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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4, 개뼉따귀들의 당동벌이
[자보칼論] 원칙과 신념없는 위장개혁세력 닭짓 끝장내고 새해 맞아야
 
김영국   기사입력  2004/12/31 [16:54]
2004년 마지막 날 아침을 맞는 사람들의 심정이 올해만큼 한결같은 해도 드물것이다. 삶에 대한 잿빛 어두움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채 희망의 빛조차 보이지 않는 저편에 수구(狗)와 개(犬)장사들의 당동벌이(黨同伐異)가 황사처럼 펼쳐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개혁은 집권 2년을 지나면서 한나라당과 수구언론에 진상할 개뼉따귀가 되어 있고, 세상의 변화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했던 대선의 추억과 총선의 횡재는 어느덧 빛좋은 개살구가 되어버리고 있다.

역사의 뒤안길로 비켜설 것으로 보였던 보수.수구세력은 ‘버티기와 악다구니’로 개혁을 마음껏 유린하고 있는 가운데 개혁.진보진영은 무능과 무기력으로 표상화되어 가고 있다.

민주주의 발전과 서민대중의 삶의 질 개선으로 명명되는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업은 이에 대한 철학과 신념으로 무장되지 않은 ‘개장사(개혁을 팔아 장사 해먹는 정치꾼)’들의 기회주의적 변신과 훼절로 수구(狗)세력들의 윈기회복에 더없는 개뼉따귀가 되어버렸다.

그 정점에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 핵심들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좌충우돌식 ‘실용주의’와 개혁인지 수구인지 사주도 안보고 노 대통령의 립서비스에 엄지손가락부터 치켜드는 부채도사급 핵심 지지그룹이 있었다.

정치적 야합, 수구언론과의 혼담, 재벌위주의 성장주의로 재무장된 경제정책과 노동자에 대한 강압적 조치 일변도, 친일부역의 과거사를 친미부역의 역사로 새로 쓰고 있는 대미의존적 외교 노선, 신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맹신적 편입과 답습…

갈수록 노골화 되어 가는 노무현 정부의 보수. 수구화에 ‘노빠’로 명명되는 열혈 지지자들마저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여 속속 이탈조짐이 나타날 정도로 대선당시 노무현 지지자들과 지금의 지지자 그룹의 성분도 상전벽해처럼 변해가고 있다.

개혁과 진보적 노선에 충실한 지지자들은 상당수가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으로 발길을 돌린 지 오래되었고, 일부는 자신들의 정체성에 심각한 혼란을 겪고 생존의 전선으로 잠수해버렸거나, 그나마 버티고 있는 지지자들은 광신도, 잔노빠란 따가운 주위의 시선과 싸우며 남은 자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만년 3%정당이던 민주노동당의 제법 단단해 보이는 15%대 업그레이드와 원내진입 성공, 죄다 누더기로 못쓰게 만들어 놓고 달랑 하나 남은 ‘개혁표 자존심’ 국보법 처리과정마저 열린우리당의 기회주의적이고 기만적인 모습에 그동안의 ‘꼴통적 지지’를 자백해가며 한탄하고, 분노하는 열혈 지지자들의 모습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지난 총선때 잡탕정당의 우려를 일축하며 ‘통합’이란 이름으로 긁어 모은 보수.수구적 기회주의자들과 몸을 섞은 후유증 치곤 47석보다 못한 152석의 공룡정당 ‘열린뚜껑당’의 통제불능적 혼란과 무능, 무기력은 너무도 빨리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수구세력의 ‘닭짓’으로 굴러들어온 횡재에 취해 기회주의적 개장사들을 제대로 가려내지 않은 지지자들 또한 오늘의 책임에서 자유롭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상대의 닭짓으로 먹고사는 ‘놀부 정치’, 닭띠 해는 제발 그만

오늘날 한국 정치는 자신들이 잘해서가 아닌 상대의 닭짓과 자살골만 기대하고 그걸 유도해 먹고사는 ‘놀부 정치’가 마치 정석처럼 자리 잡았다.

자기 노선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 그리고 행동과 실천이 뒤따르지 않은 채 정치적 입지만을 노리는 기회주의자들이 언론과 합작하여 ‘꺼리’를 만들어 내는 ‘상징조작 이벤트 정치’가 만연하고, 국민들 또한 그러한 풍토에 비판적 성찰없이 수동적 수용에 그치다 보니 정작 진품은 장막에 가려지고 짝퉁들끼리의 고래싸움에 자신들의 삶만 피폐해지는 악순환의 굴레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한나라, 안티조선으로 상징되는 단순한 ‘반수구 전선’은 더 이상 개혁과 진보를 가르는 보증수표가 아님이 드러났다.

개혁과 진보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 그리고 일관된 행동이 동반되지 않는 반수구 울타리는 기회주의적 개장사들의 만성적인 ‘위장.기획 탈수구’만 양산하고 있다.

다 죽어가는 늙은 장닭 한마리 잡는 데 수개월 동안 소잡는 칼과 작두까지 들고 설치고도 깃털 하나 잘라내지 못하게 만드는 수구들과 개장사들, 싸움은 붙여야 살맛 난다는 파파라치식 정쟁상업주의에 찌든 주류언론들, 이들이 합작하여 벌이는 활극의 장막뒤에 ‘절대다수’인 우리들의 개뼉따귀만도 못한 궁핍한 삶이 기약없이 방치되고 있음에도 억울하지 않을 자 그 누구인가.

기초생활마저 위협 받으며 자녀의 부양을 포기하고, 자살 등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하는 빈곤층만 300만명, 비정규직 800만, 신용불량자 380만 등으로 상상의 범위를 넘어서는 新하류층 숫자들, 실업급여 신청자수, 가구당 빚 규모 등 발표만 하면 ‘사상최대’란 꼬리표가 붙어나오는 암울한 경제지표들…이것이 2004년 마감을 앞에 두고 우리가 처한 비극적으로 황폐화된 삶의 자화상들이다.

그럼에도 개장사들로 득실대는 노무현 정부의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이란 재벌들이나 달가워할 성장위주의 경기대책들을 짜집기 해서 내놓은 ‘페이퍼 계획’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절대다수의 서민대중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대책은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분배정책에 대한 총제적이고 대안적인 재검토가 전제되지 않는 한 근본적 회복이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데도 과거 수차례에 걸쳐 실패와 부작용이 검증된 ‘땜질식 경기관련 대책’ 밖에 나열할 줄 모르는 노무현 정부의 경제철학의 빈곤과 무지, 방치는 실로 우울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내년에는 800만 비정규직 관련법 개악 철폐 투쟁을 시발점으로 우리 사회는 심각한 양극화의 비등점에서 총체적인 대결국면이 전개될 지 모르는 생존적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그때 개혁.진보진영은 무엇을 할 것인가. 국보법 투쟁처럼 또다시 수구들과 개장사 그리고 주류언론 같은 개뼉따귀들의 대리싸움에 서민대중들의 황폐화된 삶마저 맡겨놓고 무기력한 패퇴를 자초할 것인가.

이제 학습과 시행착오는 여기서 그쳐야 한다. 지진해일보다 무섭게 엄습해 오는 이 생존적 싸움에서 승부를 내야 할 때다.
진보적 대안과 전략 그리고 이를 흔들림 없이 지키고 싸워나갈 새로운 정치주체의 창설과 재편은 더 이상 늦춰질 수 없는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
진보적 언론매체 또한 서민대중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경제사회적 부문의 대안적 의제 설정과 사회적 아젠다 구축에 정성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바야흐로 서민대중에게 개뼉따귀만 안겨준 2004년도 이제 저물어 간다.

다가오는 2005년은 닭의 해.

개뼉따귀 같은 정치세력이 또다시 닭짓으로 한 해를 얼룩지게 놔둘 것인가, 아니면 새벽 장닭의 우렁찬 울음처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을 온전한 궤도에 올려놓고 힘차게 재발진할 신새벽을 여는 해로 만들 것인가.

민주주의 발전과 서민대중의 삶의 질 개선을 진실로 염원하는 자. 그 어느때보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맞이해야 할 신년이다. / 편집위원
 
* 필자는 '참정연'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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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2/31 [16: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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