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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우리의 혼, 스크린쿼터는 꼭 사수해야"
[사람] 100여 일째 스크린쿼터 사수중인 한국평론가협회 양윤모 회장
 
김명완   기사입력  2006/06/22 [17:21]
지난 3월 6일부터 서울 광화문 열린공원에서 시작된 '스크린쿼터 사수, 한미FTA 저지를 위한 146일 장외 철야 농성'이 100일을 넘어섰다.

그동안 영화인들은 시민들에게 스크린쿼터 축소의 부당함을 알렸고, 광화문에서는 영화인들과 사회시민단체 노동조합대표 등 1인시위가 계속이어지고 있다.

한편 영화인들은 '칸 영화제'로 달려가 스크린쿼터 축소의 부당함을 알렸고 문화다양성의 지지를 호소했다.

▲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사수 천막농성이 100일을 맞이했다. 영화평론가협회 양윤모 회장은 첫날부터 계속 천막을 지켜왔다.     © 대자보

현지시각으로 지난 5월 18일 팔레 전용관 앞에서 배우 최민식의 1인시위가 있었고, 20일 저녁에는 한국과 해외의 영화인 150여 명이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촛불집회를 열었다. 21일 오전에는, 칸영화제 운영위원회가 정기 이사회를 통해 한국의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에 공식적인 지지의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한 낮의 기온이 30도가 넘는 여름으로 접어드는 날 광화문 농성장에서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양윤모 회장을 만났다.

양 회장은 첫날부터 지금까지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햇볕에 의해 검게 그을린 얼굴과 덥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있는 양윤모 회장은 "영화인들은 나보고 계룡산으로 들어가라 한다. 전에는 노숙자 같았는데 이제는 도인같다고 한다"며 "머리와 수염은 저항의 표시로 철야농성이 끝나는 날까지 자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 지난 4월 8일 천막안에 붙여논 양윤모 회장의 쓴 글은 영화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 대자보

또한 양 회장은 "이제 모든 영화인들은 끝까지 저항 할 것이며, 이순신 동상 앞에서 쓰러져 죽을 지언정 스크린쿼터는 꼭 사수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찬바람이 불 때 시작했는데 지금은 더운 날씨다 건강상태는?

"100일 지나니까 건강이 많이 안좋와졌다. 천막농성을 무사히 마치려면 몸이 건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제는 아침일찍일어나 산책 겸 가벼운 운동을 한다. 그리고 꼭 아침을 먹는다. 기분상일지는 모르지만 아침밥을 먹으면 저녁까지 무사히 보내는 것 같다."

- 첫날부터 지금까지 100일을 넘기면서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데 그 이유는?

"처음에는 스크린쿼터를 사수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나의 대한 의지로 표현하고 싶다. 내가 표현하는 무언의 저항이다. 그런데 몇몇 영화인들은 이 천막농성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천막농성은 우리 영화인의 생존권이며 목숨과도 같다."

- 스크린쿼터를 왜 악착같이 지키려고 하나

"많은 시민단체 및 지식인들이 농성장을 찾아와 지지를 보낸다. 일반인들도 농성장을 많이 찾아온다. 어떤 분은 호기심에, 어떤 분은 스크린쿼터와 한미FTA를 알고 싶어서 온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들과 많은 토론을 한다. 우리 영화인들은 토론을 하면서 그 분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 우리문화는 우리의 혼이며, 우리의 미래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영화는 우리의 혼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혼을 어찌 남의 나라에게 빼앗기며 남의 나라에게 지배를 받을 수가 있나. 우리는 그 혼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 양윤모 회장은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해 언제나 천막 앞에서 앉아 있다.     © 대자보
- 일반시민에게 왜 스크린쿼터가 중요한지

"서양여자가 나오는 서편제를 보게 될 수도 있다. 우리문화를 서양인들이 표현하는 때가 오게 되면 5천년을 이어온 우리문화는 완전히 무너지며 우리는 서양인의 문화에 맞추며 살아야 한다. 스크린쿼터는 우리 영화인들의 밥그릇 싸움도 아니며 집단이기주의도 아니다. 우리문화를 지키기 위한 외로운 싸움이다. 시민들이 정확한 실체를 알아주었으면 하고 일반시민에게 서양인이 나오는 서편제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현재 한국영화는 다빈치코드와 미션임파서블 3 때문에 영화의 타격이 심하다고 하는데...

"지금 영화계와 극장에서 보이는 모습이 한미FTA 체결된 뒤의 모습이다. 미국 거대자본에 의해 우리 영화는 극장에서 볼 수 없게 된다. 영화인들이 열심히 영화를 만들어도 자본에 의해 극장에서 개봉할 수가 없는 현실이 곧 닥친다. 지난번 왕의 남자가 히트를 치자 우리영화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정부는 떠들어댔다. 그러나 지금 정부는 아무말도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정말 대책없는 발표와 허울좋은 말을 앞세워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 7월 1일이면 스크린쿼터가 축소가 되는데 앞으로 한국영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미국영화에 대응할 방향 ,거대자본에 이길 수 있는 방향은 어떤 것이 잇는지
 
"방금 말했지만 미국의 거대자본에 의해 한국영화는 설자리가 없어진다. 지금 멕시코를 보면 알 수 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한미FTA가 체결되지 않도록 강력한 투쟁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먼저 영화에 스크린쿼터 축소라는 것을 미국에 제시하는 이런 실정이다. 우리는 우리의 혼이 담긴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제작자의 의무이고 관객입장인 우리 국민들은 진정으로 우리영화를 사랑하고 우리영화를 아껴야 한다. 국민들은 미국영화를 거부하는 행동을 해야하며 미국영화가 우리 땅에 발을 못붙이도록 해야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가 될 수가 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며 힘든 일이다. 우리는 우리영화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 우리 혼이 살 수 있다."

- 일반관객이 한국문화, 다시말해 한국영화를 지키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일반관객이 할 수 있는 일은 다시 말하지만 우리영화를 사랑하고 우리영화를 많이 봐야한다. 인터넷이 발달되다보니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영화는 극장에서 봤으면 한다. 이것만이 우리영화를 살리는 길이다. 우리영화를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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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6/22 [17:2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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