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야당의 탄핵안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이영애 여신을 대통령으로 옹립하기 위해서?
 
이름쟁이   기사입력  2004/03/10 [11:15]

 

제목 : 탄핵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이영애 여신을 대통령으로 옹립하기 위해서?

이름쟁이의 브랜드정치 칼럼 2004년 3월 10일

 

1.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드디어 탄핵발의를 했더군요. 그로 인해 야당이 총선에서 조금이나마 유리해 진다 하더라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은 행위입니다. 탄핵안이 가결된다 해도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일 가능성도 낮고요.

그럼에도 왜 야당은 탄핵안을 밀어붙이려 할까요?

'탄핵가결'이 성공할 경우, 곰곰히 야당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탄핵가결이 그리 불리하지만도 않더군요.

아래는 작년 10월 10일날 노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을 때, 그것이 노대통령의 승부수라고 러시아의 이반뇌제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했던 글입니다.

그럼 노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무엇을 던진 것인가?

나쁘게 말하면, 노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선택의 딜레마'를 던진 것입니다. 국민들이 노대통령에 대해 탐탁치 않게 생각하더라도 더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될래? 아니면 덜 나쁜 나를 선택할래?.. 라는 딜레마를 던진 것입니다.

1553년, 훗날 이반 뇌제(雷帝) 라는 별칭을 갖게 되는 모스크바 대공 바실리3세의 아들, 스물세 살의 이반 4세가, 갑자기 찾아온 병으로 인하여 죽음이 가까이 온 것으로 생각해 대신들과 귀족들을 병석으로 오게 하여 자신의 어린 아들에게 충성을 맹세토록 했습니다.

그런데... 다수가 충성맹세를 머뭇머뭇 거리는가 하면, 거부하기 까지 했습니다.

이반 4세는 생각했습니다.

"씨바... 내가 아직 죽을 때가 아니다. 내가 죽으면 내 아들도 곧 죽고 군위는 찬탈될 것이다. 어떻게 지켜온 나라인데... 살아야 한다. 살아야 한다..."

그는 불굴의 의지로 병에서 회복되었습니다.

이반 4세는 병에서 회복된 후, 점차 자신의 권력을 강화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귀족들은 러시아의 적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로 달아나서 황제를 없앨 음모를 획책했습니다. 1564년에는 심지어 이반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안드레이 쿠르브스키'마저 그에게 등을 돌리고 리투아니아로 달아나서, 이반의 가장 강력한 적이 되었습니다.

황제는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서쪽에서는 달아난 귀족들이 침략을 노리고 있었고, 동쪽에서는 타타르족이 호시 탐탐 러시아를 넘보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국내에서는 자신의 이익이 침범당한 대귀족들이 허구헌날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한 이반4세는 도무지 탈출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1564년 12월 3일 아침, 모스크바 시민들은 잠에서 깨자마자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수백 대의 썰매가 크렘린 광장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썰매마다 황제의 보물과 식량이 쌓여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어안이 벙벙하여 지켜보는 가운데, 황제와 신하들은 썰매를 타고 모스크바를 떠났습니다.

황제는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아무말도 없이 다른 곳에서 한달이나 머물렀습니다. 대체 아무런 설명도 없었으며, 이유도 알 수 없는 황제의 행동, 황제가 한달동안이나 수도를 비우는 행위... 모스크바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한 이반이 시민들을 버리고 달아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상가들은 철시하고, 시민들은 매일 집회를 열었습니다. 1565년 1월 3일, 황제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귀족들의 배신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퇴위를 하기로 결심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편지를 읽고 귀족들을 비난했습니다. 귀족들은 시민들이 무서워서 밖으로 나오지도 못할 정도였으며, 곧 교회, 귀족, 백성의 대표로 구성된 대표단이 이반이 있는 마을로 가서, 제발 황위로 복귀하고 모스크바로 되돌아 와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이반은 처음에는 들은 체도 안했습니다. 그러나 며칠동안 애걸하며 매달리자 이반은 백성에게 선택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에게 귀족들을 다스릴 절대 권력을 주거나, 아니면 새로운 지도자를 뽑으라는 것이었습니다.

내전과 절대권력 사이에서 선택을 하게 된 모스크바 시민들의 절대 다수가 강한 황제를 선택했습니다. 이반은 2월에 모스크바로 돌아왔고 그때부터는 이반이 절대권력을 휘둘러도 귀족들이나 러시아인들은 쉽게 불평을 할 수 없어 뒤에서 궁시렁궁시렁 댔습니다.

씨바.... 내 탓인걸.... 아... 쒸바스런 인간... 짱나!!!!!!!

만약 재신임투표가 위헌적인 요소만 없었다면 노대통령은 이반뇌제처럼 당시에 '승리'를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최고권력자의 재신임여부는 국민들에게 엄청나게 불안한 선택의 딜레마이기 때문이죠.

이처럼, 야당의 대통령탄핵도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불안한 선택의 딜레마를 던지겠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대통령이 강요한 선택의 딜레마라면 이번의 경우는 야당이 강요하는 선택의 딜레마 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문제때문에 노대통령은 자신의 승부수를 밀어붙일 수 없었던 반면, 야당은 법절차상으로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밀어붙일 수 있다는 차이가 '선택의 딜레마'의 차이입니다.

또한, 탄핵안이 가결되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어도 바로 총리가 그 직무를 대행하게 되어 걱정했던 만큼 혼란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면 소위 '안정희구세력'은 제정신을 차리고 야당을 선택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미래의 불안상이 막상 생각했던 만큼 아니라면 노대통령이 그 상황에서 어떠한 형태의 카드(가령 열린당이 제 1당이 되지 못하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가결을 뒤집어도 하야하겠다는 등등의 카드)를 내놓더라도 그 카드는 먹히기가 어렵다고 봐야 할 겁니다.

사실, 탄핵안이 가결되어도 혼란이 들어설 가능성은 적죠. 군부쿠데타만 없다면 말이죠. 따라서 혼란이 제거된 상태에서의 노대통령과 열린당의 '혼란하고 어두운 미래를 생각하라'는 주장은 힘을 잃게 되고 오히려 야당이 부채질하는 '불안'에 힘이 실릴 수가 있습니다.

그럼 야당이 부채질하는 '불안과 혼란'이란 무엇인가?

만약 열린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노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심판으로 다시 대통령직으로 돌아오게 될 경우, 야당은 보복에 직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정권을 끌어내리려 했던 세력들을 가만 놔둘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죠. 쿠데타에 성공하면 왕이나 공신이 되고 실패하면 역신이 되어 삼족이 도륙나는 것처럼 야당이 의회쿠데타(?)를 성공시키려면 적어도 야당이 총선에서 과반수를 획득해야 합니다. 안그러면 '도륙(?)'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이와같이 야당이 노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시킨 뒤 '열린당 찍으면 야당은 다 죽는다' 라고 하면 이 주장도 적지 않게 먹힐 수 있습니다. 분명 야당의 탄핵가결은 쿠데타같은 행위 임에도 열린당을 찍어주면 오히려 미래가 혼란해지게 되는 거죠. 또한 탄핵가결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헌법재판소의 올바른심판(?)으로 인해 노대통령은 다시 복위(?)하게 될 것이므로 굳이 '노대통령 일병 구하기'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으나, 야당이 총선에서 지리멸렬할 경우 그에 대한 응징으로 인해 미래가 더 걱정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이반뇌제 또한 모스크바로 되돌아 온 뒤에는 그에게 반대했던 세력들에게 모조리 철퇴를 가하고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휘둘렀습니다. 러시아의 국민들은 오히려 나중에 귀족들 대신 이반뇌제를 선택하고 그에게 힘을 실어준 그 자신들의 선택을 원망하며 후회했습니다.

그처럼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노대통령과 열린당을 선택할 경우 러시아의 국민들처럼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야당의 걱정대로 야당이 도륙날 수도 있고요. 한 번 위기에 몰렸던 권력자가 위기를 벗어나면 대개는 상대방을 철저히 밟아 버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권력의 속성이기 때문이죠.

바로 이러한 것을 야당이 주장하고 미래의 혼란과 불안을 부추기면(?) 야당이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탄핵가결은 이미 벌어진 일인만큼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나중의 혼란과 불안은 막아야 한다고 유권자들이 생각할 가능성은 충분하죠.

더불어, 탄핵가결로 다수의 유권자가 총선에서 여당의 주장에만 경도되어 야당이 패할 경우 견제세력이 옹색해진 대한민국은 노대통령과 열린당의 뜻대로만 움직이게 될 거라는 반대급부(?)의 불안견제심리가 유권자들에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탄핵가결로 친노 VS 반노의 구도만 조성되는 것이 아니라, 야시꾸리하게도 노대통령과 여당이 주장해야 맞을 '혼란이냐 VS 안정이냐' 라는 구도가 야당이 주장하는 구도로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번 야당의 탄핵안 밀어붙이기는 왼쪽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환격수(還擊手)' 라는 수를 생각나게 하는데, 환격이라는 말은 바둑에서 쓰이는 용어입니다. 상대편의 돌을 몰아서 포위하여 흥겨운 기분으로 잡은 돌을 집어냈는데, 돌을 들어낸 자리에 상대편이 돌 하나를 떠억 놓는 순간, 공격에 가담하였던 이 편 돌들이 모조리 죽어버렸음이 확인되는 수가 있습니다. 눈앞의 돌을 잡는 일에 정신이 팔려, 돌려치기 즉 환격을 당하는 것을 모르게 되는 경우입니다.

왼편의 그림에서는 흑돌 16이 룰루랄라 하며 백돌 15를 따먹으면, 백돌 17이 다시 그 자리에 얌전하게 위치해 흑돌 6개를 따먹는 환격의 수가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수를 쓴다면 흑을 잡은 사람은 대마를 잃게 되죠. 룰루랄라의 포석이 알고보니 상대방의 룰루랄라 였다는 거죠. 상대방을 잘 유인했다고 생각했지만 환격을 당한 경우입니다.

야당의 이번 탄핵안은 노대통령과 여당의 유인술에 멋도 모르고 끌려들려가 당하게 되는 '후절수'가 아니라 환격수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탄핵의 가결을 전제로 할 때 말입니다.

여당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재신임카드를 들이민 형국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알고 보면 야당에서 일부러 모른척 끌려들어가 뒤통수를 치는 환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여당의 공격카드를 반대로 야당에서 전부 사용하는, 똑같이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는 카드임에도 도리어 당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2.

" 나무가 쓰러지면 원숭이들은 도망간다. "

위의 말은 중국의 속담중 하나라고 하는데, 이것은 적을 쓰러뜨리려거든 '중심이 되는 인물을 공략해야 한다' 라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아래는 당나라의 유명시인인 두보(杜甫)의 전출새(前出塞) 라는 詩인데, '중심인물공략'에 대한 부연설명을 자연스레 알 수 있습니다.

활을 당기려면 세게 당기고
화살을 쏘려면 멀리 쏘아라

사람을 쏘기 전에 먼저 말을 쏘고
적을 잡으려면 먼저 왕을 잡아라.

사람을 죽이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여러 나라들에는 저마다 경계가 있다.

실로 침략을 잘 통제할 수 있다면
거기에 어찌 많은 살생이 있으리

많은 사람들을 살생하느라 애쓸 필요없이 왕이나 장군같은 중심인물만 잡으면 된다는 이야기죠.

저번에 소개한 '유혹의 기술'이라는 책을 쓴 미국의 '로버트 그린'의 다른 저서인 '권력을 경영하는 48 법칙' 이라는 책을 보니 마침 이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 통통한 양들의 떼. 양 한두 마리를 훔치려고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양떼를 지키는 개들과 맞서느라 목숨이나 팔다리를 내놓으며 위험을 무릎쓰지 말라. 양을 지키는 목자(牧者)를 노려라. 그를 끌어내면 개들도 따라온다. 그를 쓰러뜨리면 양떼는 흩어진다. 그때 한 마리씩 주으면 된다. ]

[ 중심 인물을 공략하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나머지 사람들의 사기를 꺾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에르난 코르테스와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아즈텍과 잉카제국을 공격할 때, 그들은 몇 개의 전선에 동시에 싸우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그들과 맞선 적들의 숫자에 겁을 먹지도 않았다. 그들은 아즈텍의 몬테수마 황제와 잉카의 아타우알파 황제를 잡았다. 그와 동시에 거대한 제국이 그들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지도자가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무게 중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도자를 겨냥하여 거꾸러뜨려라. 그러면 그 뒤의 혼란 속에서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

그럼 잉카제국이 무너지던 날의 광경을 소개하도록 하죠.

[ 이제 황제의 가마를 둘러싼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었다. 황제 주위의 전열이 점점 흐트러지더니, 가마를 지탱하고 있던 귀족 몇 사람이 쓰러져 죽었다. 그러자 가마가 뒤집혔다. 피사로를 비롯한 몇 사람이 잡지 않았더라면 잉카의 황제는 그대로 땅에 떨어졌을 것이다. 스페인 병사들은 황제를 단단히 묶어서 옆에 있던 건물로 옮겨놓고 감시를 했다. 이윽고 잉카인들의 저항은 중단되었다. 잉카의 황제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잉카인들을 한데 묶어주던 마력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제 모두 자기의 안전을 도모하기에 바빴다. 근처 들판에 진을 치고 있던 잉카군대는 그 소식을 듣고 놀라서 사방으로 달아났다. 그들을 쫓는 스페인 군대는 승리에 도취하여 전혀 자비를 보여주지 않았다. 마침내 밤이 왔고, 피사로의 군대는 핏물이 흐르는 카자마르카 광장에서 울려퍼지는 나팔 소리를 듣고 모여들었다.....

아타우알파 황제는 잉카 사람들에게 인간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모든 제도의 정점을 이루고 있었다. 황제는 잉카의 정치 구조에서 쐐기돌이었기 때문에, 그 돌이 빠지자 모든 것이 저절로 허물어졌다. 아타우알파의 처형이 그와 같은 역할을 했다. 그의 죽음으로 왕좌가 비었고 후계자는 없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황제가 남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점이다. 잉카의 황제보다 더 강한 존재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것 때문에 '태양의 자녀들'이 이끌던 제국은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

위와 비슷한 상황이 1945년 일본에서도 있었죠. 히로히또의 항복선언 하나로 언제 그랬냐는듯이 일본이 와르르 무너졌지요. 

죽이던, 죽이지 않던 중심인물이 무너지면 그를 따르던 모든 것들이 갑작스레 무너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 머리가 여럿 달린 괴물을 공격하듯 사방을 공격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가장 중요한 머리 하나를 찾아라. 그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머리를 떼어내라. 그러면 괴물은 힘을 잃고 말 것이다. 중요 인물을 고립시키는 방법에는, 물리적인 방법(추방), 정치적인 방법(지지 기반을 축소시킴), 심리적인 방법(비방을 통해서 집단으로부터 소외시킴)등이 있다. 암은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된다. 치료 불가능한 상태로 번지기 전에 그 세포를 제거해야 한다. ]

위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르자면 야당은 인정사정없이 대단히 뻔뻔하게 철판깔고 탄핵을 밀어붙여야 총선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원전 6세기경, 고대 아테네 에서는 '도편추방법' 이라 해서 아테네의 민주주의에 파국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인물들을 유권자들이 뽑아 국외로 추방하는 제도가 있었다는 것을 여러분들은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이와 관련된 글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 아테인들은 이런 위험한 인물을 재교육시키려고 하지도 않았고, 어떤 식으로든 흡수해 들이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폭력적인 처벌을 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추방해 버리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해결책이었다.

어떤 집단에서든 문제의 원천은 한 사람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늘 불만에 가득해서, 분열을 일으키고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런 불만은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따라서 빨리 행동해야 한다. 우선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을 찾아내라. 일단 찾았으면 그의 태도를 바꾸려고도 하지 말고, 달래려고도 하지 말라. 그렇게 하면 상황만 악화될 뿐이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그를 공격하지도 말라. 그런 사람은 독한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신을 파괴하려고 비밀 공작을 펼 것이다. 아테네 사람들처럼 늦기 전에 그를 추방하라. 소용돌이가 생기기 전에 그를 집단으로부터 분리시켜라. 그들이 움직일 시간을 주지 말라. 그 한 사람만 고생하면 나머지는 평화롭게 살 수 있다. ]

부연설명을 더 보도록 하죠.

[ 과거에는 나라 전체를 왕과 소수의 신하들이 다스렸다. 그러나 권력은 오랜 세월에 걸쳐 점차 아래로 확산되고 민주화되었다. 그 결과 이제 집단에는 권력의 중심이 없다는 그릇된 생각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러나 권력은 숫자에서는 변화가 있을지 몰라도 본질에서는 변화가 없다.

수백만 명의 생사를 좌우하는 강력한 압제자의 수는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작은 영역을 다스리는 수천 명의 작은 압제자들은 그대로 남아서 자신의 의지를 강제하고 있다. 모든 집단에서 권력은 한두 사람의 손에 집중되어 있다. 이와 관련된 인간 본성에는 절대 변함이 없다. 행성들이 태양의 궤도를 돌 듯이, 사람들은 강력한 한 사람 주위에 모여든다.

이런 권력의 중심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착각을 가지고 있다면, 끝없이 실수만 하고 귀중한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반면 권력자들은 절대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겉으로야 많은 사람들이 권력을 공유하고 있다는 환상에 맞추어주는 체 하지만, 속으로는 실제로 권력을 쥐고 있는 소수에게 주목한다. 그리고 그들을 대상으로 일을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혼란을 일으킨 한 사람을 찾아내고, 그를 추방함으로써 다시 평화를 가져온다. }

[ 전략게임의 핵심은 상대 세력을 고립시키는 것이다. 체스에서는 왕을 구석으로 몬다. 바둑에서는 적의 세력을 둘러싸고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적은 파괴하는 것보다 고립시키는 것이 더 나은 경우가 많다. 당신이 덜 야만적으로 보이면서도 결과는 똑같기 때문이다. 권력 게임에서 고립은 곧 죽음을 뜻하니 말이다. ]

[고립은 다른 전략적 이용가치를 가지고 있다. 유혹을 하려고 할 때는 상대를 평상시의 사회적 맥락으로부터 고립시키는 것이 좋을 때가 많다. 이런 식으로 고립되면 상대는 약해지며, 반대로 당신의 존재는 커보이게 된다. 사기꾼들도 목표물을 정상적인 사회적 조건으로부터 고립시켜서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 집어넣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목표물은 약해져서 더 쉽게 속기 때문이다. ]

윗글을 보면, 야당이 노대통령을 빠른 시간내 추방(?)시키고 고립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탄핵안 가결은 헌법재판소 라는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노대통령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고립시키는 덜 야만적(?)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탄핵가결후 권력의 중심이 무너지는 바람에 검찰에서 노대통령과 관련된 불법수수자금을 무자비하게 파헤치거나 또는 감춰두었던 뭔가를 발표하여 노대통령이 궁지로 몰릴 경우 노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과는 상관없이 사임압력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대통력직으로 복직(?)를 하게 되더라도 하야를 해야할 상황에 몰릴 수도 있게 된다는 거죠. 탄핵가결로 권력의 중심이 무너져, 계산기를 두드려본 검찰이 노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철회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탄핵가결후, 빠른 시일내 헌법재판소에서 뭔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권한 대행직인 총리직이 야당으로 넘어가기라도 하면 검찰은 야당의 압력에서 벗어나기도 힘들거고요. 야당에서 총리를 차지해서 뭘하던 안하던 검찰은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여론을 살피고 재고하여 결심을 하게 되면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게 되는 노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내용과는 상관없이 하야하는 경우가 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탄핵가결은 중심인물을 공략하게 되는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당에 입장에서 보면 말이죠.

아무튼, 야당은 노대통령의 총선올인 때문에 궁지에 몰린 나머지 탄핵안을 꺼내들었지만, 그것은 단순한 탄핵안이 아니라 위와 같은 것들이 내재되어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노대통령을 탄핵하여 총선구도를 단지 '친노 대 반노'구도로 만들고 그에 더해 지지자결집용으로 뭘 어떻게 해보겠다고 생각했다면 너무도 단순한 생각이죠.

또한,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야당이 결과적으로 창출하게 되는 구도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친노 대 반노'의 구도가 아니라는 것을 윗글에서 이해하셨을 겁니다. 탄핵안을 어떻게든 열린당에서 저지하면 노대통령과 열린당은 살 희망이 높아지는 반면, 야당은 어떻게든 탄핵안을 가결시켜야만 하는 극대극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거죠.

아, 방금 나온 연합뉴스 소식에 의하면, 내일 노대통령이 검찰의 대선자금 중간수사 발표와 관련하여 입장표명을 기자회견형식으로 한다고 했군요. 야당의 탄핵발의를 비롯, 대선자금 10분의 1 발언, 민경찬 펀드 의혹, 측근비리,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동반책임론'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전반적인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는데 그에 따라 뭔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열린당이 이번 총선에서 선전하기를 바라지 않지만, 어쨌든간에 노대통령이 탄핵으로 몰리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탄핵가결이 되더라도 확실한 승부수가 있다면 모를까 노대통령은 부디 현명한 결정으로 사과 한번으로 야당에게 져주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극대극으로 총선이 진행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후세에 불행히도 전례로 또다시 작용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노대통령의 결단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아직 영애교로 개종하지 않으신 노뽕님들은 하루빨리 개종하시기를 권고.권장합니다. 영애교를 믿으면 노뽕으로 인한 모든 근심에서 벗어나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이상,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아름다운 이름쟁이의 여신, 이영애 여신의 이름으로 글쓰기를 마치나이다. 아멘. 끝.

 

* <주장과 논쟁>란은 네티즌들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브랜드차별화와 추미'애' 그리고 이영'애'
'댄디' 그리고 '아이디얼 러버' 추미애..
추미애 여신과 조미 여신에 대하여
추미애의 '유혹의 정치'에 대하여
추미애의 '립스틱 짙게 바르고...'
추미애와 박근혜-남자가 젊은나이에 죽는 이유?
추미애와 뮬란 - 인터넷붕당정치에 대하여
추미애 대통령의 말씀, '이건희를 처벌하라!'
노무현 정권의 '십상시'는 누구일까?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4/03/10 [11:15]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