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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외면, 좌파의 색안경 벗기기
류철원의 "이건희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적이다"를 읽고
 
강정희   기사입력  2006/02/11 [15:20]
* 본 기사는 폴리티즌 칼럼니스트 류철원의 "이건희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적이다" 기사에 대한 반론입니다. 본문에 대한 누리꾼 여러분들의 참여와 토론을 환영합니다-편집자 주.

대한민국은 고전적 자본주의체제가 아닌 혼합경제체제

오늘날의 지구촌에는 순수한 시장경제만을 기초로 하는 고전적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도 없거니와, 맑스의 교조적 사회주의를 맹종하여 채택하는 나라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오늘 날 지구촌의 대부분의 국가는 사적 자치(소유권)를 토대로 하는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그것을 보완키 위해 국민권력의 대행인 국가권력의 한정적 개입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 수정자본주의인 혼합경제체제를 제헌헌법이래 줄곧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역대정권은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금권을 지배하거나 금권과 긴밀히 유착하여 파행적성장을 촉진해 왔다. 현재까지 주 기조로 지속되고 있는 수출주도형 불균형적 경제성장정책이 소외계층과 소외지역의 고혈을 받아먹고 자라 기형적 리바이어던(괴수)이 된 것이다.

이 당면한 현안인 재벌구조와 경제문제(양극화등)는 사회주의국가들의 몰락이 맑스식 교조의 결함에서 빚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과 유사하게, 자본주의체제의 자체모순에서 야기된 결과가 절대로 아니라  위정자들의 정책실패와 모럴 해저드로 빚어진 부정적인 역사의 열매인 것이다. 

그러나 류철원은 "... 우리는 보통 이러한 사회를 일컬어 파행적(비정상적) 자본주의라고 지칭하는 것이며, 나아가 이러한 반칙과 유착의 꼬리를 근절하는 것에서 남한사회 재벌개혁과 경제개혁의 준거를 찿는 것이다..."라고 얘기함으로써 오늘날 대한민국의 재벌구조와 경제문제가 오롯히 자본주의라는 체제자체의 모순에서 비롯된 것마냥 진단한다. 
 
그런식의 인식이라면 생존의 전체가 되는 기초인 절대적 빈곤마저 타파하지 못한 북한은 파행적 사회주의체제라는 소리일 터이다.  그럼 맑스로부터 유래되는 파행적 사회주의라는 북한체제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나아가  맑스교조를 여전히 신성시하는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류철원은 뭐라고 할 텐가?  즉, 그런 입장을 관철한다면 좌파라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아직도 노무현정권의 정체성을 확인해야 하는가?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이 있다. 노무현정권이 저지른 패륜적분당과 부안사태에서 보여준 반민주적 폭정, 그리고 탄핵과정에서 보여준 독선적 파쇼, 자원약탈이라는 침략전에 발벗고 파병하기, 한나라당과의 대연정논란에서 보여준 고무줄 잣대, 열린우리당을 쥐락펴락 뒤흔드는 무소불위의 보스정치, 1/10 불법선거자금에서 보여준 법치주의 유린등  이미 명백하게 드러난 반개혁적이며 반민주적이며 반평화적인 파쇼정권이라는 징후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런데 류철원은 "...국민들은 자칭 개혁정권이라고 잠칭하는 참여정부의 정체성을 규정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서 이건희 사태에 대한 노무현 정권의 대응태도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마치 다른 면에서는 노무현정권이 모범적인 것마냥 뉘앙스를 풍기는 표현을 한다.

탄핵과정에서 헌정질서를 어지럽힌 권력자 노무현을 열혈노빠가 되어 앞장서서 비호했던 류철원의 잣대로는 그럴 수 밖에 없으리라는 것을 얼마간 이해하지만..., 

정말 제대로 시민의식이 정립된 자라 한다면 노무현의 사소한 비리만으로도 비판을 가해야 마땅할 것이다. - 왜냐하면 권력자의 비리나 행태는 주권자인 전체구성원의 이해와 긴밀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소한 헌정위반이라는 사실은 전체국민의 합의인 헌법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정체성을 아직까지 여전히 시험만 하고 있는 그 둔중한 류철원의 방향감각에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둔중한 방향감각은 사전예방은 물론이고 적절한 대응마저 할 수 없으며 나아가 사후조처까지도 늑장대응일 수 밖에 없는 쓸모없는 것일 수 밖에 없다.

삼성과 북한인권문제는 <전국민>의 몫
 
이건희관련 반민주적 반사회적 행태에 대한 분노는 류철원이 지칭하듯 시장주의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서는 안 된다.  류철원을 비롯한 깨어있는 모든 국민들의 몫이어야 한다. 

만약 류철원처럼 그리 따진다면 생존의 전체가 되는 기초인 절대적 빈곤조차 타파하지 못한 북한은 파행적 사회주의체제이므로 좌파들은 목청을 한 껏 소리높여 북한체제를 성토했어야 하고 성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관찰한 바에 의하면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열혈시장주의자들은 적어도 류철원처럼 자기들은 함구하며 너희들이 선도하여 성토할 몫이다라고 주장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좌파 스스로 좌파사상이나 혹은 북한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단호하게 낸 것을 이상하게도 별로 구경한 적이 없다. 

이건희일가의 부정적 폐해및 남한의 재벌구조 그리고 경제문제는 사소한 문제가 절대 아니지만, 북한의 세습독재체제의 폐해를 견주어 비교한다면 좌파들이야말로 한 번 쯤 북한체제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낼 때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폐쇄적 족벌체제야말로 공간적으로 인적으로 시간적으로 구조적으로 사회적으로 남한의 구조적폐해를 압도할 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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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2/11 [15:2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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