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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만도 못한 조선일보 논설위원의 '사설'
고교등급제 옹호위해 교단과 교육부가 전교조에 장악됐다고 사설올려
 
최인   기사입력  2004/10/13 [15:26]
엉뚱하게도 고교 등급제 논란이 전교조 탓으로 돌려지고 있다. 그것만도 부족해서, 전교조를 사기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 그뿐인가? 교단을 전교조가 접수해서 교육부도 전교조 지령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끌려가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13일자 조선일보 사설은 이처럼 전교조를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조선일보식 왜곡과 거두절미의 전형을 보여주는 "전교조 治下에서 한국교육을 해방시키라"는 사설     © 조선일보 10월 13일자 PDF

전교조 선생님들 억울하기도 하겠다. 교육이 관련된 일만 터지면, 어김없이 도마 위에 올려져 모든 책임이 전교조에 있는 것처럼 난도질을 당한다.

‘내신뻥튀기’도 교사와 학생이 공범관계로 저지르는 일종의 사기극이라면서 이것 역시, 전교조의 간판인 참교육의 실상이라고 이 사설은 토를 달고 있다.

이 사설을 쓴 사람이 생각하는 참교육은 무엇인지 묻고 싶고, 그에 앞서 전교조가 얘기하는 참교육은 무엇인지 한번이라도 직접 들어봤는지 묻고 싶다.

아마 들어봤다손 치더라도 그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 뻔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사설을 쓴 作者는 고등학교의 내신뻥튀기를 전교조 교사만이 행한 것으로 잘못 쓰고 있다. 일선 고등학교에서 내신성적 부풀리기를 했다면, 그것이 어찌 전교조 교사만이 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학교의 관리자이며 총책임자는 교장인데, 관리자가 모르는 내신성적 부풀리기가 과연 가능할까? 설령, 교장을 왕따시키고 전교조 교사들이 내신성적 부풀리기를 했다고 하면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

또, 학교 성적을 올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교장의 묵인 아래 교사들이, 다시 말해 일부 전교조 교사들이 주동이 돼서 성적 부풀리기를 했다고 해도 교장의 책임은 없는 것인가?

이 사설의 作者는 또, 상당히 구체적으로 ‘같은 학년 450명 가운데 200명이 만점을 맞는 경우‘도 있다고 적시(摘示)하고 있다. 또, 교사와 학생이 벌이는 일종의 사기극이라고 단정했는데, 그렇다면, 그 몹쓸 사기극이 이 땅에서 종말을 고할 수 있도록 어느 학교, 어느 교사와 학생이 그런 사기극을 벌이고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전후 사정은 전혀 밝히지 않은 채, 아니 밝힐 필요조차 없는 것처럼 사설을 쓰면서 몽땅 전교조 책임으로 돌렸으니, 정말 전교조 선생님들 억울하다 못해 분통이 터져 땅에 이마를 박고 죽고 싶은 심정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오죽하면 우리 학교에는 전교조가 없다’는 광고를 내는 학교가 있다면 학부모들이 몰려갈 것이라는 뜬소문까지 덧붙였다.

한 전교조 관계자는 ‘이런 사설은 고등학생의 논술보다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전교조 선생님들이 인내심도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얼토당토 않은 헛소리를 들으면서도, 명예훼손 고발 같은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소리를 아직 못 들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대학 본고사 부활과 고교 학력차를 인정하라고 요구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사실 헷갈린다.

교총이 최대 교원단체라면, 조선일보 사설의 주장대로 이 땅의 교단이 어떻게 전교조 治下가 됐다고 할 수 있을까? 최대 교원단체를 자부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들으면 몹시 서운할 소리다.

전교조 교사에 따르면, 숫자를 봐도 전교조 소속 교사는 전체 35만여 교사 가운데 10만명, 교총 소속 교사는 18만명 가량으로 집계된다고 한다.

절반도 채 안되는 집단이 그것도 언제나 기득권층이 적대시하는 단체가 한국의 교육현장을 다스리고 있다니 이유여하를 떠나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사설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교육부는 전교조의 꼭두각시가 되는 치욕(?)을 또다시 당했다. 조선일보의 지령을 받지 않기 때문일까?

여하튼, 교육부 관리들도 이제는 조선일보 보기가 겁이 나든지 아니면, 사실을 왜곡시킨 조선일보 사설 보기가 신물이 나든지 둘 중 하나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한국교육이 전교조 治下에서 해방되는 지름길은 이런 사설 쓰기가 중단될 때 열리지 않을까?

다음은 조선일보의 명사설(?) 전문이다. 최고부수를 자랑하는 조선일보 사설을 감상하시길.
 

[사설] 전교조 治下에서 한국교육을 해방시키라(조선일보, 2004.10.13)


대학교 입학처장들이 지난 10일 모여 고교의 엉터리 내신 자료의 실태를 공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교육부가 입시에서 고교 간 학력격차를 반영한 대학들을 제재하겠다고 하자 "정말 누가 옳은지 따져보자"고 나선 것이다.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수업시간에 풀었던 문제가 그대로 기말고사에 출제되는 게 보통이다. 어떤 학교에서는 가(假)채점 결과 점수가 낮게 나오자 답안지를 다시 돌려주고 고쳐 쓰도록 하기도 한다. 같은 학년 450명 중 200명이 만점을 맞은 경우도 있다. 그 200명 모두가 '450명 중 1등'이라는 내신 성적표를 제출했을 테니 그 자료로 학생을 뽑아야 하는 대학으로선 기가 막혔을 것이다.
 
‘내신 뻥튀기’는 교사와 학생이 공범(共犯) 관계로 저지르는 일종의 사기극이다. 이것이 전교조의 간판인 '참교육'의 실상이다. 내신으로만 뽑자는 것은 이 같은 사기 수법을 공인(公認)받자는 말이나 한가지다. 이 전교조의 지령(指令)에 꼭두각시처럼 끌려가면서 교육부는 학력격차를 반영한 대학에 대한 감사와 제재를 밀고 나가고 있다.
 
대학교육협의회가 밝힌 대학들의 내신 실질반영률을 보면 경희대 4.8%, 성균관대 5%, 숙명여대 5.8%, 중앙대 5%, 외국어대 4% 등이다. 내신 자료가 이렇게 천대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지금 입시제도는 내신만이 아니라 수능과 본고사 등 모든 전형자료를 써먹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런데도 전교조는 대학 관계자들을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우기고 있다. 오죽했으면 "우리 학교엔 전교조가 없다"는 광고를 내는 학교가 있다면 학부모들이 몰려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겠는가.
 
교육부가 진짜로 해야 할 일은 대학들이 떳떳하게 신입생을 뽑을 수 있도록 모든 학력자료를 대학에 공급해주는 것이다. 교육과정평가원이 매년 하는 학업성취도 평가, 연 2회 하는 모의 수능, 연 4~5차례의 전국연합학력평가, 대학입시용 수능 등의 학력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면 대학의 신입생 선발도 공정해질 것이고 학교 간 경쟁으로 공교육도 튼튼해질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수능 자료를 비밀이라고 움켜쥐고 있고, 교육과정평가원의 학력평가 자료를 국회의원이 공개했다고 해서 유출자를 색출한다고 법석을 떨고 있다.
 
국민이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이 소동의 배후 세력은 교육자의 허울을 벗어던진 운동꾼이고, 그들의 인질로 붙잡힌 한국교육을 되찾으려면 국민이 힘을 모아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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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0/13 [15:2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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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들목 2004/10/14 [13:13] 수정 | 삭제
  • 조중동표 밑닦이, 살구빛 코닦이, 그리고 '일반 신문'으로...
  • k770208 2004/10/14 [07:20] 수정 | 삭제
  • 조선일보 직원들은 초딩이 아니다. 그들도 자기가 하는 말이 뭔지를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을 무시하기 때문에 저급한 글을 쓰는 것이다.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들은 조선일보 기자의 말: "우리는 일부러 그렇게 기사를 쓴다. 그래야 팔린다"

    한마디로 독자가 멍청하니까 그들에 맞게 기사를 쓴다는 것이다.
  • 씨팔좃선 2004/10/13 [22:03] 수정 | 삭제
  • 어이 좃선~ 칼럼쓰는 넘들 수준이 초딩이니 발전안하지...ㅋㅋ
  • 멧마루 2004/10/13 [20:32] 수정 | 삭제
  • 만만한 게 동네북이라고.. 전교조를 물고늘어지는 거 쪼매 심하다. 교육수장의 잘못이고 제도의 잘못이고 대학의 잘못인데..히히, 전교조야 그러길래 평소에 좀 잘하지. 이젠 교총까지 아주 대학편을 들더군. 그건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