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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갈등심리 그린 <세컨 찬스>, 심리묘사 일품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페스트' 부문 출품,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인물 묘사
 
임순혜   기사입력  2015/05/02 [16:30]

 

▲ <세컨 찬스>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페스트' 부문에서 상영한 <세컨 찬스>는 <다시 뜨겁게 사랑하라>, <인 어 베러 월드>로 한국 관객들에게도 널리 소개되었던 덴마크 여류 감독 수사네 비르의 심리 드라마로, 도덕적 갈등 상황에 놓인 인물의 심리를 다룬 영화다.

 

베테랑 형사 안드레스는 자살충동을 안고 사는 아내 안나를 돌보던 중, 아들 알렉산더가 죽게된다. 마약에 찌들어사는 트리스탄, 잔느 부부의 아기가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폭력과 죽음에 방치되어 있는 것을 목격했던 베테랑 형사 안드레스는 충동적으로 죽은 자신의 아기와 트리스탄 부부의 아기를 바꾸어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된다.

 

그러나 안나는 아들 알렉산드르의 죽음을 견디지 못하고 강물에 투신하게되고, 자신의 아기가 죽은 것을 발견한 트리스탄과 잔느는 곤란한 상황을 면하려고 아기가 유괴당한 것처럼 꾸미고, 결국 형사의 추궁에 알렉산더의 사체를 묻은 곳을 자백한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형사 안드레스는 아내의 죽음과 뜻밖의 상황에 처해 괴로워하게 되고, 이러한 예기치 못한 상황의 전개에 안드레스는 심한 갈등을 겪게 된다. 친자의 사체를 유기한 안드레스의 행위는 폭력과 죽음의 문턱에 있는 아이를 구원한 선행인가? 살인을 은폐한 악행인가?

 

▲ <세컨 찬스>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세컨 찬스>는 '한 번의 잘못된 선택 이후 인간이 겪는 갈등과 자괴감을 섬세한 심리묘사로 보여주며, 자신의 과오를 씻을 길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세컨 찬스>는 치밀한 각본과 번뇌하는 형사 역의 니콜라이 코스터 왈도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로 도덕적 갈등의 상황을 겪는 감정의 격랑속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끝까지 자신의 아기가 죽은 아이가 아니라고 항변하는 잔느에게서 진한 모성을 발견하게 되며,

형사 안드레스의 아내 안나와 대비되고, 형사 안드레아가 새로운 선택을 하게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마지막 장면, 해고당한 형사 안드레아가 슈퍼에서 일하다 쟌느와 성장한 잔느의 딸을 만나게 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 <세컨 찬스>를 연출한 수사네 비르     © 전주국제영화제

 

<세컨 찬스>를 연출한 수사네 비르 (Susanne BIER)는 196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출생하였고, 예루살렘에 있는 브살렐 예술 디자인 아카데미에서 예술과 건축을 전공하였으며,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가 연출 한 작품으로는 <브라더스>(2004), <에프터 웨딩>(2006) 그리고 <헤븐>(2010)이 있으며, 장편 데뷔작 <집을 떠나는 프로이트>(1990)로는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상을 수상했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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