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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국회쿠테타, 국민의 힘으로 막자!'
대구시민들, 국민 우롱하는 국회 탄핵집회 열어
 
김용한   기사입력  2004/03/14 [01:36]
 
▲시민결의 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거리행진을 하며 현 탄핵정국과 식물국회로 만들어 버린 상황을 규탄했다. 또, 국회해산을 촉구하며 2km에 이르는 구간을 행진했     ©김용한

민주당의 제안에 의해 발의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 한나라당의 공조로 탄핵 가결된 이후 전국적으로 탄핵반대의 물결과 탄핵무효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드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자폭민주당이 되었고, 한나라당은 폭거정당이 되었다"며 규탄하는 오규섭 목사     ©김용한

지난 12일부터 촉발된 탄핵반대 촛불시민대회는 대구지역에서도 끊이질 않는 가운데 탄핵정국에 분노한 시민들이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 모여 분노를 토해냈다.

지역의 시민. 사회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며 탄핵정국을 비난했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가결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야당의 폭거이며 쿠테타이다”고 성토했다.

지역의 시민. 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는 현 탄핵정국이 비상시국과 다를 바 없는 중차대한 상황에 도래했음을 강조하면서 “국민들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은 국민들이 스스로 지켜나가자”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탄핵철회와 규탄을 촉구하는 시민. 사회단체의 기자회견 광경(3. 12)     ©대구참여연대 제공

 

▲탄핵무효, 의회쿠테타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거리행진하는 시민 광경     ©김용한

국채보상기념공원과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을 오가며 벌인 시민결의대회에서 한결같이 ‘야당규탄’, ‘국회해산’을 부르짖었고, 분노한 시민들은 “17대 총선에서 본때를 보여주자!”며 목청을 높였다. 전국이 탄핵의 여파로 인해 후유증을 앓듯 지역에서도 민주당과 야당의 합작품에 불만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탄핵정국을 이끈 국회를 비난하며 "시일야 방성대곡"이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들고 촛불시위를 하고 있는 광경     ©김용한

일부 시민들은 낮부터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 모여 1인 시위로 탄핵반대 여론을 모아가고 있고, 13일 오후 7시에도 탄핵반대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결의대회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경주에서 왔다고 말한 최문환(회사원)씨는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과연 순수성이 있었는가라고 되묻고 싶다”고 말하면서 “과연 그들이 대통령을 탄핵할 있는 자격이 있는가라고 되묻고 싶다”고 항변했다.

자영업을 한다고 한 이지호씨는 “일을 하느라 당시 상황을 라디오로만 들을 수 있었는데, 퇴근 후 집에서 당시 상황을 뉴스로 보니 집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이렇게 길거리까지 나와 동참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민주주의를 다시 지켜나가야 한다는 마음에서 나왔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민들의 쌓아놓은 민주주의가 죽었다"며 대형 현수막에는 근조민주주의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김용한

시민결의대회가 펼쳐진 민주광장에는 대형 국회모형이 그려진 채 ‘근조 민주주의’라고 쓰인 현수막에 “탄핵무효”, “국회해산”이라고 적힌 글귀들이 인상적이었다. 

자유발언대에 나선 일반 회사원, 상인, 재수생, 노인, 대학생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느낌을 전하느라 바빴다.

▲시민들의 분노는 촛불시위로 이어졌고, 시민들은 탄핵반대와 무효를 주장하는 목소리로 힘을 모아갔다.     ©김용한

한 시민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일개 국회의원들이 좌지우지하면서 국민의 뜻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고 말하면서 “국민을 빙자하여 선량한 시민들을 우롱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진생 할머니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과 함께 거리행진을 하며 탄핵무효와 국회해산을 외쳤다.     ©김용한

컴퓨터 관련 자영업을 한다고 말한 김종원씨는 “갓 임신을 한 아내와 함께 시민대회 현장에 나왔는데......, 우리 자식 세대에는 정치가 바로 가는 풍토와 역사의 흐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나이가 지긋한 김진생(76세) 할머니는 젊은이 못지않게 가두행진 대열에 합류하여 2Km 정도에 이르는 구간까지 행진을 하는 열의도 보였다. 그는 “한마디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 되어버렸다”고 말하면서 “비록 나이 많은 노인이지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결의대회는 두 시간 가량 이어졌고, 시민들의 자유발언대, 소리타래의 노래공연, 가두행진 등으로 촛불집회는 마쳤다. 시민결의 대회가 펼쳐진 광장에는 어린 아이를 비롯한 젊은 청년층, 노사모 회원, 아기를 업은 부모들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한편, 시민. 사회단체들은 매일 오후 7시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 탄핵철회가 이루어질 때까지 무기한 시민결의대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시민들은 그렇게 밤이 늦도록 촛불을 켠 채 민주광장을 지키고 서 있었다.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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