뤄낼 가능성이 전혀 안보입니다. 흠님이 말씀하시는 은 바로 여기에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글을 쓰기 전에도 이런 고심에서 외부세력 영입론을 제기한 것이고 당 쇄신을 거기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몇년동안 그리도 벽창호 처럼 외부와의 소통을 단절하고 우리끼리 잘해보겠다고 하면서 내부적으론 (스스로 님이 고백하시듯) 서로 못잡아 먹어 죽기살기로 임계점을 넘겨 놓고는...이제와서 고작 해법이 "갈라서겠다" 입니까? 그러면 다 잘될 것 같습니까?

    왜 제가 분당이 '최후의 칼'이라 했는지 그 진의를 정녕 모르시겠습니까?
    왜 가급적이면 당을 깨지 않고 환골탈태 해야한다고 주장하는지 아십니까?
    그것은 아무리 자주파니 평등파니 해도 적어도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담론인 신자유주의 문제에서 만큼은 두 세력 공히 힘을 합쳐 함께 싸워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백해무익한(제가 보기엔) 구닥다리 노선쌈으로 털컥 당부터 깨고보자는 극단의 카드를 먼저 빼들면 도대체 어쩌자는 겁니까. 도대체 던져놓은 말에 대해선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과연 이러고도 수습이 가능하기나 하겠습니까...

    다시 말씀드립니다. 외부에서 보기엔 자주파나 평등파나 도낀개낀입니다. 정말 한줌도 안되는 개밥그릇을 놓고 확고한 이론체계도 잡히지 않은 80년대 운동주의 교조론에 깊이 매몰되어 헤어나지 못하는 두 세력이 개만도 못한 밥그릇쌈을 하는 것으로 밖에는 안보인단 말입니다. 그러니 정말 진보진영 전체를 위해서 무엇이 지금 가장 현명한 일인지를 보자는 것입니다.

    더이상 이 내부적 개밥그릇 쌈을 방치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어느 한편을 드는 것이 근본적 해법이 될 수도 없는 것입니다. 해서 생각해낸것이 이 두 세력을...적어도 한시적이나마 지도부에서 떨어뜨려 놓고 이미 검증된 외부 진보인사들에게 당 쇄신의 전권을 맡겨 제대로된 민중정당, 진보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자는 것입니다.

    지금 민노당은 진성당원 보다는 평당원, 평당원 보다는 외부 선의적 지지자들인 국민의 눈을 더 무서워 해야할 것입니다. 이것이 당을 유지하던 분당을 하던 승패의 촛점입니다. 제가 드릴 말씀은 이게 전부입니다!





  • .. 2008/01/04 [07:01] 수정 | 삭제
  • 글쓰기 전에 쥐사당 당게만이라도 살펴 보았다면 이런 글 안썼을텐데.
    쥐사쪽이라면 쓸 수도 있겠지.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조차도 억지로 좋은게 좋다 식으로 해서 봐 주었
    을 때나 가능한 평가다.

    쥐사당 내의 문제다 하고는 있지만 이게 어디 쥐사당내에서만의 문제인가?
    이런 문제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 본다.

    물론 민중들이야 모를 수 있다.
    먹고 살기 바쁘고 운동권 속내에 대해서 모르기에 민중들은 모를 수 있다.

    근데 필자는 아니지 않는가?
    어찌 이런 내용을 모를 수 있단 말인가?
  • 2008/01/03 [22:12] 수정 | 삭제
  • 님의 글 중에 "나는 얼마전까지 민노당 양대 계파가 총선불출마와 지도부 일괄사퇴를 발표할 때 까지만 해도 이러한 시도들이 매우 신선하고 긍정적이란 판단을 하고 있었다.", "원래 안대로 양대 계파는 조건없이 '총선불출마'와 '지도부총사퇴'의 대국민 약속을 이행하라."라는 대목은 사실관계를 잘 모르고 왜곡한 것입니다.

    민노당 "양대" 계파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게 아니고, "평등파만" 총선 불출마 선언한 겁니다. 당내 다수파이자 대선 참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자주파 수장들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비례대표 앞 순위에 전략공천을 확대한다는 식으로 타협했다 이마저도 나중에 거둬들였습니다.

    그래서 저번 중앙위 무산의 실질적 이유도 바로 자주파 수장들의 비례대표 출마 욕구를 버리지 못하고 책임질 줄 모르는 "동교동계식" 버티기에 있었죠.

    평등파의 종북주의에 근거한 패권주의 공세는 "명분"이고, 자주파 수장들의 무책임한 버티기는 민노당이 자주파를 그대로 둬서는 절대로 변화할 수 없다는 확신을 심어준 "실질"이었습니다. 중앙위가 무산되는 건 당연했죠.

    책임이 상대적으로 적은 평등파는 스스로 먼저 책임 지겠다며 불출마 선언까지 했는데, 정작 책임지고 사라져야할 자주파 수장들은 비례대표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거죠. 그건 '정적 제거 음모'라면서...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아닙니까? 바로 과거 동교동계와 후단협이 당 쇄신파들에게 하던 소리입니다.

    각골명심 님의 글은 이런 기본적인 팩트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어 있다보니 다음에 이어지는 해법도 사실 하나마나한 소리가 되고 있습니다.

    민노당은 지금 양대 계파가 화합해서 뭘 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나버렸습니다.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죠. 이제는 각자 갈라서서 자주파 꼴통들의 종북주의와 단절하고, 님이 말한 대로 반신자유주의를 구심점으로 해서 활동할 수 있는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새로 시작하는 게 훨씬 효율적인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쩌면 그게 오히려 가장 빠른 해법일 수도 있죠. 민노당 신당추진 세력이 종북주의 자주파를 털어내고 홀가분한 상태에서 반신자유주의와 민생 문제에 집중하면 기존의 민노당보다 훨씬 더 큰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고, 큰 세력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한 줌도 안되는 민노당에서 철천지 원수나 다름없는 사람들끼리 그 한 줌을 쥐려고 다투는 것보단 보단, 보다 큰 광야로 나와 개척 정신으로 도전하자는 게 민노당 해체-신당론자들의 주장입니다.

    어쩌면 이게 지금 시점에서 민노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일지도 모릅니다.

    썩어빠진 손석춘 류의 단결론이야말로 암덩어리를 그대로 안고 안락사하자는 논리죠. 그래서 손석춘 씨의 단결론이 뜬금없고 현실을 착각한 망상이라고 욕 먹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